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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제는? 일기는?” 묻던 나도 피해갈 수 없다
9월 8일, 한낮의 열기는 뜨겁지만 아침 저녁의 시원한 기운이 기분 좋게 한다.
포기했다.
"책은 고통을 주지만 맥주는 우리를 즐겁게 한다. 영원한 것은 맥주뿐!"이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일기 쓰기’ 숙제를 하기 위해서는 냉장고에서 시원하게 익어갈 흑맥주의 유혹도 멀리했다.
삶의 이야기가 되는 365일 글쓰기를 일러주는 ≪글 쓰는 삶을 위한 일 년≫ (책세상) 체험단으로 뽑혀 한달 동안 임무를 수행하는데 이번 주는 일기 쓰기가 과제다. 한때는 오늘 황금 물결 일렁이는 맥주와 혼연일체가 되고 다음날 아침 또는 점심때 쓸까 하는 고민에 침이 넘어가기도 했다.
초등학교 다니는 아이에게 퇴근한 뒤 곧잘 했던 “숙제는? 일기는?” 묻던 나도 피해갈 수 없다. 포기하기로 했다. 초등학교 다닐 때 학교에서는 일기 쓰기를 숙제로 곧잘 내주고 검사를 받았다. 일기 검사하는 선생님을 위해 썼다면 이제는 나를 위해 일기를 쓴다. 단 몇 줄의 글도 매일 적고자 하는 게 얼마나 힘겨운지 다시금 느낀다. 습관들이기가 어렵겠지.
당장 눈 앞의 성과가 보이지 않는다고 ‘이쯤이면 됐다’고 타협할지 모른다. 두 눈 질끈 감자. 언제 끝날지도 모를 것 같던 여름도 저만치 갔다. 어느덧 더위는 물러가고 아침과 저녁으로 시원하다.
‘잘했고 잘하고 있고 잘할 거야’
커피 담은 컵에 담긴 글귀 덕분에 용기를 얻었다. 그래 잘했다. 오늘도 내일도 참고 일기 쓰기 습관 들여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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