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이야기

(산청여행) 한달음에 지리산 천왕봉에 올라가는 비법 전격공개

에나이야기꾼 해찬솔 2015. 5. 15.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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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는 기필코 찬찬히 둘러볼 아쉬움을 남긴 산청한방약초축제

 

더웠다. 하얀 아이스크림이 떠오르는 날이었다. 이팝나무가 아이스크림처럼 바람에 시원하게 흔들렸다. 51일부터 시작한 산청한방축제는 10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그런데도 근무 중 쉬는 시간에 틈틈이 구경한 즐거움은 여운으로 남는다.

    

사진1. 51일부터 10일까지 열린 산청한방약초축제장 들어서면 하얀 이팝나무와 등이 먼저 반겼다.

 

축제도 막바지로 내달리는 7, 점심을 먹지 않고 산청 나들목 근처 주제관이 있는 행사장으로 갔다. 축제를 알리는 등이 반갑게 바람에 흔들리며 먼저 반겼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축제장으로 걸어갔다. 축제장 뒤로 필봉산과 왕산이 보인다. 금서면 화계리에 있는 필봉산은 848m의 산봉우리가 붓끝을 닮았다고 한다. 바로 옆으로는 전()해오는 구형왕릉을 품은 923m의 왕산이 보였다.

 

 

 

사진2. 산청한방약초축제장 내 동산에 한달음에 올라오면 마치 한달음에 민족의 영산 지리산 천왕봉에 올라온 행복한 착각에 빠진다.

 

필봉산과 왕산의 기운을 안으며 축제장으로 들어서는데 지리산기상(智異山氣像)’이라는 표지석이 보인다. ‘지리산 찬가가 아래에 적혀 있었다. ‘금수 삼천 산맥 내린 세계명산 천황 상봉 높은 하늘 우러보고~ 천왕 상봉 구름 밑에 일천 봉에 비 내리고 맑은 바람 불러 퍼져 은하수가 흘러온다.’ 노랫말을 따라 읽었다. 마음이 맑아지는 기분이었다.

 

지리산 천왕봉을 닮은 작은 동산으로 발걸음을 먼저 옮겼다. 천왕봉 아래 고사목을 본뜨고 기암괴석을 형상화한 꽃들과 조경석 덕분에 마치 산에 오르는 즐거움이 가득했다. 야트막한 동산에 오르자 ‘1,915m 지리산 천왕봉(天王峰)’이라는 표지석이 나왔다. 실제의 천왕봉을 본뜬 동산의 조경과 돌, 기념석 덕분에 한달음에 민족의 영산 지리산 천왕봉에 올라온 착각에 행복했다.

 

 

 

사진3. 한방약초축제장 답게 축제장 곳곳에는 지리산에서 자란 각종 약초 등이 팔렸다.

 

천왕봉 동산을 내려와 축제장으로 향했다. 천막 뒤로 약재를 말리는 모습이 보였다. 약초 비빔밥 한 그릇에 7,000, 도토리묵 1만 원, 약초 막걸리 1만 원의 현수막에 걸음은 멈추고 침이 고인다. 두 눈 질근 감고 축제장으로 걸었다. 휠체어를 탄 이들이 축제를 즐기고 있다. 아래위로 빨간 체육복을 입은 아이들이 줄을 맞춰 선생님과 축제장을 둘러본다.

 

매년 가을밤을 아름답게 수놓는 진주 유등터널을 닮은 등 터널이 축제장 인도에 있었다. 축제장을 찾는 이들의 무병장수를 비는 뜻이 담긴 불로문과 장생문 등의 등 터널을 일부러 지났다. 해가 지고 달이 뜨면 더 빛날 등 터널. 한방약초로 만든 음료수를 마시며 걸어가는 부부의 뒷모습이 정겹다. 부부는 어머니인듯한 할머니를 휠체어에 태워 함께 구경 중이다.

 

 

 

사진4. 산청한방약초축제장을 찾는 이들의 무병장수를 비는 뜻이 담긴 불로문과 장생문 등의 등 터널을 일부러 지났다.

 

산청공예협회 전시와 판매장과 종합안내소 사이에서 먼저 왼쪽으로 들어갔다. 큼지막한 딸기 딸을 쓴 이들이 산청군 농특산물 판매 장터 앞에서 한낮의 열기를 잊은 채 맞아주었다. 새콤달콤한 산청 딸기 생각에 잠시 햇살의 뜨거움도 잊었다. 한 쪽에는 귀농, 귀촌을 상담하는 부스가 보였다. 경상남도 인구 3354,602명 중 2014년 대비 17,622명이 늘었다. 그중에서 경남에서 11개 시군이 인구가 감소한 상황에서도 산청군은 36,141명으로 181명이 증가했다. 부디 많은 이들이 귀농, 귀촌에서 살기 좋은 산청에 많이 살았으면 하는 바람을 잠시 했다.

 

 

지리산 자락에서 나는 각종 약초가 이렇게나 많은지 그늘막 아래에서 찬찬히 둘러보기에도 벅찼다. 여기저기 권하는 무료 시식과 시음의 유혹에 점심을 먹지 않고 바로 온 보람을 느꼈다. 서각예술을 공짜로 가르쳐준다는 예술가가 운영하는 소소재앞에서 아는 이를 만났다. 시원한 오미자차 한잔에 시름 잊고 평안을 얻었다. 소소재를 나와 다시 축제를 구경했다. 여기저기 종이 가방을 양손에 가득 든 이들이 많다. 한방약초 축제장에서 건강을 사고 추억을 담은 모양이다. 약초가 들어간 약초 빵. 향긋한 빵 내음에 이미 많은 시식으로 배가 불렀음을 잊었다. 이쑤시개로 몇 개나 찍어 먹었는지 모르겠다.

 

 

 

사진5. 먹기 좋은 다과와 함께 발효 녹차를 권하는데 사양할 수 없었다. 천천히 입안에서 굴리며 마셨다.

 

수족관의 물고기들이 은빛으로 반짝이는 은어 체험장 앞에는 작은 풀장이 있다. 풀장 안에는 플라스틱 배 3척이 잠시 뒤 찾아올 손님을 기다리며 나처럼 망중한을 즐기고 있었다. 은어 맨손잡기 체험장이었다. ‘은어를 잡아 회를 쳐서 막걸리 한잔이면~’근무 중 점심시간이라는 아쉬움에 침만 닦았다.

 

다원 체험장. 먹기 좋은 다과와 함께 발효 녹차를 권하는데 사양할 수 없었다. 천천히 입안에서 굴리며 마셨다. 여느 녹차와 달리 발효라 더욱 그윽한 향내가 퍼진다. 한쪽에는 자매 결연할 일본에서 온 손님과 산청군수 일행이 차를 마신다. 차를 마실 좌식 테이블에 행복이라는 족자가 걸렸다. ‘서로 믿는 마음으로 사랑을 함께 나누는 행복한 동행이게 하소서라는 글귀에 공짜 발효 녹자 연거푸 두 잔을 더 마셨다.

 

 

 

사진6. 한방약초축제장, 여기저기에는 한방 체험과 재현한 곳이 많다.

 

어의, 의녀복 입어보고 기념사진을 찍어보는 주제관 앞에는 셀카봉이 행복한 변신을 담기에 바빴다. 한약방 재현장을 둘러보고 나오는데 주머니 속 휴대전화기가 울렸다. 일터로 향하는 시각이라고 연신 울렸다. 발아래 노란 고들빼기가 그런 나를 안쓰러운 듯 올려다본다. 내년에는 기필코 찬찬히 둘러보며 몸과 마음의 평안을 얻을 아쉬움을 뒤로 하고 읍내 직장으로 복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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