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카’ 맞습니다. 스마트폰을 셀카봉으로 찍지 않았습니다. 삼각대에 사진기를 올려다 놓고 촬영 버튼을 누른 뒤 하나, 둘, 셋~ 10초 후에 ‘찰칵’하는 소리와 함께 찍힌 사진입니다. 사진기로 프레임을 잡고 10초 이내에 마치 누군가 찍는 듯 자연스럽게 컴퓨터 자판도 치면서 찍힌 ‘셀카’입니다.
스마트폰으로 찍는 셀카 사진처럼 얼굴이 덩그러니 크게 나올 만큼 얼굴에 자신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단지 ‘글을 쓴다.’는 행복한 시간을 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블로그와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등에 쓰는 글도 댓글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테스크톱 컴퓨터로 쓰는 게 편합니다.
한 편의 글을 쓰기 위해 나름으로 열심히 돌아다니고 사진을 찍습니다. 쉬는 날, 제 서재이자 거실 한쪽에 마련된 책상에 앉아 글을 씁니다. 그 시간이 저는 행복합니다. 글로 먹고사는 직업은 아닙니다. 글을 잘 쓰냐면 그렇지도 않습니다. 온종일 원고지 10매 내외의 분량도 채우지 못해 애꿎은 제 머리를 탓하기도 합니다. 그런데도 글을 쓰는 것은 글쓰기 위해 길을 나서고, 사람을 만나고, 책을 들여다보는 시간이 즐겁기 때문입니다.
요즘은 나서 자란 내 고장 진주에 관한 이야기를 글로 쓰는 일에 좀 더 많은 시간을 보냅니다. ‘진주 속의 진주’를 찾아 나선 길. 외롭지 않습니다. 새로운 진주 이야기를 만나면 첫 키스처럼 설레고 가슴이 뜁니다. 그 뛰는 마음을 글로 옮기는 시간은 연애편지를 쓰는 시간입니다.
글쓰기는 지친 마음에 쉼표를 그리는 시간입니다. 그런 나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냅니다.
* 이 글은 경남도민일보 2015년 4월 3일자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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