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찬솔일기

아빠와 아들, 올해도 책 옮겨적기 한다!!!

에나이야기꾼 해찬솔 2013. 1. 4.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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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야간근무를 앞두고 김기사로서 마나님 출근을 시켜드리고 병원에서 침을 맞고 돌아와 거실에 앉았다. 마침 막내 해솔이가 아빠인 내가 방학 중에 낸 숙제를 하고 있다. 해솔의 숙제는 국어교과서 5페이지를 매일 공책에 옮겨적기다. 물론 이외도 구몬학습이니 독서일기 쓰기도 있다. 국어책 옮겨적기는 지난해 여름부터 시작했다. 방학 중에는 3페이지, 평일에는 1페이지 옮겨적기였는데 이제 3학년으로 올라간 기념(?)으로 녀석에게 방학5페이지,평일 3페이지로 과제물 양을 늘렸다. 아들의 불만이 안 나올 수 없다. 나역시 올해 계획 중 하나가 아들처럼 신문사설이나 좋은 글 한편씩 옮겨적기다.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는 것이 아니라 볼펜을 손에 쥐고 노트에 옮겨적기. 팔에 쥐가 나고 가운데 손가락에 군살이 끼이려 한다. 새해 계획이라고 1월1일부터 시작한 것이 아니라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각오를 다지며 해왔다.

 

 

 

내가 근무하는 경남 산청 성심원 어르신들이 종종 성경을 필사하는 분들이 계시다. 두꺼운 성경을 한자한자 흐트리지 않고 정성을 쏟아 공책에 옮겨적는 것은 비단 글자만이 아니다. 옮기면서 눈으로만 읽던 성경구절이 마음으로 한번 더 아로새기는 기회이기도 하다. 또한 성경필사를 끝냈을 때의 성취감 이상의 기쁨을 느끼시는 모습을 옆에서 보곤 했다.

물론 내 아이에게 어르신들마냥 성경필사를 통해 마음가짐을 다지는 기회를 가져보자는 뜻은 아니다. 아이는 아직 읽기와 쓰기가 부족하다. 읽기는 이제 어느정도 된 듯하지만 아직 쓰기가 약해 자신의 생각을, 가령 시험문제의 정답을 제대로 적지 못해 틀리는 사례가 많다. 시험성적이 제대로 나오지 않다고 아이가 상심하는 것은 아니지만 읽고 쓰기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면 어떤 공부를 해도 모래 위에 집을 짓는 것처럼 부실하다는 알기에 아빠로서 아이에게 숙제를 내고 있다.

 

 

 

 

초등학교 2학년인 막내만 그런게 아니라 나역시 쓰기는 어렵다. 아직도 맞춤법이며 띄어쓰기가 엉망이다. 더구나 퇴고를 하지 않고 이른바 글쓰기는 타고난 재능인양 <일필휘지>로 끝내기 일쑤라 돌아보면 후회가 여간 아니다. 아직도 잘 고쳐지지 않는 글쓰기 습관이다.

 

"해솔아, 아빠도 너처럼 올해부터 쓰기 연습한다!

 잘해보자~.

 혹여 아빠가 게이름을 피우면 네가 아빠를 일깨워주렴.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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