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찬솔일기

오늘은 운수대똥!!!

에나이야기꾼 해찬솔 2012. 12. 23.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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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온 뒤 거지 빨래한다더니 동짓날 엄청나게 눈이 내리고 추웠는데 그 다음날은 흔적도 없이 눈이 사라져 버렸다.  온통 세상을 하얗게 만들었던 눈들.

 

 

동짓날은  저렇게 많이 내려 세상으로 이어지 다리를 건너 왕복 1시간30분 거리의 집으로 귀가를 포기하게 만들었다.

 

 

누님이 아니라 눈님 덕분에 귀가를 포기하고 저녁에 약주를 좋아하시는 어르신과 술을 한잔하는 여유도 가졌다. (누님?눈님덕분에 http://blog.daum.net/haechansol71/381)

 

산청 성심원에서 자고 난 뒤날은 <눈 온 뒤 거지 빨래한다>는 말처럼 너무나 포근했다.겨울철에 눈이 내리고 난 뒤에는 일반적으로 날이 따뜻해지는 경향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눈이 내린 다음날에는 거지가 입고 있던 옷을 벗어 빨아 입는다는 것이다. 어지간해서는 옷을 빨아 입지 않는 거지들조차 빨래를 할 만큼 따스하다는 말인데, 눈이 내리고 나면 날이 포근해지는 계절적 특징을 반영하여 이루어진 속담이다.

 

눈온 뒤에 거지들이 빨래를 할 만큼 날이 푸근 한 날, 오늘(12월22일)은 운수대똥!

아침부터 대변을 보신 분들이 많다. 의복이며 시트를 갈아야할 정도로평소보다 변의 량도 많고 색도 좋았다. 배설을 못해 변비약을 먹어야하고 장마사지를 받아야하는 분들도 있는데 자연스럽게 나온 변의 물결. 비닐장갑을 끼고 기저귀를 갈고 휴지로 닦고 물티슈로 뒤처리하고 다시 한번 따뜻한 온장고 속에서 끄낸 변수건으로 마무리를 했다. 냄새만은 어쩌지 못해 메디독스로 여기저기 소독하고 향내나는 방향제도 뿌렸다. 식사하러 나가셨을떄 창문을 열어 환기도 했다.

 

 

푸근한 날씨만큼이나 어르신들의 속도 편안해졌셨나보다. 덕분에 손에는 비누로 여러 번 씻어도 변 냄새가 쉽게 지워지지 않았다. 세아이의 아빠지만 첫애를 낳았을 때 초보아빠시절이 문득 떠올랐다. 갓난아기가 인상을 찡그리며 변을 볼때 <귀요미>는 이 세상에 더 없었다. 기저귀를 열어 눈부신 황금똥(?)에 냄새마저 정겨웠다. 똥 눈 것도 귀엽다고 우리 부부는 웃고 사진도 찍었다.  초등학교 6학년인 큰애는 이제 그때의 기억도 나지 않는다. 간혹 자신의 육아기록이 담긴 앨범 속에서 이런 사진은 없어야한다고 말하거나 왜 찍었냐고 투덜거리기도 한다. 분명 그떄 너는 나의 귀요미였다. 지금도.

 

그래 오늘은 운수대똥이다. 운수대황금똥똥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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