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찬솔일기

두 번 찍었다.

에나이야기꾼 해찬솔 2012. 12. 19.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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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끼오~"

알람 휴대폰 소리에 눈을 떴다. 곧장 화장실로 갔다. 내 몸안의 찌꺼기를 배설하고 샤워기를 켰다 따뜻한 물이 머리에서 발끝까지 타고 내렸다. 샴푸향이 좋다. 머리에서 뚝뚝 떨어지는 물기를 수건으로 닦고 속옷을 갈아 입었다. 옷장 속에서 잠바를 끄집어 입고 잠든 가족들의 얼굴을 보았다.

아파트 계단을 내려와 500m가량을 걸었다. 걷는 동안 다정하게 팔짱한 부부도 보았다. 얼굴에 두툼한 모자를 쓰고 목은 목도리로 얼굴일체를 가린 꾸부정 할머니가 유모차에 박스를 한가득 실고 두리번두리번 살피며 폐지를 찾는 모습도 보았다.

3투표소라는 안내표지판이 보인다. 중앙고등학교 강당에 불이 환하게 켜졌다.  인증샷을 찍으려다 그만 두었다. 신분증을 보이고 용지를 받아 망설임없이 두 번 찍었다. 내 나라'대한민국'을 이끌 지도자를 뽑기 위해 한 번, 내 고장 경남도를 위해.

'나비처럼 날아서 벌처럼 쏘듯' 나는 이미 정책집도,토론회도 보며 후보를 결정했기에 전혀 망설임이 없었다. 내 자신을 위해, 내 가족을 위해.

 

 

다시 500m 어둠을 헤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아파트 우편함에 꽂혀 있는 오늘자 <경남도민일보>. 나도 모씨처럼 "대한민국 대통령임명권을 행사"했다.

 

 

또한 "어른들 투표 안 하면 우리만 개고생"이라는 6살 소녀의 글처럼 우리아이의 미래를 위해서도. 오전 근무만 하는 아내는 퇴근후 투표할거란다. 선거날, 투표 행사를 위해 출근시간이 다소 늦어져 아침에 여유가 있다. 하지만 그런 배려조차 없는 오늘 직장으로 나가는 내 이웃들. 아무쪼록 다음 선거때는 투표시간이 좀더 여유롭게 연장되었으면 좋겠다. 임시공휴일이 아니라 법정공휴일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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