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나들이

로사의 삶,100년에서 멈추다

에나이야기꾼 해찬솔 2012. 10. 16.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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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10일 100세 생신상을 받고 다시 100일이 더지나 어르신은 삶의 무게를 내려놓으셨습니다. 주위에 나이 드신 어르신들이 많은 요즘. 예순은 노인축에도 들어가지 않고 칠순은 넘겨야 노인이라 주위에서 인정 받는 오늘입니다. 나이 많은 어르신 많다지만 100년의 시간을 자신의 삶과 함께 하기란 쉽지가 않습니다.

초여름의 햇살이 마냥 싱그러웠던 어느날, 성심원 은행나무 뜨락에서 바람을 쐬러왔습니다. 당시 직원과 함께 어르신이 즐겨부르시던 '아리랑'도 흥겨워 부르셨지요. 오늘따라 목이 잠겨 노래가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며 아쉬워하시던 당신은 영락없는 소녀였습니다.

  

싱그러움이 더해 온 산과 들이 햇살에 영글어 갈 7월10일, 당신은 100세 생신상을 받았습니다. 요양원에서 더불어 살아가는 또하나의 인연인 주위 어르신들과 직원들의 마음에서 우러나는 축하의 인사를 건네 받으셨지요.

 

유의배알로이시오 신부님과 생신케익을 자를때 분홍빛 한복처럼 주위는 핑크, 사랑으로 가득했습니다.

 

어르신의 일상을 담은 동영상 '로사의 삶, 로사의 하루'를 유신부님과 함께 관람하셨지요.저의 부족한 동영상 속에서 어르신은 늘 새벽5시면 불편한 몸을 침상에서 일으켜 하느님꼐 묵주기도를 먼저 봉헌하셨습니다. 요양원 성당, 아침미사에 당신의 건강이 허락하는 한 함께였습니다.

 

늘 감사하고 고맙다는 말씀을 빼 먹은적 없던 이로사 할머니.

이미 하느님 나라에서 평안한 안식을 누리고 계실지 모르겠네요.

 

시월 열여섯째날,

제가 잡을 수도,

불러도 들리지 않는 너머로 떠나셨습니다.

 

동영상'로사의 하루'에서는 불과 얼마전의 당신이 온전히 제게, 우리에게 따스한 손을 건넵니다.

떠나 보낸 우리들의 슬픔 연가만 이제 성심원 뜨락에 울리고 있네요.

보고싶고 또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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