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나들이

빙판 위의 김연아처럼 볼펜을 휘리릭~

에나이야기꾼 해찬솔 2012. 10. 15.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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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시리도록 푸른 가을하늘.

못내 아쉬워 오늘도 생활인 J의 운동 겸 산책을 핑계삼아 함께 거닐었다. 함께 거닐면서 저 푸른 하늘이 뭐로 보이냐고 했더니 J가 자신의 고향 집 앞에 있는 푸른 바다로 보인다고 답했다. 그렇게 말 문을 연 J는 자신의 한창때 고기 잡던 즐거움을 들려주었다. 그러다 문득 아내와 자녀들에 대한 그리움이 쏟아져 나왔다. 그럼 그 마음을 하얀 종이 위에 적으면 될 것이 아니냐는 말에 서둘러 운동 겸 산책을 마치고 요양원 안으로 들어갔다.

 

 

휴게실'소정찻집'에서 하얀 종이 두 장과 볼펜을 J에게 주었다. 하얀 종이를 어떻게 채울까 못내 궁금했다.

 

 

 

조금 전 밖에서 가족을 향한 그리움을 절절히 내게 하고 낚시하던 이야기는 어디로 가고 잠시 백지 앞에 고민을 한다. 막상 글로 쓰려니 쉽지가 않다.

 

 

고민을 마친 그는 볼펜을 빙판 위의 감연아처럼  휘리릭 적어나갔다. 종이 두 장 중 한장에만 아내에게 안부를 묻는 편지였다. 사랑하는 여보로 시작하는 편지는 당신을 사랑하는 남편으로부터로 끝맺었다. 내일도,모레도, 한 장 두 장 편지를 쓰기로 했다. 1주일 정도의 분량이 모이면 우편으로 보내기로 했다.

 

 

너무 보고 싶다는 J. 불과 며칠전 전화로 10여분 간 통화해도 그리움은 어쩔 수 없는 모양이다. 가까운 거리에 있지 않고 J의 아내도 일을 하느라 쉽게 시간을 내기 어렵다. 아무쪼록 J의 소원처럼 다시금 고향 앞바다에서 낚시대를 드리우며 아들과 함께 도래미를 잡는 그날이 오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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