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찬솔일기

위대한 유산, 우리의 제로게임

에나이야기꾼 해찬솔 2012. 7. 12.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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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아이의 아빠인 나는 40대다. 그런 나에게도 저런 때가 있었나 하며 향수를 불러일으키며 즐겁게 웃게 만든 프로그램이 있었다. 바로 KBS개그콘서트 <위대한 유산>코너다. 아쉽게도 <위대한 유산> 422, 5개월 만에 폐지됐다. 이날도 개그맨 황현희는 전통문화를 이야기 하며 가수 이정현으로 분장하여 이정현의 부채춤과 손가락 마이크댄스를 재현했다.

    

<위대한 유산>은 황현희가 한복을 입고 나와 1970년대생인 30~40대가 공감하는 내용을 선보인 개그였다. <위대한 유산>덕분에 전통이라는 이름으로 소개된 내 어릴 적 놀이와 문화가 있었음을 되새기는 시간여행을 떠났다. 비록 <위대한 유산>이라는 개그프로그램은 사라졌지만 이 프로그램덕분에 잊고 있었던 내 어릴적 추억속의 놀이를 아이와 함께 하는 계기였다. 오늘도 아이와 일명 <제로게임>을 함께했다   

 

 

제로게임은 모여서, 두 손을 모아 숫자를 외치는 술래가 말한 수대로, 엄지손가락이 나오면 벌칙을 정해 노는 게임이다. 벌칙은 대체로 손을 때리는 게 대부분이었다. 엄지손가락을 하나도 피지 않았을 때 0, 즉 제로였다. 엄지손가락이 하나면 1, 두 개 다 피면 2. 이런 식으로 사람 수의 두 배만큼(손이 두 개인 까닭에)을 최대치로 부를 수 있었다

  

 

대부분의 벌칙은 두손을 벌려 벌칙 받은 사람의 손을 짝~하고 때리는게 보통이다. 물론 다른 벌칙은 정하기 나름이다.

 

초등학교 2학년인 막내는 어쩌다 내가 한 번 이겨서 벌칙으로 때리려하면 아주 황공무지하다는 듯이 공손이 손을 내게 맡겼다. 아마도 아빠인 내가 어찌 쎄게 때릴거냐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아이의 손을 때리는 듯 감싸안으면 부드러운 손이 내 손안에 착 달라붙는 느낌이 좋다. 이게 스킨쉽이라는 건가 싶게 아이의 체온도 좋다. 친구들과 할때는 인정사정없이 쳐서 감정이 악에 받쳐 게임 하는 사람모두의 손과 얼굴이 뻘겋기도 했다.

 

유치찬란한 게임하다고 다 큰 어른이 뭐하는 짓이냐고 혹여나 웃는이 있을지 모르겠다. 인터넷게임에 빠져 있는 아이들에게 가족사랑을 확인하는 즐거움은 멀리 있지 않다.

비단 인터넷게임 중독은 아이들만의 문제도 아니다. 한국경제신문 7월12일자(http://www.hankyung.com/news/app/newsview.php?aid=2012071187971)에 따르면 지난 4월 게임에 중독된 임산부가 PC방에서 하루종일 게임에 몰두하다 양수가 떠져 PC방 화장실에 출산한 아기를 질식시켜 줄이고 유기한 끔찍한 사건이 있었다.

‘16세 미만의 청소년에게 오전 0시부터 오전 6시까지 심야 6시간 동안 인터넷 게임 제공을 제한하는 셧다운제를 실시하고 있다. 인터넷게임을 서비스하는 업체들은 이 시간대에 연령과 본인 인증을 통해 청소년 게임 이용을 강제로 원천차단 청소년들의 게임 중독을 예방하기 위해 노력한다.

셧다운제에 더해 71일부터 정부는 게임시간 선택제를 실시하고 있다. 이런 규제만이 능사는 분명 아니다. 규제는 인터넷 중독을 방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규칙일 뿐이다.

 

스마트폰으로 너무나 쉽게 인터넷 게임 등에 노출되는 현실 속에 게임의 유혹을 벗어날 수 있는 좋은 방법 중 하나는 <전통놀이>가 아닐까. 멀리 있는 전통놀이가 아니라 우리 어릴적 놀이도 훌륭한 놀이가 되고 게임이 되리라 믿는다. 오늘 저녁 아이들과 우리 어릴적 놀이를 함께하자고 유혹해보자. 나도 아이도 모두 즐거운 저녁이 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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