짭조름한 바다 품으며 걷는 통영 해간도 가는 길
통영까지 갔다면 꼭 가봐야 할 길이 있습니다. 자전거로, 도보로 가도 좋고, 차로 드라이브하듯 훌쩍 다녀와도 좋습니다. 해안 따라 이어지는 어촌마을의 짭조름한 갯내를 맡을 수 있는 해간도로 가는 길이 그러합니다.
해간도는 통영에서 거제로 가는 길목, 견내량 바다에 있습니다. 내비게이션은 해간도를 가리키지만 쉽게 움직일 수 없습니다. 창 너머의 푸른 바다가 넉넉하게 우리를 반기기 때문입니다.
해간도 바로 앞 연기마을에서 멈췄습니다. 바로 앞이 견내량입니다.
견내량은 통영 용남면과 거제 사등면 사이 약 3km, 폭 180~400m의 해협입니다. 왕이 건넜다 하여 전하도(殿下渡)라고도 부르는데 고려 무신 정권 때 의종이 거제 둔덕기 성으로 유배하면서 견내량을 건너면서 이런 별칭이 불렸다고 합니다.
동아시아 국제전쟁(임진왜란) 당시 이곳에 주둔한 일본군을 한산도 앞바다로 유인해 격멸한 한산대첩의 배경지이기도 합니다. 한국전쟁 때 귀신 잡는 해병대의 신화가 만들어진 곳이기도 합니다. 김성은 부대가 해병대 최초 단독 상륙작전을 펼쳐 북한군이 점령한 통영을 수복했습니다.
이런 역사적 배경을 평화로운 풍경이 눈에서 잠시 잊게 합니다.
햇살이 따뜻합니다. 바닷가를 따라 걷습니다. 해간도로 가는 길 숭어들이 뛰어올라 오가는 이들을 반깁니다.
미역이 자생하기 좋은 환경을 갖춘 이곳은 돌미역이 유명해 조선 시대 임금께 진상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런 까닭인지 괜스레 짭조름한 바닷냄새가 내 안으로 들어와 기운을 맑게 하는 기분입니다.
잔잔한 호수 같은 길, 잠시 나를 되돌아보는 길입니다.
해간도로 건너가는 해간교가 나옵니다. 견내량을 발아래에 두고 걷습니다.
우리만 다리를 건너는 게 아닙니다. 바람이 뺨을 어루만지며 기분 좋게 오갑니다.
어디를 둘러봐도 아늑합니다. 평화롭습니다. 두 눈이 이끄는, 발길 닿는 대로 걷습니다.
맑은 바닷물이 덩달아 우리를 푸르게 푸르게 물들입니다.
기분 좋은 바다 냄새가 내내 따라다닙니다. 일상 속 찌든 몸과 마음을 바다의 푸른 내음이 감쌉니다.
해간도에 이르자 청정한 기운이 우리 안의 묵은내를 날려버립니다. 길의 끝에서 평화를 얻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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