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는 날 이틀째, 아침 식사(?) 후 연암도서관을 찾았다.
3월 말이면 여기저기에서 벚꽃축제가 한창인데 여기는 고요하다. 아름드리 벚나무들은 한 송이도 피우지 않았다. 따스한 볕 기운을 좀 더 받아야 할 듯하다.
노트북실로 들어가 장비를 가방에서 꺼내 놓으니 좁은 열람석 한 칸이 풍성하다. 깜박이는 노트북 앞에 앉아 자판을 두드린다. 자판 소리에 한글자 한글자 후렴을 하듯 글들이 따라 나온다.
백수가 더 바쁘더라고 쉬는 날이었던 어제는 아침 일찍 집을 나서 밤 10시가 넘어서 돌아왔다. 고성 연화산 옥천사며 장산숲이며….
통영도서관에서 숨을 고르고 해가 지기 전 통영 강구안과 바닷가를 거닐다 저녁에는 윤이상공원에서 출발해 해저터널, 봉숫골 전혁림미술관, 연필등대 등을 돌아보는 밤마실도 다녀왔다,
어제 다녀온 이야기 부랴부랴 글을 쓰고 마감했다.
오전에 끝내니 연암도서관 주위를 숨 고르듯 거닐었다. 하얀 목련이 피었다. 봄이 고개를 내밀어 인사를 건넨다. 벚꽃 피지 않았다고 아쉬워했던 마음이 미안하다.
곁의 동백은 이미 붉은 꽃을 떨군 뒤다. 어슬렁어슬렁 거닐자, 저만치의 목련들이 더욱 고개를 내민다.
하얀 목련에 눈을 정갈하게 한 뒤 벤치에 앉았다. 아뿔싸 벤치 아래 봄까치꽃들이 옹기종기 모여 봄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반갑
게 인사를 건네고 주위를 둘러보자 이제야 보인다. 양지바른 곳 여기저기에 하늘색에 줄무늬가 있는 앙증스러운 새끼손가락 손톱 크기의 봄까치꽃들이 보인다.
봄까치꽃이 전하는 봄소식에 마음이 상큼하다. 민들레에게도 봄 인사를 건넸다.
혹여나 놓친 꽃들이 있나 보물찾기하듯 뜨락을 거닐자, 수선화 무리가 황금빛 인사를 건넨다. 보물을 찾은 기분이다.
수선화를 뒤로 하고 봄까치꽃 사이를 돌다 별꽃을 보았다. 하마터면 제대로 보지 못하고 지날 뻔했다. 하늘에서 내려온 별들의 이야기에 귀를 잠시 귀 기울였다.
책 속의 진주는 찾지 못했지만, 도서관 뜨락에 핀 진주의 봄은 보았다.
먼 벚꽃 소식만 기다린 나 자신이 미안하다. 봄은 더 가까이 우리 곁에 다가와 있었다. 잿빛 겨울을 뚫고 솟아난 봄꽃들 덕분에 봄을 넉넉하게 보았다.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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