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하대동 탑마트 주위는 이른바 진주의 먹거리 특히 술집이 많기로 나름 유명한 곳이다. 어디를 가도 만족할 만한 식당들이 있다.
불타는 금요일이라는 ‘불금’에는 더욱더 밤을 잊은 이들로 북적였다. 우리 가족도 처음에 가고자 했던 곳에 자리가 없어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가 그곳에서도 자리가 없어 다시금 찾은 곳이 ‘김해 본가뒷고기’ 집이다.
삼세번이라고 반갑게 들어가자, 드럼통 위에 한가운데에 숯불을 놓을 수 있는 불판이 놓인 테이블 8개가 우리를 반긴다.
우리는 먼저 추천이라 적힌 ‘쓰리 모둠’ 5인분을 주문했다. 돼지뽈살과 뒷덜미살, 두 항정살이 모둠에 나왔다.
뒷고기 하면 김해 뒷고기가 고유명사처럼 따라 나온다. 돼지를 잡는 사람들이 맛있는 부위만 뒤로 빼돌려 자기들끼리만 먹었다고 해 붙여졌다는 설이 있지만 돼지를 손질하다 고기를 티가 나지 않게 여러 부위에 조금씩 잘라서 선술집이나 포장마차 등에 팔아 용돈벌이(?)하던 게 뒷고기라 한 게 더 정확한 듯하다. 앞으로, 정식으로 내다 팔 수 없는 몰래 파는 것이라 온갖 부위가 섞여 있고 모양도 오늘날 정육점에 파는 그것처럼 일정하지 않았다. 이후 도축장에서 몰래 고기를 빼돌리기 어려워지자, 돼지고기 경매장에서 부산물로 구매가 가능한 돼지머리 고기를 뒷고기로 사용했다고 한다. 삼겹살이나 목살 등과 달리 가격이 저렴하고 여러 부위가 섞여 맛이나 모양이 일정하지 않아 마트와 정육점에서는 잘 판매하지 않는다.
아무튼 주문하고 나니 김치와 콩나물무침, 찌짐 등 몇 가지 밑반찬이 깔렸다. 잠시 몇 가지 찬거리로 입맛을 다실 때 고기가 나왔다.
두툼하게 썰어낸 돼지뽈살과 뒷덜미살, 머리 항정살이 나왔다. 불판에 젓갈 한 보시기도 덩달아 올려졌다.
불판에 고기들이 빈틈없이 채워졌다. 불판을 바싹 달궈지자 고기들 사이로 하얀 연기가 올라왔다. 두툼하기에 금방 익지는 않는다. 핑크빛 도는 고기가 갈빛으로 변하고 마늘이 익고 나서도 한참이 더 지나야 했다. 불판 위 고기들이 몇 번 뒤집고 가위질로 적당한 크기로 잘리자 고기가 우리 입안으로 들어왔다.
씹을 때마다 육즙이 한입 가득 퍼진다. 여느 삼겹살이나 목살과 달리 거칠다. 야생의 맛이다. 원초적인 맛이 고기에 배었다. 잘근잘근 씹히는 맛이다.
불판 한쪽에 자리한 생선 젓갈에 고기를 푹 담가 마늘과 함께 깻잎에 두어 점 올려 쌈 싸 먹는다. 마늘의 향긋함과 젓갈의 바다 내음이 육고기를 감싸 개운한 듯 고소하다.
고기가 질릴 무렵 겉절이와 묵은김치를 고기에 얹기도 했다. 상큰한 맛이 느끼한 고기를 잡아준다.
추가로 3인분을 더 시켰다. 고기는 맛나다. 뒷고기, 이제는 삼겹살에 겨뤄 앞 고기로 등장해도 손색없는 맛이다.
김치찌개를 시켰다. 묵은김치가 익어서 보글보글. 입안을 말끔하게 헹궈준다.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겨울을 이겨내고 봄을 맞은 일상으로 돌아갈 삶의 에너지를 충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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