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이야기

고성 가볼만한 곳 - 고성탈박물관

에나이야기꾼 해찬솔 2024. 6. 30. 07:42
728x90
손바닥만 한 탈로 하늘 대신 얼굴을 가린 - 고성탈박물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사람들을 우리는 비웃습니다. 하늘이 가려질 리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손바닥만 한 탈로 얼굴을 가리고 하늘을 가린 이들이 있습니다. 손바닥만 한 탈로 얼굴을 가리고 자유롭게 노닌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는 고성 탈박물관을 찾았습니다.
 

고성읍에서 통영으로 가는 길가에서 해맑게 웃는 탈춤 추는 조형물을 따라 가면 탈박물관이 나옵니다. 박물관 앞에 차를 세우자, 건립비가 눈에 들어옵니다. ‘갈촌 이도열님이 1988년 11월 탈 전시관을 설립한 후 1996년 갈촌탈박물관으로 정식 등록하여 사립 전문박물관으로 운영하다 고성군에 탈 전시품 전부를 기증, 2005년 고성군에서 2005년 개관’해 현재에 이른다고 합니다.
 

 
박물관 입구 좌우에는 탈을 쓴 앙증스러운 조형물들이 잠시 우리의 눈길과 발길을 붙잡습니다. 녀석들의 맑은 표정이 정겹습니다. 덩달아 높다란 나무 사이로 숨을 고릅니다.
 

 
박물관에 들어서자 먼저 고성의 상징과도 같은 공룡이 탈을 쓰고 반깁니다. 탈 쓴 공룡을 지나면 로비가 나옵니다. 각종 탈을 쓴 조형물과 그림 등이 우리를 멈추게 합니다.
 

 
왼편 탈 전시실로 들어서자, 액과 탈을 막는 탈들이 우리의 액운을 털어갑니다. 원시시대부터 탈이 나는 것을 막거나 병을 치료하기 위해 주술적으로 탈을 쓰기 시작했다는 탈의 역사가 나옵니다.
 

 
우리나라 탈의 기원은 신석기 시대에 사람 얼굴 형상을 한 조개탈로 추정합니다. 걸음걸음마다 무섭기보다는 익살스러운 탈들이 눈길을 끕니다.
 

 
무덤으로 향하는 상여 맨 앞에서 악귀를 내몰든 역할을 하든 방상시가 보입니다. 붉은빛의 신앙탈이 이어서 나옵니다.
 
조선 후기에 접어들면서 탈은 오늘날 예능처럼 탈놀이로 바뀌었습니다. 울산 암각대에 그려진 탈 그림을 지나면 각종 행사 등에 사용하는 탈들이 덩달아 나옵니다. 우리의 어깨를 들썩이게 합니다.
 

 
산대놀이에 쓴 탈이 먼저 나옵니다. 낙동강 동쪽의 탈놀음을 야류 또는 들놀음이라고 하는데 부산의 동래야류, 수영야류가 전해옵니다. 곁을 지나면 낙동강 서쪽의 탈놀음인 오광대가 나옵니다. 현재까지도 고성오광대, 통영오광대, 가산오광대, 진주오광대, 김해오광대 등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복도처럼 기다란 전시 공간을 지나면 탁 트인 공간이 나옵니다. 한가운데는 흑백 영상 속에 담긴 탈놀음이 쉬어가며 구경 오라고 유혹합니다.
 

 
고성오광대 종이탈의 변천이 그 뒤로 이어져 반깁니다. 고성오광대 놀이 대사본이 눈길을 끕니다. 비뚤비뚤 세로로 씐 대사본을 외운 광대들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이들 곁을 지나면 오늘날 고성오광대를 전승했던 이들의 모습이 한쪽에서 우리에게 어서 오라고 반깁니다. 이들의 뒤를 잇는 후계자들이 오늘도 그 흥겨운 탈놀이를 우리에게 들려주고 있겠다 싶습니다.
 

가산오광대를 비롯해 진주오광대, 통영오광대, 북청사자놀이, 수영야류, 제주 입춘굿 탈놀이 등이 이어져 우리의 눈길을 이끕니다.
 

 
이 중에서도 강릉 관노가면극은 노비가 몸짓으로만 추는 무언극이라 특이했습니다.
 

 
말뚝이도, 작은 어미도, 양반도 지역마다 탈 모습은 다릅니다. 서울 중심의 획일화된 오늘날과 달리 지역의 특색이 살아 있는 모양새가 보기 좋습니다.
 

 
탈 전시실을 나오자, 맞은편에는 <삶의 노래 고성농요> 기획전시가 열리고 있습니다. 농민들이 힘들고 바쁜 농사일에서 피로를 잊고 능률을 높이기 위해 부르던 들노래, 농요가 전시실에서 우리의 두 귀를 활짝 엽니다.
 

 
하지 무렵부터 시작되는 농사 소리가 주축인 고성농요를 이곳에서는 ‘등지’라고 부른답니다. 일이 있는 곳에 노래가 있다는 단순한 사실은 흥에 겨운 겨레였음을 은연중에 드러나는 듯합니다.
 
 
볍씨가 쌀이 되어 우리 입에 오르기까지 힘든 노동을 하며 부르며 고단함을 잠시 잊었을 농민들의 노랫가락이 가슴을 울립니다.
 

 
들어내세 들어내세 에헤 에헤이 이 종판을 들어내세 / 에와내세* 에와내세 에헤 에헤이 이 모자리 에와내세 / 조리자 조리자 이 모자리로 조리자 / 조리자 조리자 이 모자리로 조리자 / 여러분들 손을 모아 이 모자리로 에우세 / 조리자 조리자 이 모자리로 조리자 / 영천초목에 호매야 손들 놀리소 / 조리자 조리자 이 모자리로 조리자 / 밀치라 닥치라(밀고 당겨라) 더우잡아 시기소 / 조리자 조리자 이 모자리로 조리자 / 에우세 에우세 이 모자리로 에우세(짜른 등지 중에서)”
 
헤드폰으로 들일 하는 농민들의 소리를 듣고 듣습니다.
 

 
들일 하는 이들을 위해 나오는 새참 담은 그릇들이 보입니다. 이제 밥을 더욱 달곰하게 먹을 수 있을 듯합니다. 밥은 하늘이라는 소중함을 일깨웁니다.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어딘가로 떠나고자 한다면 우리네 선조들의 진한 삶 역사가 깃든 탈박물관에서 잠시 더위도 잊고 그들의 이야기에, 전통의 향기에 빠져보면 어떨까요?
 
고성탈박물관
주소 : 경남 고성군 고성읍 율대223
관람시간 : 매일 09:00~18:00
문의전화 : 055-672-8829
관람료 : 무료

#고성탈박물관 #고성오광대 #고성농요 #탈박물관 #고성가볼만한곳 #고성여행 #경남가볼만한곳 #경남여행 #경남지역박물관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