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이야기

고성 가볼만한 곳- 고성박물관

에나이야기꾼 해찬솔 2024. 7. 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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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가야? 성곽의 도시 고성! -고성박물관

 

 
역사는 앞선 사람들의 흔적을 담은 이야기입니다. 또한,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흔적 위에 켜켜이 쌓여갑니다. 이런 이야기를 담은 창고가 박물관입니다. 경상남도 18개 시군에는 저만의 이야기 창고가 있습니다. 이야기 창고를 돌아다니면 선조들의 삶을 엿보며 오늘날 우리의 모습을 거울처럼 비출 수 있습니다.
 

 
고성박물관으로 곧장 향하지 못했습니다. 먼저 야트막한 언덕 위에 봉긋 솟은 가야 시대 송학동 고분군들이 우리의 눈길과 발길을 이끌기 때문입니다.
 

가야 왕들의 무덤으로 추정되는 고분군을 걷습니다. 천년 넘은 시간을 거슬러 시간 여행을 하는 기분입니다.
 

 
고분군을 탑돌이 하듯 걷다가 바로 곁에 있는 박물관으로 향했습니다. 커다란 성곽을 보는 듯한 박물관으로 들어서자, 원형광장이 나옵니다. 오가는 바람이 즐거운 이야기 창고 속으로 함께합니다.
 

 
본격적으로 박물관 안으로 들어서자 2층의 중무장한 가야 무사가 힐긋 우리를 내려다보는 기분입니다.
 

 
입구 왼쪽에는 어린이들이 송학동 고분군을 비롯한 역사 유물을 체험할 수 있는 체험실이 있습니다.
 

 
오른쪽에는 북카페가 있어 잠시 숨을 고를 수 있는 휴게 공간 역할을 합니다.
 

 
입구 정면에는 제17회 경남 고성 국제디카페스티벌 수상작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잠시 걸음을 늦추고 디카시를 구경합니다. 순간을 포착한 찰나의 예술, 사진에 시가 곁들여져 색다른 감성을 일으킵니다.
 

 
디카시 전시실을 나와 2층으로 올라가자, 물살을 거슬러 올라가는 연어처럼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시간이 한국(고성), 중국, 일본 역사가 나란히 따라옵니다. 남북국시대(통일신라시대) 고성군(固城郡)으로 개칭(757년)되어 현재에 이르는 고성의 지난날이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계단 끝, 2층에 이르면 붉은 바탕에 ‘고성(固城)’이라는 글귀가 눈길과 발길을 붙잡습니다. 고성은 3세기경부터 변진고자미동국, 고자국 등으로 불렸는데 고어에서 ‘지미’와 ‘자’는 성곽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따라서 757년 고성군으로 개명은 옛 명칭을 한자화하여 표기한 것으로 ‘단단한 성곽의 도시’라는 의미가 있다고 합니다.
 

 
상설전시실로 발을 들여놓자 긴 터널이 나옵니다. 선사시대 살았던 사람들이 전시대에서 우리의 머나먼 과거로 초대합니다.
 

 
선사시대를 지나면 한 걸음 더 고성의 옛 모습들이 우리의 눈을 이끕니다. 농사가 시작된 청동기 시대의 유물들이 저 앞에서 우리를 붙잡고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청동기 시대를 지나면 박물관 오기 전 마주친 송학동 고분군의 주인공들 이야기가 조곤조곤 우리 귓가를 울립니다. 비록 재현품이지만 청동거울과 청동검을 비롯한 고분군에 묻혔던 유물들이 무덤 속 주인공들의 권세를 느끼게 합니다. 중국과 일본 사이에서 바다를 다스리던 해상 왕국의 면모가 드러납니다.
 

 
다시금 소가야로 배운 우리의 지난 역사를 돌아보게 하는 전시물이 있습니다. 삼국유사에 등장하는 소(小)가야로 우리는 알고 있지만 당시 사람들이 나라 이름을 스스로 작다고 낮춰 불렀을 리 없다며 2007년 고성군 거류면 굴식동방무덤에서 발견된 토기를 증거로 제시합니다. 토기에는 ‘古(옛 고)’가 새겨져 있습니다.
 

 
가운데 삼지창 모양의 장식과 큰 새 두 마리가 마주 보고 상하에 모두 42마리의 새가 새겨진 새 무늬 청동기는 중국 중원 문화권보다는 남조문화권과 관련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중국과 활발하게 교류한 증거겠지요. 큰 새의 깃털을 장례용으로 썼는데 그것은 죽은 사람이 새처럼 날아다니라는 뜻이다.”라는 『삼국지』 「위서 동이전」 변한에 관해 나오는 기록처럼 죽은 영혼을 천상으로 인도해달라는 바람이 아닐지 싶습니다.
 

 
송학동 고분군 축조 방법을 엿본 뒤 고성 사람의 삶과 죽음을 만납니다. 고성 양반 구상덕이 쓴 <승총명록>이라는 일기 덕분입니다. 덩달아 진양 정씨가의 형제 재산 분배 방식과 내용을 문서로 남긴 <정씨동생화회문기>는 양반 사족의 경제력과 재산 분할 과정을 상세하게 알려 줍니다. 재산 상속으로 다투는 현대의 좋은 본보기가 될 듯합니다.
 

이들 곁을 지나면 다시 한번 고대 해상 왕국이었던 고성의 모습을 축소한 전시물이 눈길과 발길을 붙잡습니다.
 

고대 해상 왕국을 뒤로하고 나오면 180도 실감 영상관이 나옵니다. 4분여 실감 나는 영상물을 만납니다. 상설전시실을 나오면 입구에서 올려다본 가야 무사 조형물이 나옵니다. 지나면 이 지역 독립운동가 백초월 스님을 조명하는 전시물이 나옵니다.
 

 
백초월 스님 전시물을 지나면 고성 송학동 고분군 유네스코 세계유산 지정을 축하하는 가야유물 특별전 <고분, 다시 가야를 잇다>는 특별전이 나옵니다.
 

 
더 강력한 중앙집권화를 이룬 주변 다른 동아시아 국가와 공존하면서도 정치적으로 연맹체계를 유지했던 독특한 동아시아 고대문명에 대한 특출난 증거이다. (가야 고분군은) 동아시아 고대문명의 다양성을 보여주는 중용한 증거라는 점에서 탁월한 보편적 가치가 인정된다라는 세계유산위원회의 등재 이유를 전시물들은 일러줍니다.
 
박물관을 나서 다시금 고분군을 걷습니다. 죽은 자는 말이 없지만 그들이 남긴 유물들이 오늘날 우리에게 당시 사람들의 생각을, 생활을 들려주는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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