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이야기

통영맛집-훈이시락국

에나이야기꾼 해찬솔 2024. 4. 30.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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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 안에서 통영 바다가 녹아내리는 맛- 통영시락국

 

 

통영은 바다를 품은 맛 있는 도시입니다. 한려수도 바다가 우리에게 토해내는 깊은 맛이 한둘이 아니지만 시락국(시래깃국)은 바다에서 파도를 헤쳐가며 어선에서 고기잡이 나섰던 어부들의 허기진 배를 채웠던 어부들의 고단한 삶을 통영의 맛이기도 합니다. 시래깃국을 여기 통영 사람들은 시락국이라 합니다. 통영시락국 맛집들은 여럿 있습니다. 특히 서호시장에 많습니다. 그중에서도 오늘은 훈이시락국을 찾았습니다.

 

서호시장으로 간다는 것은 통영 앞바다를 보러 간다는 말과도 일치합니다. 서호시장 앞에는 통영연안여객선 터미널이 있습니다. 통영 앞바다 섬들을 이어주는 여객선들이 오가는 까닭에 늘 설렘과 활기가 넘치는 곳입니다.

 

 

서호시장으로 걸음을 옮기면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강구안 중앙시장과 또 다른 전통시장의 풍경이 펼쳐집니다.

 

 

큰 길가에서부터 장어시락국이며 꿀빵 등 통영을 기억하는 맛있는 음식들이 우리의 침샘을 자극합니다.

 

 

찾은 시각은 오후 3. 장이 파한 듯 고요합니다. 해산물이 들어오는 시간을 훌쩍 넘긴 시간이라 시장은 적막합니다.

 

 

시장 내 씨줄과 낱줄처럼 엮여있는 골목으로 접어들었습니다. 저만치에서 오늘 찾아가려고 정해준 훈이시락국이 보입니다.

 

 

입구에 들어서자 '' 모양으로 테이블이 이어진 식당이 펼쳐집니다.

 

 

물론 입구 한쪽에는 뷔페식처럼 여러 음식이 놓여 있습니다. 달걀말이부터 콩나물, 장아찌, 나물, 섞박지 등 16종류가 넘는 반찬이 간택을 기다립니다. 찾은 이들이 접시에 자신이 먹을 반찬을 골라 담습니다. 반찬은 리필이 됩니다. 다시 그릇에 담아오면 그만입니다.

 

 

이곳에서는 주문이 따로 없습니다. 1, 2명 그뿐입니다. 메뉴는 시락국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뷔페식처럼 접시에 먹을 반찬을 골라 자리에 앉으면 밥이 먼저 나옵니다. 밥에는 노란 기장쌀을 함께 섞은 밥이 나옵니다. 약간 무릅니다.

 

 

밥이 나오고 5분 정도 뒤 시락국이 나옵니다. 정구지(부추)와 김이 국 위에 올려져 있습니다. 손질하고 난 뒤의 장어 대가리를 곰탕처럼 푹 고았습니다. 뭍사람들이 먹는 씨래기국과 달리 바다의 맛이 어우러져 있는 국물은 깊습니다. 끈적끈적 달라붙습니다. 통영 바다의 깊은 맛이 입안에서 녹아내립니다.

 

 

세월만큼 깊고, 기억만큼 친숙한 맛입니다. 국물을 한 술 떠먹으면 입에서 절로 만족스러운 감탄사가 입에서 터져 나옵니다.

 

 

마지막으로 뚝배기를 두 손으로 받들어 마저 털어 넣습니다. 온몸과 마음에 바다가 녹아 내려 한 몸을 이룹니다. 텅 빈 뚝배기와 달리 내 안은 바다로 가득 채웠습니다.

 

 

잘 먹었습니다~” 인사하고 나가는 데 주인아주머니는 내게 요구르트 하나랑 사탕 하나는 건네줍니다. 덩달아 입꼬리는 올라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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