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독립운동기념관

천안독립운동기념관? 밀양독립운동기념관!!!

 

독립기념관을 간다니 다녀오는 길에 천안 호두 과자를 사오라고 합니다. 그런데 저는 천안 호두과자를 사올 수 없습니다. 독립기념관이 천안에만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밀양에도 있습니다. 밀양독립운동기념관.

 

일제강점기 항일 독립투쟁 과정에서 밀양인이 남긴 발자취를 살펴볼 수 있는 곳이 밀양 독립운동기념관입니다. 영남지방 최초로 일어난 3.13 밀양 만 세 의거를 비롯해 의열단 투쟁의 역사 등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찾은 날은 아쉽게도 밀양시립박물관 앞 광장 조성 사업으로 공사 중이라 정문을 이용할 수 없었습니다.

정문이 아니라 장애인 주차장에서 엘리베이터와 계단을 이용해 박물관을 둘러볼 수 있습니다. 이런 불편 때문인지 4월 4일부터 5월 31일까지(공사 따라 기간 연장될 수 있음) 관람료가 일시 면제되고 있습니다.

 

여느 시립박물관처럼 화석전시관을 비롯해 역사실,민속실 등을 둘러보며 밀양의 역사와 문화를 알 수 있습니다. 여기에 덧붙여 1+1처럼 독립운동에 관한 역사를 살필 수 있는 공간이 독립운동기념관입니다.

 

독립기념관 전시실 앞에는 제단이 놓여 있습니다. 독립운동에 매진한 넋을 잠시 기릴 수 있습니다.

 

전시실에 발을 들여놓자 충절의 성지에서 독립운동의 요람으로 변신한 밀양의 항일 독립운동 역사가 우리에게 말을 건넵니다.

 

민족 모두가 참가한 3.1운동은 꽁꽁 얼어붙은 땅 밑의 냇물이 봄을 향해 내달린 것과 같습니다. 우리 대한민국의 3.1운동과 더불어 밀양 3.1운동을 중심으로 독립운동을 알아가는 전시물들이 눈길과 발길을 이끕니다.

고종의 장례식에 갔다 돌아온 윤치형, 윤세주 등은 3월 13일 장날 만세 시위를 전개하기로 하고 밤새워 등사판으로 수백 장의 독립선언서를 찍고 부녀자들은 태극기를 만들었습니다. 3월 13일 밀양시장과 밀양공립보통학교 앞 큰길 등지에서 만세 시위가 들불처럼 활활 타올랐습니다.

 

재현한 모형 전시물에서 그날의 함성이 울려 퍼지는 기분입니다. 3.1만세 운동은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밀양의 독립운동의 힘찬 출발이기도 합니다.

밀양 독립운동 연표가 시간 속으로 우리를 이끕니다.

 

독립운동 연표를 지나면 본격적으로 독립운동을 향한 밀양인들의 열정이 나옵니다.

먼저 일제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든 밀양경찰서 폭탄 투척 의거를 재현한 모형 전시물이 나옵니다.

맞은편으로는 무장 항일 운동 단체인 의열단의 자료들이 우리의 눈길과 발길을 이끕니다.

 

마치 2015년 영화 <암살>에서 조승우가, 2016년 <밀정>에서 이병헌이 연기한 의열단장 김원봉을 비롯한 의열단원들의 항일 투쟁사가 펼쳐집니다. 영화<암살>처럼 조승우가 “나 밀양 사람 김원봉이요” 헸던 대사처럼 우리에게 김원봉 선생이 다가와 당시의 투쟁을 들려줄 듯합니다.

 

밀양지역 독립운동가들의 사진과 이름이 다시금 우리의 눈길과 발길을 붙잡습니다. 잊지 말아야 할 게 한둘이 아니지만, 어찌 이들을 잊겠습니까?

 

전시물 끄트머리에는 밀양 항일 운동의 연대기와 인물이 시간순으로 우리에게 알려주듯 다가옵니다.

 

전시실을 나오면 다양한 태극기 문양을 체험해볼 수 있습니다.

박물관을 나오면, 공사 때문에 바로 나올 수 없어 에둘러 앞쪽으로 돌아가면 밀양 독립운동가 추모 동상인 <선열의 불꽃(변건호 작)>이 우리의 눈길과 발길을 이끕니다.

 

사진 또는 초상화가 없어 흉상 제작이 어려운 백운하, 손경헌, 오학성을 제외한 애족장 이상 서훈받은 34명과 밀양지역 독립운동의 선구자 전홍표, 의열단장과 조선의용대 대장 등을 지낸 김원봉 등 36명의 흉상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뜨거운 선열의 피 천지간에 타오르며 절망과 어둠의 벽을 녹여내고 마침내 밝은 빛을 뿜어내니, 아! 강산은 생명의 꽃, 피워내고 슬픔은 핏물 씻어 흘러갔다. 혼백은 한 마리 새가 되어 영겁을 지켜본다. 잊지 말자. 칠흑 같은 그 시절, 그 아픔. 다시는 이 땅에 이런 일이 없으리라. 동방의 붉은 햇살 인류평화 선봉이 되어 무궁한 번영의 터전 이룰 것을 마음 굳게 다짐한다.”라고 작품을 만든 홍익대 미술대학 변건호 교수의 글이 우리의 다짐을 대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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