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찬솔일기

별주부전 전설이 깃든 섬의 슬픔

에나이야기꾼 해찬솔 2011. 4. 28.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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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직장 동료들과 엠마우스로 경남 사천 서포면 비토리, 일명 별주부전의 전설이 깃든 곳으로 다녀왔습니다. 아름다운 풍광과 함께 한 이곳은 굴양식으로 유명해 12월이면 굴을 채취하고 그것을 먹기 위해 많이들 오는 동네입니다.

(해찬솔일기 참조http://blog.daum.net/haechansol71/149)

 

 

이처럼 순박한 동네 너머에는 현대에 지을 수 없는 멍에가 숨어 있습니다. <비토리 한센인 학살사건>입니다. 한센인들이 비토리(당시 섬)에 정착해 새로운 터전을 마련하려고도 하는데 지역주민들이 극심한 반대에 부딪힙니다. 결국 경찰과 관공서의 비호아래 <학살>이 자행되어 많은 한센인들이 죽임을 당했습니다.

 

-조창원 作, 비토리학살사건 기록화

 

아래는 한센병력자로 당시 현장에서 가까스로 목숨을 구한 강모씨의 증언입니다. (주간 동아 2005년 2월 8일자 참조)

"1967년 9월의 일이구먼. 경남 삼천포 영복농원에 모여 살던 한센병력자 40명이 삼천포 앞바다의 비토리섬을 개간하려고 했어. 어떻게든 먹고살기 위해서였지. 그런데 어느 날 옆동네 주민들이 낫과 대창을 들고 몰려왔어. 우리들이 큰 천막에 숨자 화가 난 주민들은 그곳에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질렀지. 매캐한 연기에 질식하거나 모진 매질에 죽어간 사람이 20명은 족히 넘어. 나는 가까스로 배를 타고 도망을 쳐 목숨은 건졌지만 아직도 매질 후유증에 시달려. 머리에 검은 상처가 사라지지 않는구먼. 보상받았냐고? 누가 그 사건에 책임을 지겠어.”

한센인 아니 당시에는 문둥이, 나환자라 불렸던 이들에 대한 무지와 편견에서 오는 차별이 엄청난 재앙을 불렀지요.

 

아름다운 경치 속에 숨겨진 슬픈 과거.과거를 바꿀 수 없지만 미래는 우리 손에 있다고 휴 화이트는 말했듯이 이제 더이상의 주홍글씨가 없기를 기원합니다.

 

한센병은 완치가 가능한 피부질병입니다. 유전되지도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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