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이야기

하동 가볼만한 곳-하동 호국공원

에나이야기꾼 해찬솔 2020. 1. 7. 06:30
728x90



잊지말아야할 현장을 가다-하동 호국공원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는 나태주 시인의 <풀꽃>처럼 자세히 보아야 보이는 곳이 있습니다. 진주에서 하동으로 넘어가는 옛 길을 따라 가다 적량면에서 읍내로 들어가는 초입에 있습니다. 하동읍내 들이 넉넉하게 다가오는 길가 한편에 위치한 하동 호국공원입니다.

 

찾은 날은 추모비 위로 햇살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습니다. 햇살을 안으며 아담한 공원으로 다가서자 붉은 핏덩어리 같은 동백이 먼저 반깁니다. 활활 불꽃처럼 살다간 이들의 넋을 기리는 모양새입니다.

 

동백꽃에서 다시 고개를 돌리자 참전전우기념비를 호위하듯 해병대 상륙장갑차와 군함 포함이 보입니다.

 

다가서자 계동전투 무명용사 영현비가 발걸음을 이끕니다. 6·25 전쟁 당시 육군 총참모장을 지낸 채병덕 장군이 전사할 정도로 치열했던 하동 계동전투 참전 용사들의 넋을 위로합니다.

 

참전전우기념비에는 잊지 못할, 잊을 수 없는 이들의 이름이 하나하나 새겨져 있습니다. ‘조국과 민족을 위해 혁혁한 공훈을 세운 우리 하동의 위대한 용사들을 잊지 않고 자손만대에 그들의 정신을 기리고자 여기 새 둡니다.’는 글귀를 따라 찬찬히 걸었습니다. 고마움과 감사한 마음이 샘솟습니다.

 

옆으로 고 채병덕 장군 전사비와 계동전투에서 산화한 미군을 기리는 비가 나란히 있습니다.

 

계동전투는 한국전쟁 초기인 727일 채병덕 장군이 이끄는 영남지구편성관구사령부가 미 24사단의 일부 병력과 협동해 호남의 남해안을 거쳐 하동을 우회 침공하는 북한군과 맞서 싸우다 채 장군을 비롯한 국군 100여명과 미군 313명이 산화한 전투입니다.

 

기념비 옆으로 <하동골에서>라는 미강 정순영의 시가 새겨져 있습니다.

섬진강/오백리/하동골에는//산새가/울어서/꽃을 피운다.//보고픈/고향 친구/누이동생이//세상사람/시샘 끝에/산에 들어서//꽃 피우는/산새가/되었나보다//~어느새/하동골에/꽃은 지리라//’

 

마음을 촉촉이 적십니다. 가을의 흔적을 굳건히 붙잡고 있는 은행나무가 바람 한 점에 황금을 뚝뚝 떨굽니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