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이야기

하동 가볼만한 곳- 하동 공옥대

에나이야기꾼 해찬솔 2019. 10. 1.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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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 공옥대에 깃든 전설 속 지혜에 삶의 활기를 되찾는다

 


 <공옥대 세금> 전설이 깃든 하동 옥종면 공옥대(拱玉臺)

 

땀으로 샤워하는 여름의 절정. 몸과 마음이 여름에 기운 뺏겨 힘겨운 요즘, 여름 속 일상을 벗어나고 싶었습니다. 전설과 역사가 깃든 곳을 찾아 일상탈출의 즐거움을 담으러 하동 옥종면 공옥대를 찾았습니다.

 


하동 옥종면 병천교

 

산과 들은 온통 불볕더위에도 아랑곳하지 열매를 살찌우느라 바쁜 요즘입니다. 그들 사이를 지나면 생명의 기운을 온전히 느껴집니다. 내린 비 덕분에 물살도 덩달아 바쁘게 흘러갑니다. 물살의 속도와 달리 마음은 오히려 넉넉합니다.

 


하동 옥종면 공옥루와 남명 조식 선생 제자 24현 추모비

 

원혜마을에서 병천교 건너자 오른쪽에 개울가에 따라야트막한 언덕이 나옵니다. 언덕은 공옥대(拱玉臺)입니다. 옆으로 비석과 정자가 나옵니다. 목조 기와지붕의 정자에는 공옥루(拱玉樓)라 적혀 있습니다. 2015년 복원한 남명 조식(1501~1572) 선생의 제자들이 학문을 닦던 공옥루입니다.

 


하동 옥종면 공옥루

 

배운 바를 실천하는 선비의 표상이었던 남명 선생의 제자 24현이 유계(儒契)를 조직해 선생의 고고한 정신과 학덕을 기리고 시회와 강학을 하던 곳이라고 합니다. 정자에 올라 감회를 느끼고자 합니다만 하천의 범람을 막기 위한 둑이 시야를 가립니다.

 


하동 옥종면 공옥루에서 바라본 풍경. 하천의 범람을 막기 위해 쌓은 둑 때문에 시야를 가려 아쉽다.

 

정자를 나와 마을 쪽으로 걸어가자 공옥대로 올라가는 길이 나옵니다. 쉽게 올라가는 계단이 만들어져 한걸음에 올랐습니다. 정상부에도 공사 중입니다. 한쪽에 공옥대 24현 흔적을 알리는 적은 비가 서 있습니다. 아마도 이곳에 정자가 들어선다며 주위 풍광을 넉넉하게 안을 수 있을 듯합니다.

 


하동 옥종면 공옥대 정상부로 올라가는 길. 찾은 날은 계단 공사가 한창이었다.


정상부에서 주위를 둘러보자 공옥대에 얽힌 전설이 떠오릅니다.

 


하동 옥종면 공옥대 정상부. 새 단장을 위해 공사 중이다.

 

하동군에서 발행한 내 고장의 맥등에 따르면 옛날 옛적 공옥산은 전라남도 순천에 속해 있었다고 합니다. 매년 순천에서 관리를 파견 공옥대 세금을 받아갔다고 합니다.

 

어느 날 동네 소년이 지혜를 발휘해 세금을 내기 어려우니 공옥대를 도로 순천으로 가져가라고 세금 징수 관리에게 말합니다. 관리는 밧줄로 공옥산을 묶어주면 도로 가져가겠다고 했답니다.

 


하동 옥종면 공옥대에서 바라본 병천리 들녘.

 

소년과 동네 어른들이 힘을 모아 공옥대 윗부분을 밧줄로 묶고 끈을 관리에게 쥐여주자 밧줄을 놓고 말을 타고 줄행랑을 쳤다고 합니다. 이후로 세금을 받으러 오지 않았다고 합니다.

 

공옥대 세금을 내야 하는 부당함을 소년이 지혜로 해결했다는 이야기에 오늘날도 우리는 소년이 지혜가 필요하지 않는지 궁금합니다.

 


하동 옥종면 공옥대 한쪽에 있는 공옥루와 남명 조식 선생 제자 24현 추모비.

 

여름을 머금은 공옥대에서 역사와 전설이 깃든 지혜 덕분에 삶의 활기를 되찾습니다. 일상탈출의 묘미를 온전히 느낀 하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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