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임호산 흥부암
봄이면 모든 산은 초록빛으로 물들입니다. 초록 세상의 길목마다 사람들은 들과 산으로 초록과 하나 되려 즐겨 찾습니다. 슬며시 다가온 봄이 스리슬쩍 가버릴지 몰라 김해가 내려다보이는 임호산에 자리 잡은 흥부암을 찾았습니다.
김해 임호산 흥부암으로 가는 길
호랑이가 웅크리고 있는 모양새라는 임호산(林虎山) 꼭대기 가파른 자리에 있는 김해를 흥하게 한다는 절, 흥부암(興府庵)으로 한달음에 승용차로 올라가기 미안해 산 아래에 차를 세웠습니다.
김해 임호산 흥부암으로 가는 길은 가파르다. 숨을 고르듯 뒤돌아 보면 김해 시내가 내려다보인다.
산으로 가는 길은 가파릅니다. 몇 번의 굽이굽이 돌아가는 길을 걸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올라가는 가판은 길에서 뒤돌아보는 김해 시내는 미세먼지에 찌든 잿빛입니다.
김해 임호산 흥부암으로 가는 구불구불 한 길 옆으로 나무들이 양산처럼 서서 햇볕을 가려준다.
시멘트 길이지만 좌우에 서 있는 나무들은 뜨거운 햇볕을 가려주는 양산을 대신합니다. 숨이 가쁩니다. 급할 것도 없는 까닭에 저만치에서 들숨을 깊이 들이쉽니다.
김해 임호산 흥부암으로 가는 길은 연두와 초록의 고운 빛이 내려 앉았다.
연두와 초록 사이의 고운 빛이 덩달아 함께 가슴 깊이 들어오는 기분입니다. 임호산에는 벌써 봄이 농익고 있습니다. 초록 세상의 일원이 되었다는 생각에 몸과 마음은 저 아래와 달리 개운합니다.
김해 임호산 흥부암 입구 주차장. 주차장 끄트머리는 임호산 남쪽 둘레길로 이어져 있다.
절 입구에 이르자 주차장이 있습니다. 주차장 끄트머리는 임호산 남쪽 둘레길과 이어져 있습니다.
김해 임호산 흥부암 입구에는 절 내력 등을 적은 안내문이 절의 지나온 시간을 들려준다.
절 입구에는 내력과 절에 관한 안내문이 붙어 있습니다. 가락국 수로왕 때(서기 48년) 장유화상(長遊和尙)이 도성의 흥성을 빌기 위해 세운 사찰이라고 합니다. 오랫동안 폐사되었다가 조선 순조 때 중건해 오다 1985년 화재로 전소되었다가 다시금 1989년 복원, 오늘에 이른다고 합니다.
김해 임호산 흥부암은 가락국 수로왕 때(서기 48년) 장유화상(長遊和尙)이 도성의 흥성을 빌기 위해 세운 사찰이라고 한다.
한 가지 소원을 꼭 이룬다고 합니다. 덩달아 숨을 가다듬고 소원 하나를 떠올리며 경내로 한 걸음 한 걸음 옮겼습니다.
김해 임호산 흥부암 대웅전으로 가는 길은 건물 아래를 지나야 한다.
입구도 가파른 계단 길입니다. 하지만 “오늘은 어제의 생각에서 비롯되었고 현재의 생각은 내읠 삶을 만들어 간다. 삶은 이 마음이 만들어 내는 것이니 순수하지 못한 마음으로 말과 행동을 하게 되면 고통은 그를 따른다. 수레의 바퀴가 소를 따르듯”이라는 법구경 구절이 적힌 걸개그림이 위안을 줍니다.
김해 임호산 흥부암 대웅전으로 가는 길은 건물 아래를 지나야 하는데 천상의 여인들이 그려져 있다.
법구경 구절을 떠올리며 몇 걸음을 더 옮기면 건물 아래가 나옵니다. 건물 아래를 지나야 대웅전으로 향하게 되어 있습니다. 가쁜 숨을 쉬며 올라오는 저를 부처님이 저만치에서 반깁니다. 천상의 선녀가 비파를 들고 응원을 합니다.
다시 두어 걸음 옮기면 머리 바로 위로 천상의 천인들이 하늘하늘하는 옷을 입고 연꽃을 흩뿌리거나 피리는 부는 그림이 나옵니다. 속계에서 선계로 들어서는 기분입니다.
김해 임호산 흥부암 대웅전으로 가는 길은 건물 아래를 지나면 돌기둥이 된 문이 나온다.
계단이 끝나자 돌기둥을 세운 문이 나옵니다. 문 뒤에는 가락성지(駕洛聖地)와 임호산 흥부암이라는 글이 새겨져 있습니다.
김해 임호산 흥부암 대웅전
문을 지나면 가파른 절벽 아래로 대웅전이 나옵니다.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연등이 알록달록 고운 빛을 드러냅니다.
김해 임호산 흥부암 대웅전에 모셔진 부처님과 보살상
김해 임호산 흥부암 대웅전에 모셔진 석조보살좌상은 순박한 시골 농부의 얼굴로 앉아 있다.
문을 열고 안에 들어갔습니다. 간절한 기도를 올리는 아주머니의 모습이 아주 경건합니다. 석조보살좌상이 순박한 시골 농부의 얼굴로 앉아 있습니다. 조선 시대 불상으로 석가모니 부처의 오른쪽에 서는 보살상이라고 합니다. 인자한 석조보살좌상 덕분에 편안하게 저도 예를 올렸습니다.
김해 임호산 흥부암 삼성각에서 바라본 김해 시가지
대웅전을 나와 삼성각으로 걸음을 옮겼습니다. 삼성각 주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봅니다. 여전히 김해 시내는 미세먼지에 뿌옇습니다. 그곳과 별천지인 듯 이곳은 초록빛과 함께 맑은 기운이 감돕니다.
김해 임호산 흥부암 삼성각 문 앞에는 간절한 바람을 품은 사람이 신고 온 신발이 가지런히 놓여 있다.
삼성각 문 앞에는 신발이 가지런히 놓여 있습니다. 어떤 간절한 바람이 함께하는지 모르겠지만 저 역시 소원을 빌고 나왔습니다.
김해 임호산 흥부암으로 찾아 가는 길은 농익는 늦봄. 산의 봄기운을 마중하러 가는 시간이었다.
농익는 늦봄. 산의 봄기운을 마중하러 가는 시간이었습니다. 가파른 구불구불한 산길을 올라 새소리, 바람 소리에 초록빛으로 샤워한 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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