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이야기

하동 가볼만한 곳-선비들 지리산 유람 일번지-하동 섯바위

에나이야기꾼 해찬솔 2019. 4. 24.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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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비들이 지리산 유람에 나서면 꼭 들렀다는 하동 섯바위(삽암,모한대)

 

봄이 익어갑니다. 어디를 걸어도 봄 내음이 밀려오는 요즘입니다. 연둣빛으로 내려앉은 봄은 사람 마음을 싱숭하게 만듭니다. 조선 시대 선비들은 몸과 마음을 다잡기 위해 지리산 유람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옛 선비들이 지리산 유람에 나설 때 맨 먼저 들른 곳이 하동 삽압(모한대)입니다.

 


하동 섯바위로 가는 길은 도로 확장 중이라 접근이 쉽지 않다.



하동 최참판댁 들어가는 길목 슬로시티 하동 악양이라는 이정표 뒤에 섯바위가 있다.

 

하동 최참판댁으로 들어가는 입구는 도로 확장 공사가 한창입니다. 근처에 차를 세웠습니다. 공사 중이라 슬로시티 하동 악양이라 적힌 커다란 이정표도 눈에 잘 띄지 않습니다.

 


하동 섯바위에 관한 안내판과 섯바위(삽암,모한대)와 관련 없는 비석 2

 

이정표 옆으로 비석 2개와 안내판 하나가 서 있습니다. 안내판은 섯바위(鍤巖삽암) 이야기를 적어 놓고 있습니다.

 


하동 섯바위에 관한 안내판

 

삽암(鍤巖)은 꽂힌 바위라는 뜻인데 이곳 주민들은 섯바구라고도 하고 선바위라고도 부릅니다. 옛날부터 섬진강을 오가는 나룻배가 다닌 곳입니다. 고려 무신정권 때 한유한(韓惟漢)이 처자식을 이끌고 와서 은거하며 낚시로 소일하던 곳이라 합니다. 후에 임금이 대비원녹사(大悲院錄事)라는 벼슬을 내리기 위해 신하를 내려보내자 창문으로 도망쳐 버렸다고 전합니다.

 


하동 섯바위 근처에서 내려다본 섬진강

 

남명(南冥) 조식(曺植,1501~1572)이 지리산 유람 기록을 담은 <유두류록(遊頭流錄)>에 삽암과 한유한의 삶을 기록하면서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하동 섯바위는 고소성에서 내려다보면 꽂힌 바위라는 것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고 한다.

 

남명은 기행문에서 잠깐 사이에 악양현(岳陽縣)을 지나고, 강가에 삽암(鍤岩)이라는 곳이 있었는데, 바로 녹사(錄事) 한유한(韓惟漢)옛집이 있던 곳이다. 한유한은 고려가 혼란해질 것을 예견하고 처자식을 데리고 와서 은거하였다. 조정에서 징초하여 대비원(大悲院) 녹사로 삼았는데, 하룻저녁에 달아나 간 곳을 알 수가 없었다. ! 국가가 망하려 하니 어찌 어진 사람을 좋아하는 일이 있겠는가. 어진 사람을 좋아하는 것이 착한 사람을 선양하는 정도에서 그친다면 섭자고(葉子高)가 용을 좋아한 것만도 못하니, 나라가 어지럽고 망해가는 형세에 보탬이 되지 않는다. 술을 가져오라고 하여 가득 따라놓고 거듭 삽암을 위해 길게 탄식하였다.” 라고 적었습니다.

 


하동 섯바위 근처는 섬진강을 벗하며 산책하기 좋은 산책로가 있다.

 

남명은 이곳에서 부조리한 시대에 맞선 한유한에게 자신의 모습을 보았을 것입니다. 이후 선비들이 지리산 유람에 나서면 이곳에 들러 한유한과 남명을 떠올리며 자신이 걸어가야 할 처사의 삶을 다잡을지 모릅니다.

 


하동 섯바위 근처에서 바라본 섬진강에서 오리 떼가 유유자적하는 평화롭게 노닌다.

 

섬진강에서 올려다보면 바위 끝에 모한대(慕韓臺)’라는 세 글자가 새겨져 있습니다. 악양 사람 이세립(李世立)이 한유한의 절개를 사모해 이곳에 새겼다고 합니다. 바위에서는 바로 아래가 잘 보이지 않습니다.

 


 하동 섯바위에서 섬진강으로 내려가는 길.

 

강으로 걸음을 옮겼습니다. 강으로 가는 길에 전망 쉼터가 나옵니다. ‘진강 100리 테마 로드라는 둘레길에는 전망대가 있습니다.

 


하동 섯바위 근처 전망 쉼터



하동 섯바위 아래 전망대

 

전망대 앞에는 '섬진강 기갑사단이라는 정연홍의 시가 적힌 선간판도 있습니다. 탱크를 보았다/ 새벽녘, 기갑사단/ 강물을 끌고 내려오고 있었다/집게발 포신 치켜세우고/팡팡 물대포를 쏘며/ 머리통 내밀어 눈알 부라린다/ 각진 등딱지에 달린 철갑 이빨은/ 오래전 시간을 다듬어/ 물컹물컹 씹고 있다//~’

 


하동 전망쉼터 그림 안내판



하동 섯바위에서 내려다본 섬진강. 강물이 들고나며 만든 모래밭 곡선이 아름답다.

 

기갑사단 같은 집게발을 든 게들은 보이지 않고 오리 떼가 한가로이 오가며 산책 중입니다. 강물이 들고나며 만든 모래밭 곡선이 아름답습니다.

 


하동 섯바위(삽암,모한대)는 주위 수풀이 앞을 가려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마음마저 씻어주는 주위 맑은 풍경에 몸과 마음은 이미 개운해진다.

 

모한대라 적힌 바위 근처에 이르렀지만, 위 수풀이 앞을 가려 제대로 보이지 않습니다. 글자가 보이지 않으면 어떻습니까. 마음마저 씻어주는 맑은 풍경에 몸과 마음은 이미 개운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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