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이야기

서울 남산? 아니, 창원 남산! 을 걷다

에나이야기꾼 해찬솔 2018. 11. 7. 06:30
728x90


 

여름이 지나간 자리를 노랗고 빨갛게 물들이는 가을 내음에 가만히 있을 수 없습니다. 멀리 갈 것도 없습니다. 창원 도심 한가운데에도 가을바람 솔솔 불어옵니다. 서울 남산이 아니라 햇살이 멈추고 바람이 머물다가는 창원 남산을 걸었습니다.

 


창원 서상동 남산공원 입구

 

서상동 창원여중 옆을 지나 산자락으로 접어들자 며칠 전 끝난 남산상봉제 행사를 밝혔던 등이 먼저 반깁니다.

 

남산상봉제(昌原南山相逢祭)

매년 추석 다음 토요일과 일요일 창원시 서상동 남산공원에서 열리는 축제이다. 옛날 가을걷이가 끝난 뒤 그동안의 고생을 위로하고 풍성한 수확을 할 수 있었던 것을 감사했던 행사를 1998년부터 재현해오고 있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천천히 걸었습니다. 지압보도를 따라 산으로 올라가는 시민들도 보입니다. 20m 가량 올라가면 일주문(一柱門)이 나옵니다. 문을 지나자 높이 108m의 구릉인 남산의 정상이 나옵니다.

 


창원 남산공원 일주문

 

창원대도호부연혁비(昌原大都護府沿革碑)가 먼저 반깁니다. 비 주위에는 창원대호부의 관할 구역 등이 새겨진 지도 네 개가 새겨진 돌이 호위합니다. 비는 창원 역사가 시작된 유래를 들려줍니다.

 


창원 남산공원에 있는 창원대도호부연혁비(昌原大都護府沿革碑)

 

어느 쪽으로 걸어도 좋지만 솔향이 좋아 오른쪽으로 향했습니다. 정이품송 후계목이 알은체합니다.

 


창원 남산공원에 있는 정이품송 후계목

 

편백들이 하늘을 가리고 시원한 그늘과 함께 맑은 기운을 쏟아냅니다. 잠시 긴 의자에 앉자 편백향에 취했습니다. 편백 곁을 떠나자 하늘이 그대로 뻥 뚫린 언덕이 나옵니다. 청동기시대에서 삼한시대에 걸쳐 형성된 마을유적지가 나옵니다.

 


창원 남산공원 정상에 있는 청동기시대에서 삼한시대에 걸쳐 형성된 마을유적지 중 환호 유적.

 

남산공원에서는 먼 과거와 오늘이 아무렇지 않게 공존합니다. 마치 옛사람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기분입니다. 과거를 지나 오늘을 넘어 다가올 시간을 잠시 그려봅니다.

 


창원 남산공원을 산책하는 시민

 

유적지 한가운데에 안락의자가 나옵니다. 가을 햇볕이 따사롭게 그대로 내리꽂힙니다. 햇살 샤워하기 딱 입니다.

 


창원 남산공원에는 햇살 샤워 하기 좋은 안락의자가 있다.

 

유적지 주위 숲속에는 운동하는 시민들로 북적입니다. 남산은 야트막하지만, 숲은 깊습니다. 산 아래 <고향의 봄 도서관>을 오가는 사람들을 따라 숲속에 몸을 맡겼습니다. 숲을 따라온 바람 한 점에 마음을 살포시 얹었습니다. 숲을 반원 그리듯 20여 분 걷고 다시 올라왔습니다.

 


창원 남산공원은 주위는 아늑한 숲속이다.

 

다시 창원대도호부연혁비가 있던 곳으로 가는 데, 마치 등 기댄 의자 같은 바위가 눈에 들어옵니다. 상봉암(相逢岩)입니다. 시원하게 바위에 등을 기대어 이야기꽃을 피우면 좋겠습니다.

 


창원 남산공원 숲속

 

통일염원비(統一念願碑)가 금방이라도 하늘을 향해 날아갈 듯 솟아 있습니다. 우리의 염원이 그만큼 간절하겠지요.

 

근처 분수대에 통합 이전의 창원 캐릭터 창이와 원이가 지구를 발 딛고 서로 반갑게 만나 이야기 나눕니다. 여기는 서로서로 그리워하기 좋은 곳입니다.

 


창원 남산공원 분수대에 있는 통합 이전의 창원 캐릭터 창이와 원이.

 

분수대를 지나 정상 가장자리로 가자 숲의 향내가 더욱 짙게 드리웁니다. 몸과 마음이 맑아지는 기분입니다. 숲 너머로 창원이 보이고 우리 삶이 밀려옵니다.

 


창원 남산공원 남산루(南山樓)

 

남산루(南山樓)에 올라 일상의 묵은내를 날려버립니다. 마음이 이끄는 대로 편안하게 걸을 수 있는 길. 오늘, 남산을 걸었습니다.

 


창원 남산공원에서 바라본 창원 시내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