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이야기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길을 걸었다- 산청 소남리 선사유적지

에나이야기꾼 해찬솔 2018. 4. 1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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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았다. 그저 너를 들에 비닐하우스만 햇살에 반짝일 뿐이었다.

 



 

소남리 마을회관 사이로 난 길을 따라 소남천을 따라 경호강 쪽으로 향했다.

 



 

비닐하우스 단지가 끝나는 부근에 이르자 낯선 이를 경계하는 개 짖는 소리만 조용한 정적을 깼다.



 

경상남도 기념물 제216호인 산청 소남리 선사유적이 모습을 드러냈다. 경호강가에 위치한 소남리 선사 유적은 ‘199512월부터 19993월까지 총 세 차례에 걸쳐 조사가 이루어졌다. 신석기와 삼한가야 시대에 사람이 살았던 주거지와 묘 등 다양한 유구 275곳이 확인되었다. 청동기 시대 주거지 가운데 10개의 주춧돌과 53개의 기둥, 45개의 벽기둥과 2개의 평형한 돌로 만든 화덕을 갖춘 길이 17.1m, 8.3m의 건물터가 발견되어 상당한 권력을 갖춘 정치집단이 존재하였음을 전해준다~’고 안내판은 나에게 일러준다.

 



 

선사 유적지에서는 신석기에서 가야시대에 이르는 석기를 비롯한 35천여 점의 다양한 유물이 출토되었다고 한다. 내 눈에는 그저 허허 들판이다. 영국의 역사학자 E.H 카는 역사란 현재와 과거 사이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했던가.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땅을 거닐었다. 과거와 현재의 끝없는 대화를 나누고 싶었다.

 

역사와 미래가 만나는 땅, 사적지는 모든 것을 비웠다. 아쉬움은 남는다. 안내판조차 없었다면 그저 버려진 땅으로 잊혀버릴지도 모르겠다.

 



들짐승이 파헤친 흔적이 무심하다. 강가에 이르러 폭신한 길을 햇살을 동무 삼아 걸었다.




 

강은 아름다운 자세로 진양호로 내달린다.

 



 

시선을 낚아채는 풍경이 강 너머에서 부른다.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광이 위안을 안겨준다. 그림 속을 걷는 듯한 재미가 쏠쏠하다.

 



 

다시금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길을 걸었다. 천 년 전 가야 시대를 넘어 삼한을 지나, 신석기를 꿰뚫어 지나는 현대를 사는 내가 거닌다는 생각에 짜릿했다. 땅에 담긴 역사를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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