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이야기

산청여행,마실가듯, 소풍 가듯 가볍게 나선 길-에너지를 얻다-산청 양수발전소 홍보관을 찾아

에나이야기꾼 해찬솔 2017. 3. 2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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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디로든 떠나야 할 때다. 바람 한 점에도 엉덩이가 들썩인다. 경남 산청 지리산 천왕봉으로 봄 맞으러 317일 길을 나섰다. 지리산대로를 가다 정해진 길을 벗어나고 싶었다. 산청 신천초등학교 못 미친 곳에서 왼편으로 꺾었다. 덕양교를 건너자 한국수력원자력 산청양수발전소가 먼발치에 나온다.

 

발전소 전력홍보관에 들어섰다. 천장에 구슬같이 둥근 스테인리스 공들이 여럿 매달려 있다. 그 아래에 풍력발전 날개 사이로 산청의 자연이 영상물로 나온다. 왼편에 산청 지역관이 나온다. 산청 자연의 환경과 각종 특산품을 한 곳에서 볼 수 있도록 꾸며져 찬찬히 걸으며 구경했다.

 

안내대 옆으로 전시실 1전기의 이동부터 5전시실 그린에너지까지 전기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들이 펼쳐졌다.

 

1866년 조선 말 실학자 혜강 최한기 선생이 신기천험을 편수하면서 Benjamin Hobson이 저술한 박물신편의 전기론을 전기라는 제목으로 수록하면서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전기라는 말이 등장했다고 한다.

 

양수발전소 모형도 앞에서 발전 과정을 톺아보았다. 양수발전은 수력발전의 한 형태로 심야에 남는 전기로 하부댐의 물을 높은 곳에 있는 상부 댐에 올려보내 저장한 뒤 전력 사용이 많은 주간에 상부 댐의 물을 하부댐으로 내려보내 수차를 회전해 발전하는 방식이다.

 

찬찬히 둘러보는데 양수발전을 가동해 블랙아웃을 막아라라는 게임도 나온다. 4명이 함께 참여해 경쟁하는 대전 게임으로 펌프를 돌려 공을 던지는 체험을 통해 양수발전의 원리를 이해하도록 돕는다.

 

다양한 발전 양식 등을 구경한 두 휴게실로 향했다. 북카페처럼 책을 읽으며 간단한 차 한 잔의 여유를 가질 수 있는 곳이다. 정수기에서 뜨거운 물을 받아 커피믹스를 타서 마시는데 창 너머로 연분홍빛 매화가 바람이 흩날리며 손짓한다. 밖으로 나가 은은한 매화 향을 들이마신다. 발아래 냉이들은 까치발을 돋은 듯 한껏 높이 솟구쳐 올랐다.

 

주차장을 가로질러 햇살이 내리꽂히는 원뿔 형상의 주탑으로 향했다



탑신의 맨 위에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상체는 사람이고 가슴 아래는 말인 켄타우로스가 드넓은 우주를 향해 활을 쏘는 자세로 있다.

 

탑 근처에는 잣냉이라고도 불리는 꽃마리들이 나 보란 듯 하늘하늘거린다. 꽃다지가 작은 돌 틈 사이로 노랗게 축포를 쏘았다. 저기도, 여기도



그러자 야멸차게 불었던 바람은 언제 그랬냐는 듯 부드럽게 뺨을 어루만진다. 건너편 대숲에도 바람이 인사를 하자 대나무들은 사각사각장단을 맞춘다.

 

정자에서 잠시 쉬는데 근처를 지나는 덕천강 물살 소리가 시원하다. 붉은 산당화 옆으로 난 울타리 너머로 고개를 내밀어 돌들 사이를 힘차게 헤치고 나가는 물을 보았다. 고인 물은 해맑다. 흐르는 물에 고민을 흘려보냈다. 겨우내 묵은 때를 씻어 보냈다. 햇살은 탐스럽고 공기는 맑고 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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