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아리

명문대 합격 펼침막은 반교육적 짓거리

에나이야기꾼 해찬솔 2015. 1. 10.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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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수능 시험이 끝나자 여기저기 합격자를 알리는 펼침막이 붙어 있다. 펼침막에는 유독 서울대가 제일 글자가 큼직 막하고 연세·고려대는 그 절반 정도의 크기다. 이외의 대학은 절반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 그것도 의대 등이 아니면 아무 대학 몇 명 외로 적히는 사례가 많다. 펼침막에서는 서울대학교 시작으로 대학들을 줄 세워 적고 있다. 추운 겨울에도 방학보충수업과 자율학습으로 등교하는 고등학교 정문에 대학 합격자 펼침막을 내건 이유가 자랑스러운 선배들을 본받자는 취지일까. 결코, 아니다. 이른바 명문대에 몇 명을 입학시킨 고등학교임을 드러내고 반교육적인 짓거리일 뿐이다.

 

학교 공부를 잘하는 능력은 우리가 가진 여러 가지 재능 중 하나다. 그럼에도 학교 공부 잘하는 능력 하나로 모든 것이 결정되어서는 안 된다. 그렇게 사람을 평가해서도 더더욱 안 된다. 학교 공부를 잘해서 명문대학에 진학한 사람은 소수다. 그러지 못한 다수는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다. 위화감을 조성한다. 오히려 대학을 줄 세워 학벌을 조장한다. 좋은 대학을 다니고, 보내기 위해 학생과 학부형들에게 사교육을 부추긴다. 대학이라는 간판과 겉만 보고 사람을 섣불리 판단하고 평가하도록 사회 분위기를 몰아가는 것이다.

 

교육은 능력자를 가려내는 과정이 아니다. 우리 사회는 그동안 학교 교육을 통해 성적과 학력으로 개인 능력을 가려내고 절대 평가했다. 대기업 다니거나 의사, 변호사 등 공부 잘했던 사람이 부와 명예, 권력을 독차지하는 것이 당연하다 여기기도 했다. ‘땅콩 회항사건은 일부 재벌 3세의 그릇된 만행만이 아니다. 일부 능력으로 사람을 대하는 그릇된 풍조는 제2땅콩 회항사건과 갑질이 언제든지 우리에게 일어나게 한다.

 

사회 구성원 누구도 단순히 특정한 능력이 모자라서 무시당하거나 모욕당해서는 안 된다. 구성원의 능력을 단순히 학업성적과 학력, 재력으로만 고정하지 말아야 한다. 모든 사람은 나름의 재능과 잠재력을 가진 고귀한 존재라는 것을 인식하고 바라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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