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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지손톱보다 작은 고구마 순을 직장 동료에게 받았다. 작은 접시에 옮겨 담은 녀석은 자줏빛 몸통에 초록빛 이파리 두 개를 띄웠다. 하찮다고 보잘것없다고 업신여길 까닭도 없다. 녀석은 온 우주의 기운을 받아 무럭무럭 자랄 태세였다. 불과 사흘이 지나자 잎은 더 커지고 더 푸르게 바뀌었다. 나는 녀석에게 ‘희망’이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다. 고구마는 굶주림에 허덕인 우리 조상님들에게 모진 목숨을 이어갈 수 있는 생명줄이었다. 이제는 내게 이 겨울 너머로 내게 용기를, 희망을 안겨 줄 거라 믿는다.
‘겨울에 안주하지 마라 / 마른 고목처럼, 식은 재처럼,
지나간 겨울처럼 굳어가지 마라/ 일상의 온기를 높여라
반드시 오는 봄을 상상하며‘ (「마흔의 서재」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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