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찬솔일기

바람 부는 날, 떠오른 시 한 편

에나이야기꾼 해찬솔 2013. 11. 19.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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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알렉산드르 세르게예비치 푸시킨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말라

슬픈 날에는 참고 견디라

즐거운 날이 오고야 말리니

 

마음은 미래를 바라니

현재는 한없이 우울한 것

모든 것 하염없이 사라지나

지나가 버린 것 그리움되리니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노여워하거나 서러워하지 말라

절망의 날 참고 견디면

기쁨의 날 반드시 찾아오리라

 

마음은 미래에 살고

현재는 언제나 슬픈 법

모든 것은 한순간 사라지지만

가버린 것은 마음에 소중하리라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말라

기쁨의 날 오리니

 

마음은 미래에 사는 것

현재는 슬픈 것

모든 것은 순간적인 것, 지나가는 것이니

그리고 지나가는 것은 훗날 소중하게 되리니

 

중고등학교 다닐때 시 한편 코팅한 책갈피가 유행이었다. 코팅한 받침도 있었고. 암울했던 시대와 힘던 중고등학교 시절에 위로 받은 시였다. 문득 바람 부는 날, 떠오른다.

러시아 대통령 방한과 함께 지난 13일 푸시킨 동상을 서울에 제막했다는 소식에 떠올리기도 했다.

20여 년이 흘러 중고교 시절의 시 한편이 내게 바람처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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