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 좋은 가족 외식 장소, 진주 갈빗집 월아
마치 중국집 같다. 중화요리집은 아니다. 중국만큼 크다. 도심에서 벗어나 외곽에 자리한 음식점과 카페가 대형화 추세를 따른 모양이다.
금산면에서 충무공동으로 가는 월아삼거리 근처에 있는 갈비집<월아>는 외관이 크다. 검은색 외관이 낯설다. 입구에는 사자상 한 쌍이 반긴다.
여기저기 분재가 놓여 식당 입구에서 눈길과 발길을 끈다.
작은 분수대는 솟구치는 물 사이로 홍학 한 쌍과 여인상이 있다. 감상하기에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홀은 넓고 천정은 깊다. 소리가 울리지만 기분 나쁠 정도는 아니다. 오히려 갑갑함이 없어 좋다.
이곳은 미국산과 호주산 소고기가 원재료다. 양념 소갈빗살B(3~4인분)를 시켜놓고 기다린다. 음식을 함께한다는 것은 식구가 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고기에 앞서 밑반찬 몇 가지가 차려 나왔다. 명아나물, 침샘을 자극한다.
초밥은 맵다. 작은 고추가 매운 게 아니라 여기 초밥이 맵다.
쌈무가 바람개비 형상으로 접시에 담겨 나와 덩달아 마음이 시원하다.
간장에 절인 숙주나물이 나온다. 낯설다.
드디어 기다리던 양념 갈비가 나왔다. 깊은 세월의 맛은 아니다. 소고기를 즐겨 먹지 않아 친숙한 맛은 아니다. 배의 허기짐을 채우고자 함은 더욱더 아니다. 그저 우리 가족의 즐거운 나들이에 부족함이 없이 함께할 수 있는 점심이면 족했다.
침샘을 자극하는 맛있는 소리가 여기저기에서 들린다. 고기가 익어간다. 고기가 입 안으로 들어오기 전에 벌써 침이 고인다.
한 점 집어본다. 한입 크게 넣고 씹는다. 알맞게 쫄깃하다. 육즙은 양념에 포위되어 아쉽다. 고기가 주는 졸깃한 맛에 더해 양념이 주는 맛은 덜하다. 배를 갈아 만든 양념은 고기와 따로 논다. 일부는 양념이 배어있지 않다.
아내와 둘째는 맛나다 하고 막내는 몇 젓가락으로 끝낸다.
고기를 간장에 절인 숙주나물에 싸 먹자 톡톡 튀는 듯 아삭한 나물에 고기 맛이 좋다. 식감이 산다.
소고기임에도 싸다는 가성비가 주는 위안이 먼저였다.
그럼에도 ‘기분이 저기압일 땐 반드시 고기 앞으로 가라’는 몇 년 전 SNS에서 나돈 문구처럼 한동안 고기가 그리울 때, 삶이 힘들 때 위안을 주는 곳이 되리라 믿는다.
냉면을 먹는다. 육수는 시원하다. 하지만 딱히 특별한 맛은 아니다. 시원하고 면이 잘 넘어간다. 고기로 든든하게 채운 배의 모자람을 메우는 데 부족함은 없었다. 호로록 목을 타고 함께한 가족들의 마음까지 면이 길게 이어졌다.
가족 외식 장소로 기분 상하지 않는 음식점이다. 가성비도 좋고 넒직 넓찍한 홀과 주위 풍경이 쫓기듯 식사하지 않아도 될 듯 여유로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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