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소 같은 싱그러운 매력 가득한 진주 강주연못
다람쥐 쳇바퀴 하는 일상을 벗어나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이럴 때면 언제나 우리에게 곁을 내어주는 아낌없이 주는 나무 같은 진주 강주연못이 있습니다.
경상국립대학교 가좌캠퍼스를 지나 사천으로 가는 길, 잠시 번잡한 도심을 벗어났을 뿐인데도 싱그러운 기운이 밀려옵니다. 사천시와 진주시 경계인 예하리에 이르면 강주연못이 나옵니다.
발을 들인 순간부터 일상의 묵은 때는 날아가 버립니다. <연꽃이 아름다운 강주연못공원>이라는 글귀가 쓰인 의자가 강주연못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라 권합니다.
한눈에 다 들어오는 강주연못은 아담합니다. 아담하기에 오히려 정겹고 친근합니다.
부드러운 흙길이 딱딱하게 굳어 있는 긴장을 스르륵 풀게 합니다.
연꽃은 화려한 자태를 뒤로한 뒤지만 이곳에서 보이는 푸른 하늘은 맑고 청량합니다. 마치 톡 쏘는 사이다를 마시는 듯한 기분입니다.
그러다 걸음은 <벼락 맞은 나무> 앞에서 눈길과 발길이 멈춥니다. 2021년 8월 7일 오후 10시쯤 벼락에 맞아 나무껍질이 대부분이 터지고 줄기가 세로 방향으로 갈라졌다고 합니다.
상수리나무에 손을 얹고 잠시 눈을 감습니다. 오랜 시간 이곳에서 터를 잡아 왔던 나무의 이야기가 들려오는 기분입니다.
다시금 고개를 들어 연못 전경을 바라봅니다. 붉디붉은 단풍으로 가을이 농익어가는 풍경이 곱습니다.
연못 가장자리에 있는 나무 테크길을 따라 걷습니다. 연못에 사는 새와 식물들을 알려주는 안내판이 이곳 생태계를 더욱더 관심을 가지게 합니다.
나무테크 산책로를 나오면 곳곳에 있는 인증사진 명소다운 조형물이 발길과 눈길을 다시금 붙잡습니다.
지압 보도에서 신발을 벗고 걷습니다. 육중한 몸의 무게만큼 짓누르는 통증이 싫지 않습니다.
기분 좋게 걷고 걷습니다. 땀이 이마에 맺힐 겨를이 없습니다. 오가는 바람이 훔쳐 가기 바쁘기 때문입니다.
아름드리나무에 매달린 등이 아름답습니다. 밤에는 어떤 고운 빛이 낮과 다른 풍광을 자아낼지 궁금해집니다.
강주(康州)연못은 고려말 진주의 옛 지명인 강주일 때 이곳에 군사 주둔지가 있었습니다. 강주 진영 터인 이곳에 언제 연못을 축조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다만 수령 5~600년이 넘는 고목들이 우거져 있어 오래전에 만들어졌음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습니다.
탑돌이 하듯 연못을 걷습니다. 산소 같은 연못이 뿜어내는 싱그러운 매력에 몸과 마음은 청정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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