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이야기

박물관은 살아있다➄ - 사천항공우주박물관

에나이야기꾼 해찬솔 2021. 7. 8.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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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은 살아있다- 사천항공우주박물관

땅과 하늘 사이 - '날자, 날자, 한 번만 더 날아 보자꾸나'

 

한낮 태양의 열정은 내 안의 땀구멍들을 찾아 땀이 솟구치게 합니다. 그럼에도 하늘하늘 불어오는 푸른 바람 덕분에 잠시 숨을 고릅니다. 바람 따라 올려다본 하늘은 푸릅니다. 둥실둥실 떠다니는 구름은 자유롭습니다. 하늘을 바라보며 잠시 멍 때리다 우리가 잊고 지낸 꿈과 희망, 땅과 하늘 사이를 연결해주는 항공기를 찾아 사천 우주항공박물관으로 향했습니다.

사천에서 개발된 국산 1호 항공기, 부활호

 

입구에 들어서자 왠지 몸이 한결 가벼워집니다. 마치 두 어깨에 날개가 돋아 땅을 박차고 하늘을 날 듯합니다. T-37C 훈련기가 먼저 우리를 반깁니다. 훈련기를 지나면 커다란 항공기 옆에 선 작은 비행기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사천에서 개발된 국산 1호 항공기 부활호입니다. 2008년 항공우주박물관에서 실물 크기와 동일하게 자체 복원했습니다. 비행기 끝 날개에 항공기 번호는 제작순서에서 맞춘 ‘1’이 아닌 ‘1007’이란 숫자가 적혀 있습니다. 1950년 한국전쟁 다부동 전투에서 최초로 전사한 조종사 천봉식 중위를 기리기 위해 그의 성씨 과 국운을 바라는 행운의 수 ‘7’을 합한 것이라고 합니다.

 

코드 원, 대통령 전용기

부활호를 지나면 대통령 전용기, 일명 코드 원(Code-One)’인 대한민국 공군 1호기가 우리를 어서오라 반깁니다. 전용기에 오르면 항법사가 보이고 옆으로 조종석이 나옵니다. 이들을 지나면 우리나라 대통령 전용기 변천 역사가 비행기 안에서 펼쳐집니다. 코드원의 내부구조와 제원도 상세히 설명되었습니다. 대통령 내외가 앉아 쉬었을 싶은 좌석과 침실도 보입니다. 덕분에 마치 전용기 안에서 하늘을 날아가는 기분입니다.

전용기를 내려와 주위를 천천히 거닙니다. 한국전쟁 때 참전한 탱크 등도 한쪽에서 걸음을 옮기게 합니다. 있습니다. 이들 뒤로 NASA에서 달 여행을 목적으로 개발한 새턴 V로켓이 다시금 눈길과 발길을 이끕니다. 달 탐험 이야기에 벌써 달이 뜨는 저녁이 기다려지기도 합니다.

 

미그 킬러와 하늘의 도깨비

맞은편에 한국전쟁 때 소련의 신예 미그 15를 최초로 격추한 이래 적기 792대를 격추시키고 79대 손실에 그쳐 미그 킬러라는 별칭을 가진 전투기 F86D가 위용을 자랑하듯 빛납니다. “하늘의 도깨비라는 별칭을 가진 F-4E 전투기 등 항공기에 관한 자세한 설명을 곁들인 안내판 옆으로는 항공기의 숨은 이야기를 함께 알려주는 안내판들이 있습니다.

 

블랙박스는 검은색이 아니라 눈에 잘 띄도록 주황색이나 빨간색으로 칠해 있지만 블랙이란 용어를 쓴 데는 비행 사고의 원인을 담고 있는 비밀 열쇠라는 뜻이 담겨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덕분에 관람하며 새로운 지식을 얻습니다.

찬찬히 항공기들을 구경하다 1950년대 이승만 대통령 전용 헬기 앞에서 다시금 걸음은 멈춥니다. 옆으로 미래의 비행기에 관한 설명이 곁들여지고 정우성, 곽도원 주연의 영화 <강철비>를 촬영했다는 수리온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한국형 기동헬기인 수리온은 세계 11번째 헬기를 우리나라가 개발해 만든 헬기입니다.

 

헬기 곁을 지나면 박물관이 나옵니다. 입구에는 DC-4 등의 수송기에 장착된 항공기 엔진이 눈길을 끕니다. 입구 왼쪽으로 자유수호관이 있습니다. 한국전쟁 당시의 다양한 기록과 전시물들이 그날의 아픔을 잊지 말라 일깨워줍니다.

 

‘항공우주의 꿈! 우리 힘으로!’

 

오른쪽에 항공우주 전시실이 있습니다. 입구에는 부활호 설계자인 이원복 선생의 흉상이 있습니다. 전시실에 발걸음을 옮기자 항공우주의 꿈! 우리 힘으로!’라는 항공우주에 관한 전시물이 눈과 발을 이끕니다.

항공기의 역사가 먼저 펼쳐집니다. 세계 최초(?)라고 주장하는 우리나라 비행기 <비차>가 보입니다. 1592년 동북아 국제전쟁(임진왜란) 때 로 비행기와 같은 기계를 만들어 사용했다는 기록을 소개합니다. <비차>는 전북 김제 정평구가 만든 비행기와 같은 기계로 이는 미국의 라이트 형제보다 300년이나 앞선 발명이라고 합니다.

 

조선 시대 이규경(李圭景, 1788~1856)이 쓴 일종의 백과사전인 오주연문장전산고<비차변증설>에 따르면 '임진년에 왜군이 창궐했을 때 당시 영남의 고립된 성이 바야흐로 겹겹이 포위를 당하여 망하는 것이 조석지간에 달려 있었습니다. 이 때에 어떤 이가 비차(飛車)를 제작하여 성중(城中)으로 날아 들어가 그의 벗을 태워 30리 쯤을 난 뒤에야 지상에 착륙하여 왜적의 칼날에서 피할 수 있었습니다'. 건국대 비차 연구팀이 모형 복원한 모습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골격구조는 마른 대나무를 이용하고 무명천을 날개 천으로 사용한 비차는 최종적인 실험에서 약 10초 동안 최대비행고도 20m에서 최대 비행거리 74m을 비행했다고 합니다. 전시실 한쪽 천정에 <비차> 재현 품이 매달려 있습니다.

그러나 <비차>는 허구!!!

 

그러나 <비차>는 허구입니다. 비거가 실존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그게 사실이 아니라고 입증하는 건 마치 자기 삼촌이 월남전 때 스키부대에 복무했다고 주장하는 친구를 설득하는 것과 비슷한 일이다. (무더운 월남에 스키부대가 있을 리 없지 않나) 비거가 임진왜란 때 진주 하늘을 날았다는 것을 굳이 설득까지 하며 부정해야 할 일인가 싶다.” 교남문헌연구원 김익재 대표연구원은 진주지역 독립언론인 <단디뉴스> 인터뷰에서 한 말입니다. 김 연구원은 비거는 설화일 뿐 역사적 사실이 아니다.”라며 일제강점기 민족의식을 고취하려 이 같은 이야기를 만든 것 같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월컴 투 동막골’, ‘강철비’ 등... 영화 촬영이 이뤄져

 

전시대 뒤쪽으로는 비행기가 뜨는 원리 등을 비롯한 과학적 설명이 곁들여져 있습니다. 박물관 건물을 나오자 맞은 편으로 C-123K 수송기가 보입니다. 영화 <월컴 투 동막골> 장면을 여기 수송기 내부에서 찍었다고 합니다. 문득 수류탄을 터트려 옥수수 팝콘을 만들었던 장면이 떠오릅니다. 서로 싸우는 전투기가 아니라 푸른 하늘을 자유롭게 날아갈 항공기로 가득했으면 좋겠습니다.

항공산업 홍보와 체험 학습할 수 있는 KAI 에비에이션센터(AVITION CENTER) 앞 야외에는 우리나라에서 세계 12번째로 만든 초음속 항공기인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이 빛납니다.

 

'날자, 날자, 한 번만 더 날아 보자꾸나'

 

하늘 향기 머무는 하늘마을, 사천 항공우주박물관. 여름 하늘의 향기가 깊숙하게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하늘을 가로지른 항공기 위로 기분 좋은 바람이 스칩니다. 박물관을 나서면 괜스레 이상의 단편소설 <날개>처럼 '날자, 날자, 한 번만 더 날아 보자꾸나'를 되뇌입니다.

 

이 글은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아 경남도민일보 2021년 7월 7일자에 실렸습니다.
박물관은 살아있다! (5)사천 항공우주박물관 - '부활호'부터 '코드 원'까지 국내 항공역사 한눈에
http://www.idomin.com/news/articleView.html?idxno=766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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