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이야기

사천 보훈시설 - 사천국군묘지

에나이야기꾼 해찬솔 2021. 7. 6. 0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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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처럼 뜨겁게 나라 위해 목숨을 바친 넋이 깃든

- 사천국군묘지

 

자세히 보아야 / 예쁘다.// 오래 보아야 / 사랑스럽다. // 너도 그렇다. //”

나태주 시인의 <풀꽃>처럼 자세히 보아야 보이는 곳이 있습니다.

사천공항 앞 사천에서 진주 가는 길목에 자세히 보지 않으면 그냥 지나치기 쉬운 <사천국군묘지>가 있습니다.

 

사천공항 맞은 주유소 뒤편으로 <사천역(泗川驛)> 있습니다. 대한통운과 삼표시멘트 커다란 간판을 따라가면 나옵니다. 과거 진삼선 운행할 때 있었던 역은 아닙니다.

사천공항 개항과 유류 수송 등을 위해 현재 위치로 옮겨 만든 군화물 수송역입니다.

덕분에 아직도 사천역이라는 간판을 달고 있습니다.

 

철로 곁으로 큰금계국들이 노랗게 피어 바람에 장단 맞추듯 춤을 춥니다. 상쾌한 바람이 오갑니다.

 

철로를 건너에 야트막한 언덕이 나옵니다. 사천국군묘지가 있습니다.

입구 텃밭에 누군가 태극기를 걸어두었습니다.

 

본격적으로 언덕으로 향하면 계단이 나옵니다.

계단 2개를 올라가면 편평한 길이 나오길 반복하는 계단길입니다. 계단을 올라가며 숨을 고르듯 마음을 경건하게 잡아갑니다.

 

무성한 나뭇잎 사이로 햇살이 비집고 들어옵니다. 녹색 물이 금방이라도 뚝뚝 떨어질 듯합니다.

 

30m 가량 오르면 하늘이 보이는 뻥 뚫린 공간이 나옵니다. 1953년 조성한 사천 출신 국군 44분이 잠든 사천국군묘지 입니다.

 

충혼탑은 없습니다. 그저 왼쪽에 태극기가 바람에 펄럭입니다. 묘 가운데에 제단이 놓여 있습니다. 고개 숙여 예를 먼저 올렸습니다. 60(200)44기의 비석 옆으로 조화(造花)가 한가득씩 꽃병에 꽂혀 있습니다.

 

사천국군묘지는 한국전쟁이 끝난 19531015, 여기 33명의 국군이 잠들었습니다. 이후 44기로 늘었습니다. 모두 한국전쟁 당시 싸우다 숨진 군인이지만 일부는 가족이 없거나 기록이 불명확해 국가유공자로 등록되지 못한 이들도 있습니다.

 

찬찬히 비 하나하나 둘러봅니다. 꽃이되 불꽃처럼 살다 간 넋들이 하늘에서 내려오는 햇살 아래 빛납니다.

 

묘 주위 삼나무에 해가 걸렸습니다. 마치 이들의 고귀한 희생을 잊지 않겠다는 듯 비춥니다.

 

일부러 찾지 않으면 길가에서 떨어져 있어 그냥 스쳐 지나기 쉽습니다. 그러나 불꽃처럼 뜨겁게 나라 위해 목숨을 바친 이들의 넋이 깃든 이곳을 오가는 길에 잠시 들렀으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잊을 수 없는 애국 혼령들이 깃들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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