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이야기

하동 가볼만 한 곳 - 하동 악양 둘레길

에나이야기꾼 해찬솔 2021. 3. 28.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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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여기 찾아오길 잘했다! - 하동 악양을 거닐다

 

민낯을 드러낸 나무들이 생명을 품고 초록빛 옷으로 갈아입으려는 요즘입니다. 쉬고 싶다는 바람을 안고 봄이 오는 길목을 찾아 하동 악양면을 거닐었습니다.

 

하동읍 내를 지나 섬진강을 따라 올라가면 악양면이 나옵니다. <토지>의 주 무대인 넓은 평사리 들녘이 나오자 <岳陽洞天(악양동천)>이라 적힌 큼직한 바위가 나옵니다.

 

건국대 문화콘텐츠학과 조용헌 교수에 따르면 옛날부터 악양은 이상향을 찾아 전국을 떠돌았던 비결파들이 마지막으로 회향(回向)하던 곳이었다. '산남강북'(山南江北)으로 이루어진 지역은 양기(陽氣)가 뭉친 명당으로 꼽혔는데, 악양이 이런 형세이다. 이런 지형을 동천(洞天)이라 부른다. 그래서 악양동천(岳陽洞天)이다.”라고 합니다.

 

옆으로 이순신 백의종군로 이정표가 눈길을 끕니다.

이어서 <슬로시티 하동,악양- 여기서부터 슬로존입니다>는 노란 달팽이 모양의 안내판이 긴장의 끈을 풀게 합니다.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걷습니다. 멀리 형제봉의 자태가 아름답게 눈에 들어옵니다.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하는 형제봉이 듬직합니다.

 

축지마을 앞에서 악양천을 가로지른 축지교를 걷습니다.

<하동 지리산 둘레길> 이정표가 눈길과 발길을 이끕니다. 평사리들을 중심으로 둘러보기 좋은 길입니다.

 

악양천은 핑크뮬리가 황금빛으로 빛납니다.

봄 지나 여름을 품고 시원한 바람이 푸는 가을이면 핑크빛으로 물들일 모양입니다.

 

저만치 보이는 평사리 부부송(夫婦松)이 평화롭습니다. 덩달아 마음 깊이 평화가 일렁입니다.

 

모두를 비워내고 텅 빈 들에는 햇볕이 쏟아져 내려옵니다. 겨울을 이겨내고 봄기운을 채우는 풍경에 일상의 더께는 날아가 버립니다.

 

동정호를 로드킬 다발구간 경고판이 눈길을 끕니다. 두꺼비 서식지라 더욱더 조심하고 천천히 차들이 오갑니다.

동정호 옆으로 야트막한 언덕이 만들어지고 연못과 정자 조성 공사가 한창입니다.

봄이 무르익으면 찾아 쉬기 좋을 듯합니다.

 

드라마 <토지> 세트장인 최참판댁 입구에 이르자 <섬진강을 따라가는 박경리 토지길> 안내판이 눈에 들어옵니다. 악양은 참으로 걷기 좋은 길들이 이어져 있습니다.

소나무 울창한 언덕에 올라 숨을 골랐습니다.

은은하게 흩어진 솔향이 코끝을 넘어 가슴 속으로 들어옵니다. 가져간 캔 커피를 마십니다.

솔향이 더해진 커피 맛이 달곰합니다.

 

소나무 언덕을 나와 다시금 주위를 걷습니다.

<느림! 사람을 업다>라는 커다란 달팽이 모양의 조형물이 눈길과 발길을 세웁니다.

 

조형물 옆으로 <악양의 표정들(구현주 작)>이 버스 외부에 그려져 있습니다. 2018 마을미술프로젝트 작품 중 하나입니다. 악양 마을 사람들을 하동읍과 화개로 이어주던 마을버스를 쉬는 버스로 전환한 작품입니다. 악양 주민들의 표정이 생생합니다.

 

쉬는 버스를 뒤로 하고 악양면사무소 쪽으로 향하다 다시금 걸음을 멈췄습니다.

<행복을 꿈꾸는 토끼와 거북(김종선 작)>이라는 조형물 앞에서 느림의 가치를 배웁니다.

 

<호흡하는 땅(문성주 작)>에서는 잠시 해바라기라도 된 양 햇살 샤워하듯 앉았습니다.

 

옆으로 연필 모양의 <‘토지를 쓰다(박경석 작)>가 박경리 소설<토지>의 무대임을 떠올리게 합니다.

길 건너 <꿈꾸는 나무(변대용 작)>의 정겨운 풍경을 가슴에 담습니다.

 

악양면 둘레길은 목적지를 잊게 만듭니다. 누구라도 악양면 둘레길을 걷는다면 걸음이 멈추는 정다운 풍경에 시간을 잊을 겁니다. 역시 여기 찾아오길 잘했다는 말이 절로 나올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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