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이야기

하동 가볼만한 곳 - 하동 동정호

에나이야기꾼 해찬솔 2021. 3. 21.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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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실 가듯, 소풍 가듯 가볍게 - 하동 동정호

 

봄이 오는 길목. 마실 가듯, 소풍 가듯 가볍게 떠난 길. 하동 악양면 동정호에 한나절만 머물러도 퍽퍽했던 가슴이 촉촉해지고 넉넉해집니다.

 

동정호에 이르자 벌써 겨우내 무거워진 마음이 날아가 버리는 기분입니다. 동정호 입구가 아닌 평사리 부부송 근처에 차를 세우고 동정호로 향했습니다.

먼저 느린 우체통이 반갑게 맞이합니다. 동정호에 있는 4마리의 두꺼비 중 사랑두꺼비입니다. 옆으로 그네의자가 쉬어가라 붙잡습니다.

 

어느 쪽으로 걸어도 걷기 좋은 산책로를 따라 천천히 걷습니다. 저만치 보이는 동정호의 명물 출렁다리를 배경으로 형제봉이며 한산사가 배경처럼 함께합니다. 한 폭의 그림이 따로 없습니다. 마치 그림 속 신선인 양 넉넉해진 마음으로 걷습니다.

 

산책로 안쪽에 심어진 나무들이 사열을 앞둔 병사 같습니다. 덕분에 더욱더 가슴이 편 채 당당하게 걸음을 옮깁니다.

 

곳곳에 놓인 쉬어가기 좋은 쉼터는 걸음을 붙잡습니다.

다시금 만난 느린 우체통이 나옵니다. 건강두꺼비 옆 원두막에 앉아 숨을 고릅니다. 바삐 걸음을 옮길 까닭도 없습니다. 시간 사치를 누립니다.

 

그림 같은 동정호 풍경을 두 눈에 꾹꾹 눌러 담습니다. 마음이 평화로워집니다.

 

악양루로 향하는 징검다리가 나옵니다.

옆으로 두꺼비생태습지원이 자리합니다.

 

데칼코마니처럼 물에 비친 민낯의 나무들이 묵 짙은 수묵화를 떠올리게 합니다. 자연이 그린 그림 속으로 한 걸음 한 걸음 옮깁니다.

 

악양루 누각에 올라 병풍처럼 펼쳐진 주위 풍경을 담습니다. 가져간 캔 커피를 마십니다. 신선놀음이 따로 없습니다.

 

악양루를 내려와 두꺼비 생태습지원 주위를 조심조심 걷습니다.

동정호 입구에 이르렀습니다. 부자두꺼비 옆 쉼터에 앉자 오가는 바람이 살포시 뺨을 어루만지고 갑니다.

살랑살랑 간지럼 태우듯 지나는 바람의 장난이 즐겁습니다.

 

삼대가 함께한 두꺼비 유등이 동정호 물결에 살짝살짝 흔들립니다.

쉼터를 나와 부드러운 흙을 밟으며 걷습니다.

매화가 고소한 내음을 내는 팝콘처럼 피었습니다.

초가 앞으로 동정호의 명물인 출렁다리가 나옵니다.

 

출렁출렁.

다리를 건너 작은 섬으로 향했습니다.

섬을 돌아 나와 해바라기처럼 비치파라솔 의자를 닮은 대나무 의자에 누웠습니다. 봄 햇살에 샤워합니다.

 

보약을 한 첩 지어 먹은 듯 벌써 몸과 마음이 개운합니다. 근처 새로운 명물이 될 천국으로 가는 듯한 하늘 계단 앞에 이르렀습니다.

 

한 걸음 한 걸음 하늘로 발걸음을 뗄 때마다 주위 풍경이 아늑합니다. 굳었던 마음의 근육이 풀어집니다.

 

서정적 풍경 속을 거닐며 겨우내 무거워진 마음을 비웁니다. 동정호를 따라 느리게, 그러나 알차게 걸었습니다. 동정호 달곰한 바람이 참으로 포근하게 느껴지는 봄이 오는 길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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