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이야기

의령 가볼만한 곳 - 의령 운곡리 고분군

에나이야기꾼 해찬솔 2020. 8. 2.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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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령 운곡리 고분군,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연어가 되다

 

먼발치에서만 보았습니다. 야트막한 언덕에 달걀 같은 둥근 봉분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모습이 늘 궁금했습니다. 의령 용덕면과 정덕면을 연결하는 진등재에서 잠시 벗어났습니다. 운곡리 고분군(雲谷里古墳群)으로 향하자 연어가 되었습니다. 연어를 고향으로 돌아가기 위해 물살을 거슬러 올랐지만, 이번에는 시간을 거슬러 올라갑니다.

 

의령 용덕면에서 창녕 적포 등으로 가는 산학삼거리에서 운곡 마을 쪽으로 빠져나왔습니다. 마을 끄트머리에 있는 좁은 농로를 지나면 바로 봉분들이 두 눈에 가득 들어옵니다.

 

30여 기의 크고 작은 무덤으로 이루어진 무덤 유적인 운곡리 고분군은 6세기 중반에서 7세기 초반에 만들어진 가야 시대 유적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1호분은 석실의 양쪽 긴 벽이 타원형 모양이고 석실 안쪽 짧은 벽면에 돌 선반 시설을 갖추고 있는데 국내에는 유일하다고 합니다. 일본 규슈지방에 이와 비슷한 구조가 있어 일본과 교류가 이루어지지 않았을까 추정하고 있습니다.

 

고분군 안내판을 찬찬히 읽자 무수히 많은 잠자리 떼가 무덤으로 이끕니다. 잠자리 무리를 길라잡이 삼아 무덤 곁을 거닙니다.

하얀 개망초들이 빙수처럼 녹색으로 통일된 풀밭에 흩뿌린 듯 시원하게 펼쳐져 있습니다.

 

봉긋봉긋 솟은 왕릉의 축소판인듯한 무덤들은 이른바 지위 높은 이들의 묻혔을 것으로 추정하게 합니다.

 

발아래에는 보랏빛 풀꽃이 살포시 고개를 내밉니다. 나도 여기 있다는 듯 보랏빛 향내를 은은하게 뿌립니다. 이글거리는 태양도 머물고 갑니다.

덩달아 구름도 지나다 쉬어가는지 그늘막을 만들어줍니다. 연신 흘러내리는 땀방울을 지나는 바람이 훔쳐 갑니다.

 

무덤들 사이를 거니는데 낯설거나 무섭지 않습니다. 무덤 사이로 보이는 마을이 오히려 아늑합니다.

 

역사와 미래가 만납니다. 공간에 담긴 역사를 읽고 역사가 품은 시간에 젖었습니다. 시간 너머 과거와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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