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이야기

통영 가볼만한 곳- 통영 미륵산 미래사

에나이야기꾼 해찬솔 2020. 2. 13.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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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未來)를 찾아 통영 미래사(彌來寺)를 찾다

 



통영 미래사

 

희망이 넘실거리는 정월입니다. 소설 '토지'에 나오는 수많은 사람이 꿈꾸는 세상은 미래(彌來)가 오신다는 구원의 세상입니다. 미륵이 오시는 세상을 찾아 통영 미륵산 미래사를 찾았습니다.

 


통영 미래사 주위는 킨 큰 편백들이 둘러싸고 있다.

 

통영 시내를 벗어나 충무교를 건너 산양도 일주도로를 따라 푸른 바다와 함께합니다. 통영 케이블카 아래를 지나 미륵산으로 구불구불 올라갑니다. 타이어 타는 냄새를 토해내자 차가 멈추자 미래사입니다.

 


통영 미래사 연못

 

 

차를 세우자 숲속의 맑은 공기가 파도처럼 밀려옵니다. 덩달아 머릿속이 개운하게 맑아집니다. 절로 가는 길, 작은 연못이 먼저 발길과 눈길을 끕니다.

 


통영 미래사 연못에 놓여 있는 자항교

 

연못 가운데는 용이 돋을 새겨진 다리가 놓여 있습니다. 자항교(慈航橋) 위에 서자, 마치 용의 등에 올라 하늘로 향하는 기분입니다. 다리 난간에는 코끼리 상들이 좌우에서 속계(俗界)를 벗어나 불계(佛界)로 들어서는 이들을 반깁니다.

 


통영 미래사 연못에서 바라본 초가지붕 아래의 부처님상.

 

작은 초가지붕 아래 부처상이 보입니다. 두 손은 하나 되고 절로 허리는 숙어집니다. 먼발치에서 예사롭지 않은 종각이 보입니다.

 


통영 미래사 경내로 가는 길은 편백 숲으로 가는 길이다.

 

절로 걸음을 옮기는 속에 편백들이 맑은 기운을 토해 우리 몸과 마음을 정화해줍니다. 미래사에는 편백숲이 일주문을 대신합니다.

 


통영 미래사에서 만난 붉디붉은 동백.


편백 사이로 붉디붉은 동백이 눈길을 끕니다. 덩달아 마음 한쪽에 붉은 열정을 담습니다.

 


통영 미래사 삼회도인문(三會度人門)

 

미래에 오실 미륵불이 삼회에 걸쳐서 중생을 제도한다 뜻을 가진 삼회도인문(三會度人門)을 지나자 아늑한 경내에 들어섭니다.

 


통영 미래사 십자팔작누각의 범종각

 

묵은내를 벗겨내듯 절은 벌써 봄을 맞듯 새로 창호지를 바르고 주위를 단장합니다. 왼쪽에는 보기 드문 십자팔작누각의 범종각이 발길을 먼저 이끕니다.

 


통영 미래사 샘터

 

범종각을 둘러본 뒤 맞은편 샘터로 향했습니다. 물을 마십니다. 맑은 물이 일상 속 번뇌에 찌던 마음을 깨끗하게 씻어줍니다.

 


통영 미래사 효솔영당(曉率影堂).

 

대웅전에서 부처님께 예를 올리고 나와 효봉스님의 영정을 모신 효솔영당(曉率影堂)으로 향했습니다. 우리나라 불교의 대표 종단인 대한불교 조계종 초대 종정을 지낸 지내 효봉스님은 구산스님과 법정스님의 은사입니다. 1888년 평안남도 양덕군에서 태어난 스님의 본명은 이찬형이라고 합니다. 스님은 일제 강점기 조선인에게 사형을 선고한 조선인 판사로 양심의 가책을 받고 승려가 되었다고 전해옵니다. 이는 사실이 아닙니다. 스님이 나온 일본 와세다대학 법학부에는 기록이 없습니다. 사형 판결을 내린 평양 복심법원에서도 흔적은 없습니다.

 


통영 미래사 경내. 효봉스님은 한국전쟁 때 피난 가는 중 뱃멀미로 잠시 머문 통영 땅에서 아주 눌러살게 되었다. 보통 인연은 아닌 듯하다.

 

전각을 나와 왔던 길을 돌아 나옵니다. 절 주위는 키 큰 편백들이 사천왕처럼 둘러싸며 보호하고 있습니다.

 


통영 미래사 효봉스님 부도.

 

지나쳐온 길에서 효봉스님의 부도가 보입니다. 38세 늦깎이로 삭발 출가해 이곳에서 마지막까지 수도 정진한 효봉스님의 별명은 절구통 수좌라고 합니다. 수행했다 하면 절구통처럼 꼼짝하지 않아 엉덩이가 짓물러 깔고 앉은 방석이 엉덩이에 달라붙을 정도였다고 합니다. 또 다른 별명은 너나 잘해라스님입니다. 동료 스님의 비리를 고자질하던 제자에게 너나 잘해라라며 버럭 소리를 치셨다고 합니다.

 


통영 미래사에는 <바다백리길>이 지나는 아름다운 산책로가 있다.

 

한국전쟁 중 가야산 해인사에서 수행하던 스님은 부산으로 피난 갔다가 여수로 가던 중 뱃멀미가 심해 통영에 머물렀다고 합니다. 마침 용화산 도솔암이 비어 있어 며칠 쉬었다 갈 요량으로 주저앉은 김에 아주 눌러살게 되었다고 하니 보통 인연은 아닌 듯합니다.

 


통영 미래사의 숨은 보물 같은 편백숲.

 

미래사의 숨은 보물인 편백숲 속을 거닐었습니다. 편백 향에 몸과 마음이 더욱더 개운해집니다. 미륵이 오는 세상을 꿈꾼 이들 사이로 미래를 엿보고 가는 기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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