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이야기

의령여행,뜻하지 않은 선물을 받은 것처럼 들뜨게 하는 의령 신반공원

에나이야기꾼 해찬솔 2019. 3. 11.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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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볼 것 없다고 생각하고 나선 길이라도 여유를 가지면 의외로 의미 있는 곳을 만납니다. 의령군 부림면 신반공원이 그곳입니다. 한지의 고장이라는 명성에 가려 신반의 숨은 명소를 알지 못했습니다. 부림면 소재지가 있는 신반 대문동마을회관 근처에 차를 세우고 걸었습니다.

 


의령 신반공원

 

마을회관 주위로 한지를 만드는 모습이 그려진 벽화를 따라 걸었습니다. 민들레를 바람결에 훅 날려버리는 그림 앞에서 어릴 적이 추억이 잠시 스쳐 지납니다.

 


의령 신반마을 벽화

 

좌찬성 옥천군 순창 설공 유허지(左贊成玉川君淳昌薛公遺墟地)라 새겨진 빗돌 뒤로 기와 한 채가 있습니다.

 


의령 좌찬성 옥천군 순창 설공 유허지(左贊成玉川君淳昌薛公遺墟地)

 

그 옆으로 난 100m가량의 가파른 길을 올라가자 신반 마을 풍경이 와락 안깁니다.

 


 의령 신반공원으로 가는 길

 

신반마을은 신이현, 신번현으로 불리다 일본강점기 항일사상 유배지역으로 신반이라 일컫게 되었다고 합니다. 또한, "새롭게 번영하라"라는 뜻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의령 신반공원에서 바라본 마을 풍경

 

공원 입구에 이르면 정심전 궁도장이 나옵니다. 활을 쏘는 곳입니다.

 


의령 신반공원 안내도

 

사대 맞은편에 과녁이 또렷하게 보입니다. 정심전 궁도장 옆으로 작지만 아담한 공원이 나옵니다. 신반공원입니다.

 


의령 신반공원 내 주차장 너머로 활 쏘는 정심전 궁도장의 과녘판들이 보인다.

      

공원 한쪽에 비 3개가 나란히 서 있습니다. 의령 기미 3·1독립운동 기념비(宜寧己未三一獨立運動紀念碑)와 부림 지역의 6·25전쟁 전몰군경을 추모하는 충혼비, 월남 참전 유공자비입니다.

 


의령 신반공원 내 의령 기미 3·1독립운동 기념비(宜寧己未三一獨立運動紀念碑)와 부림 지역의 6·25전쟁 전몰군경을 추모하는 충혼비, 월남 참전 유공자비

 

앞면에 한자로 새겨진 독립운동 기념비 뒷면에 당시의 독립 만세운동을 추모하는 비문이 새겨져 있습니다. 의령 지역의 독립 만세운동은 1919314일에 시작되어 4월까지 전개되었다.

 


의령 신반공원 내 의령 기미 3·1독립운동 기념비(宜寧己未三一獨立運動紀念碑)’

 

315, 부림면 신반리 장터에서 최정학과 정주성(鄭周成최한규(崔翰圭장용환(張容煥황상환(黃想煥) 등의 주도로 만세 시위가 전개되었다고 합니다. 기념비 뒤편으로 3·1 독립운동 100주년을 알리는 현수막이 보입니다. 독립만세을 외친다고 독립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일본 제국주의 강제 점령기에 힘겨운 나날을 보내던 우리 민중 가슴 속에 독립정신을 일깨운 뜻은 오늘도 살아 있을 겁니다. 그날의 함성이 들리는 듯합니다.

 


의령 신반공원 내 충혼비

 

3·1독립운동 기념비 옆에는 한국전쟁에 참전해 전사한 부림면 출신 군50명의 넋을 추모하는 충혼비가 있습니다. 그 옆으로 월남 참전 유공자비가 있습니다.

 


의령 신반공원 내 월남 참전 유공자비

 

3개를 지나자 의령군의 부림면 묵방리와 합천군 적중면 경계에 있는 미타산(彌陀山) 국사봉 등산로가 나옵니다.

 


의령군 미타산 국사봉 등산로 안내도

 

한국지명유래집 경상 편 지명에 따르면 산의 북쪽으로는 삼국시대 축성된 미타산성이라는 성곽이 있으며 김유신 장군이 이곳에서 백제군과 싸웠다는 기록이 전해진다.’라고 합니다.

 


의령군 신반공원에서 미타산 국사봉으로 가는 길

 

등산로 주위를 서성이다 공원을 거닐었습니다. 야외 헬스기구를 움직여 뭉쳐진 근육도 풉니다. 빈둥빈둥 거니는 속으로 평화가 깃듭니다.

 


의령군 신반공원

 

정심전 궁도장 뒤편에 적은 비가 세워져 있습니다. ‘울뚝불뚝 힘찬 산세 우리의 기상~’으로 시작하는 내 고향 부림이라는 정영달 시인의 시가 새겨져 있습니다. 1921년 이곳에서 태어나 46년간 교직에 봉직한 시인의 고향 사랑이 시비 너머로 전해져 옵니다.

 


의령군 신반공원 내 내 고향 부림시비

 

신반공원은 마치 뜻하지 않은 선물을 받은 것처럼 기쁘고 들뜨게 합니다. 여행은 새로운 풍경을 만나는 게 아니라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는 경험을 쌓는 과정인 모양입니다. 공원 내 독립만세 기념비와 충혼비, 월남참전 유공자비가 우리가 누리는 평화가 공짜가 아님을 생각하게 합니다.

 


의령군 신반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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