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이야기

들숨마다 흠뻑 스며드는 숲속 기운 가득한 의령천 둘레길

에나이야기꾼 해찬솔 2019. 3. 4.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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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람쥐 쳇바퀴 돌아가는 일상에 지칠 때면 누구나 싱그러운 여행을 갈구합니다. 더구나 겨울 동안 지친 우리 몸과 마음을 위로받고 싶을 때입니다. 복잡한 머릿속과 답답한 마음속 묵은내를 날려버릴 곳을 찾아 의령군 의령읍을 가로 지는 의령천 둘레길을 찾았습니다.


의령군 의령읍에서 가례면에 이르는 의령천 둘레길은 스트로브 잣나무 숲길이다.


임진왜란 때 의병을 일으켜 활약한 곽재우(1552~1617)와 그 휘하 장수 17명의 위패를 모신 충익사에 차를 세웠습니다. 충익사 앞을 지나는 의령천 위로 출렁이는 구름다리가 지납니다. 그 자체로도 멋진 풍광입니다. 구름다리에서 가례면에 있는 궁도장 ‘홍의정’까지 향하는 길은 더할 나위 없는 풍경을 만날 수 있습니다.



의령군 의령읍 충익사 곁을 지나는 의령천 구름다리


구름다리를 나와 남천삼거리에 있는 남천교에 이르며 기분 좋은 안내판이 나옵니다. 자전거길 안내도입니다. 남천교 아래를 지나는 길을 나오자 푸른 숲이 와락 안깁니다.


의령군 의령천 둘레길


의령천 둘레길은 스트로브 잣나무 숲길입니다. 가례면에서 의령읍 쪽으로 이어진 의령천 물길을 따라 만들어진 산책길입니다. 한가운데 우레탄이 깔려 있고 5~6m의 잣나무가 양쪽에 심겨 있습니다. 찻길과 붙은 잣나무 아래에는 영산홍들이 줄지어 함께합니다.



의령군 의령천 둘레길 중 의령읍에서 가례면에 이르는 길은 한가운데에 우레탄이 깔리고 양쪽에 스트로브 잣나무가 심어져 있다.


잣나무숲 사이로 맑고 고운 물소리가 은은하게 흩날립니다. 하천의 파문이 잔잔합니다. 맑은 물소리가 귀를 간질입니다. 어찌나 맑은지 하천은 제 속살을 모두 다 드러내 보입니다. 바람 한 점이 얹혀 물은 동그라미 여러 개를 그립니다.



의령군 의령천은 맑디맑아 제속살을 다드러낸다.


하천 한가운데 왜가리 한 마리는 오가는 이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고 볕 바라기 중입니다. 그저 평화로울 뿐입니다.



의령천에서 한가로이 볕 바라기 중인 왜가리.


듬직한 묵묵한 잣나무들과 함께 걷는 동안 덩달아 저 역시 키가 쑥쑥 자란 기분입니다. 잣나무가 만든 그늘은 봄 길목에서 겨울과 이별하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봄 마중하며 겨울을 배웅하는 길이기도 합니다.



의령군 의령천 둘레길 중 잣나무 숲길. 듬직한 묵묵한 잣나무들과 함께 걷는 동안 덩달아 저 역시 키가 쑥쑥 자란 기분이다.


하천 사이로 징검다리가 보입니다. 다리를 건너면 구불구불 야트막한 산으로 오르고 새소리, 바람 소리가 반길 태세입니다.



의령군 의령천 징검다리.


의령농협 미곡종합처리장에 이르면 찻길 쪽으로 기와 담장이 동행이 됩니다. 의령천 둘레길에는 자전거길, 산책로, 정자, 벤치 등이 잘 꾸며져 자박자박 걷기 좋습니다.


의령군 의령천 둘레길은 정자와 벤치 등 쉼터가 곳곳에 있어 자박자박 걷기 좋다.


잣나무 나뭇가지 사이로 바람이 둥지를 틀고 물소리 청아한 소리를 들려줍니다. 하천 너머로 하얀 속살을 드러낸 자작나무들이 보입니다. 마치 하얀 겨울의 속살을 만나는 기분입니다. 뒤틀림 없이 하늘을 향해 곧게 뻗어 순백의 알몸을 수줍게 내보이며 눈 부신 빛을 뿜어냅니다. 자막나무의 꽃말 "당신을 기다립니다."처럼 여태 우리를 기다렸는지 모릅니다.



의령군 의령천 너머로 하얀 속살을 드러낸 자작나무들.


길이 40m, 폭 3.6m, 기울기 1/15의 조립식 어도(물고기길)에 이르면 하천 너머로 그림 같은 정자가 오가는 이의 걸음을 붙잡습니다.



의령군 의령천에 있는 길이 40m, 폭 3.6m, 기울기 1/15의 조립식 어도(물고기길)


근처 긴 의자에 앉아 가져간 캔 커피를 마십니다. 달곰합니다. 느림보 하천물에 스스럼없는 삶을 띄웁니다.



의령군 의령천 조립식 어도 근처 쉼터. 하천 너머로 정자가 보인다.


가례삼거리에 근처 야외 헬스 기구가 오가는 이들에게 운동을 권합니다. 인근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고 나와 농로를 가로질러 돌아가는 이도 보입니다.



의령군 의령천 둘레길에서 잠시 벗어나 가례마을 공중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고 농로로 왔던 길을 돌아가기도 한다.


의령천과 만나는 가례천을 가로질러 궁도장까지 향했습니다. 바람이 싱그럽습니다. 가만히 바람을 타고 도는 맑은 기운에 온몸을 샤워합니다. 봄기운이 하천 따라 산속에 영글어 빛납니다.



의령군 의령천에 비친 둘레길 스트로브 잣나무들


궁도장을 반환점 삼사 다시금 왔던 길로 향했습니다. 깊은 산중 숲속에 온 듯 평화롭습니다. 숲 향에 몸을 맡기면 부질없는 속세의 번뇌가 스쳐 지납니다. 산책로는 일상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훌훌 털어버리기 그만입니다.



의령군 궁도장 홍의정 근처에서 바라본 의령천.





의령읍~가례면 의령천 둘레길이 하천 옆으로 있다.


숲 사이로 햇살이 드문드문 드러납니다. 풍경이 마치 소리처럼 주위를 맴돕니다. 길은 편안하고 여유롭습니다.



의령군 의령천 둘레길(의령읍~가례면)에는 바람이 싱그럽다.


잣나무 숲길에 일렁이는 맑은 바람에 속세의 번뇌를 잊게 한다.


누구라도 여기에 들어서면 매력에 빠질 수밖에 없습니다. 들숨마다 흠뻑 스며드는 숲속의 기운 덕분에 목적지를 잊게 만듭니다. 걸음이 멈추는 곳입니다. 잣나무 숲길을 나와도 숲 향이 여운처럼 뒤따릅니다. 역시 여기로 오길 잘했습니다.



의령군 의령천 둘레길(의령읍~가례면)은 일상 속 묵은 내를 버리기 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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