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이야기

이 순간에만 누릴 수 있는 소소한 행복이 함께하는 경남 창원 창원천

에나이야기꾼 해찬솔 2019. 1. 30. 04:48
728x90



 

해가 바뀌자 바삐 살아온 나에게 최고의 사치를 안겨주었습니다. 늘 거기에 있지만, 시간 여유가 없어 그냥 지나친 창원천(昌原川)을 거닐었습니다.

 


창원시 비음산에서 발원해 용지동과 반송동을 지나 남천과 합류하는 창원천

 

사림민원센터 주위 메타세쿼이아들이 거인처럼 서서 반기는 가로수를 지났습니다. 덩달아 저 역시 거인 된 듯합니다.

 


창원 사림동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

 

산기슭 한쪽에 단양 우씨 세거지(世居地)란 표지석이 걸음을 세웁니다. 표지석을 지나자 반송공원이 나옵니다. 야외 운동기구 사이로 반송정(盤松亭)이 보입니다. 오가는 사람 누구나 잠시 쉬어가기 좋습니다.

 


창원 반송정 주위로 야외 헬스운동기구가 있다.

 

창원천

창원시(昌原市) 비음산(飛音山, 510m)에서 발원해 용지동(龍池洞)과 반송동을 지나 봉림천(鳳林川), 내동천(內洞川)과 만나 본류인 남천(南川)과 만나는 하천이다.

 


창원천 수변 산책길

 

반송공원에서 하천을 따라 600m가 산책길로 잘 꾸려져 있습니다. 창원천을 알리는 선간판 뒤편에 반송공원에 사는 식물과 새가 소개된 표지판에 서서 한참 동안 들여다보았습니다. 도심 속에서도 무수히 많은 생물이 살고 있다니 놀라울 뿐이었습니다. 혹시라도 만나면 알은체를 하려고 열심히 들여다보지만 낯선 이름들이 많습니다.

 


창원천 수변 산책길에서 만날 수 있는 식물과 동물 안내판

 

천천히 창원천을 따라 제 속도로 걸었습니다. 걷기 생활화를 당부하는 선간판이 걷는 저를 격려합니다. 제 걸음 소리에 놀랐는지 하얀 왜가리 한 마리 날아올라 날개를 쭈욱 펴고 물 위를 스치듯 지납니다. 우아와 몸짓에 두 눈은 녀석이 멈출 때까지 따라 움직였습니다.

 


인기척에 놀란 하얀 왜가리 한 마리 날아올라 날개를 쭈욱 펴고 창원천 위를 스치듯 지난다.

 

왜가리가 지나간 자리에 쇠오리 떼들이 한가로이 자맥질하며 오갑니다. 갈대가 바람결에 흔들흔들 춤을 춥니다. 하천 가운데 작은 돌에 서서 오가는 이들을 구경하는 회색빛 왜가리 모습이 여유롭습니다. 평화로운 풍경 덕분에 덩달아 몸과 마음도 평화가 깃드는 기분입니다. 작은 정자가 나옵니다. 곁에는 쌈지 도서관이라는 팻말과 함께 책이 오가는 이들의 눈길을 끕니다.

 


창원천 수변 산책로

 

민낯을 드러낸 나무 사이로 성큼성큼 뛰어가는 시민 옆으로 돌탑이 보입니다. 누구의 바람인지 바위 위에 돌들이 무더기 쌓여있고 그 앞에도 기다랗게 돌들이 정성 들여 층층을 이룹니다.

 


창원천 수변 산책길에서 만난 돌탑

 

잠시 산책로를 벗어나 산속으로 들어갔습니다. 반송공원 정상까지 980m, 20분 거리라고 합니다. 그저 걸었습니다. 산책로와 다른 청량한 기운이 온몸을 감싸고 지납니다.

 


창원천 수변 산책로에서 반송공원 정상까지는 980m, 20분 거리다.

 

산을 나와 수변 길을 따라 걷었습니다. 오가는 새들을 구경할 수 있는 전망테크가 나옵니다. 수변 산책로 끝자락에 어서 오란 듯 정자 두 개가 나란히 붙어 있습니다. 가져간 캔커피를 마십니다. 시간 사치를 맘껏 누리는 기분입니다.

 


창원천 수변 산책길에 있는 전망 테크

 

왔던 길을 돌아갑니다. 이제는 산책로 아래 하천 쪽으로 난 길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바람결에 파도처럼 노랗게 갈대가 넘실거립니다. 갈대의 파도에 마음은 평안해집니다.

 


창원천에서는 갈대가 바람결에 파도처럼 넘실거린다.

 

전깃줄에 세 마리 새가 앉았습니다. 각각 따로 앉았는데 한 마리가 날아와 한 녀석 곁에 앉습니다. 악보같이 앉은 새들은 묵언수행(默言修行) 중인지 소리가 없습니다. 그저 바람이 뺨을 두드리며 지납니다.

 


창원천 수변 산책길에서 만난 새들은 묵언수행인 중인지 소리가 없다.

 

녀석을 지나자 메타세쿼이아와 갈대가 보란 듯이 제 양쪽에서 키를 한껏 세웁니다. 나도 모르게 까치발로 하늘에 좀 더 다가섭니다. 까치발 너머로 징검다리가 보입니다. 괜스레 징검다리를 거닐었습니다.

 


창원천 수변 산책길에 메타세쿼이아와 갈대가 보란 듯이 양쪽에서 키를 한껏 세우며 서 있다.

 

꽁꽁 언 하천엔 저마다 생명이 조용히 숨을 고르는 듯 고요합니다. 소소한 행복이 함께하는 창원천입니다. 한겨울 창원천에서 지금, 이 순간에만 누릴 수 있는 특별한 행복이 밀려옵니다.

 


한겨울 창원천에서 지금, 이 순간에만 누릴 수 있는 특별한 행복이 밀려온다.

    



#창원천 #반송공원 #창원명소 #창원가볼만한곳 #창원여행 #창원산책하기좋은길 #수변산책로 #산책로 #반송정 #소소한행복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