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매서운 추위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새해가 밝았습니다. 움츠러든 마음에 푸른 기운을 불어주고자 겨울철에 더욱 빛나는 소나무를 찾았습니다. 경남도청 본관과 신관 사이에 있는 송림원이 그곳입니다.
경남도청 본관과 신관 사이에 있는 송림원
송림원으로 향하기 전 도청 현관 입구 양쪽 옆에 있는 황새 모양의 소나무를 먼저 찾았습니다. 삼성 그룹 창업주인 이병철 회장이 고향 경상남도의 도청 이전에 축하하며 에버랜드에서 가장 좋은 8그루를 기증한 것이라고 합니다.
경남도청 본관 현관 입구 양쪽 옆에 있는 황새 모양의 소나무 8그루는 삼성 그룹 창업주인 이병철 회장이 고향 경상남도의 도청 이전에 축하하며 에버랜드에서 가장 좋은 소나무를 기증한 것이다.
살며시 눈을 감고 황새 모양의 소나무 줄기에 손을 얹었습니다. 푸르고 맑은 기운이 온몸으로 들어와 순식간에 에너지를 채우는 기분입니다.
황새 모양의 소나무와 작별하고 본관 옆을 돌아가는 데 울릉도가 원산지인 섬잣나무가 알은체합니다.
경남도청 본관 뒷편 화단에서 만난 섬잣나무. 소나무는 바늘잎이 2(대부분의 소나무류)~3개(리기다소나무) 인 데 반해 잣나무는 5개다.
소나무는 바늘잎이 2(대부분의 소나무류)~3개(리기다소나무) 인 데 반해 잣나무는 5개입니다. 우리가 흔히 보는 소나무(육송⸱적송)와 바닷가에 많이 자라는 곰솔(해송), 나무줄기가 여러 개로 갈라져 동그랗게 자라는 반송은 멀리서 봐도 확연히 다릅니다.
경남도청 송림원
송림원에 들어서자 조성 기념 표지석이 눈에 들어옵니다. 1984년, 도청 창원 시대 개막기념으로 경남 각 읍면에서 자생하는 소나무 한 그루씩을 받아 여기 220그루를 옮겨놓은 소나무 숲입니다. 겨울에 접어들면서 온통 낙엽 진 회색빛 나무들만 보다 독야청청 푸른 소나무의 결기를 보자 마음마저 정갈해집니다.
경남도청 송림원 솔숲에 들어서면 마음마저 정갈해진다.
소나무 붉은 기운이 감도는 줄기는 하늘을 향해 용트림하고 짙푸른 바늘잎은 세속의 욕망에 찌든 마음을 깨우쳐줍니다.
소나무 숲에서 솔향에 취할 무렵 바람 한 점이 뺨을 어루만지고 지납니다. 솔향에 취해 이대로 길을 잃고 싶습니다.
길을 잃은 솔숲에서 경상남도 미술 대상에서 조소 부문 대상을 받은 박광우(창원) 씨의 '잃어버린 자리'가 눈에 들어옵니다. 걸음이 멈추고 근처 의자에 앉아 솔향을 더듬습니다. 가져간 캔커피로 쉬어가는 이곳이 바로 야외 카페입니다.
경남도청 송림원 내에 있는 경상남도 미술 대상에서 조소 부문 대상을 받은 박광우(창원) 씨의 '잃어버린 자리’
솔숲 주위에는 또 다른 경남미술대전 조소 부문 대상작인 ‘회귀(강동현 작)’가 있습니다. 거미 같기도 한 곤충 조형물이 사각의 틀을 빠져나온 모양새입니다. 마치 제가 솔숲에서 일상의 묵은 찌꺼기에서 빠져나왔듯.
경남도청 송림원 내 ‘회귀(강동현 작)’ 조형물
송림원은 경남도립미술관과 바로 인접해 예술 작품들을 산책하며 구경할 수 있습니다. 소나무들은 출신 지역 명찰을 하고 있습니다. 어디에서 왔는지 알 수 있는 표지석이 나무 아래에 놓여 있어 숨은그림찾기 하듯 내 고향 소나무를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경남도청 송림원은 출신 지역 명찰을 하고 있다.
소나무는 문득 나에게 말을 건넵니다. 소나무는 지난해도 고생 많았다며 바람에도 흔들리지 말고 찬비에도 젖지 말고 새해 새날에도 변함없이 응원한다고 푸른 빛으로, 맑은 솔향으로 용기를 건네줍니다.
경남도청 송림원 소나무는 푸른 빛으로, 맑은 솔향으로 용기를 건네준다.
소나무 숲을 걸으면 나무 사이로 반짝이며 들어오는 햇살이 포근하게 감싸 줍니다. 따뜻하게 힘차게 올해도 시작할 힘을 얻습니다.
경남도청 송림원 소나무 숲을 걸으면 나무 사이로 반짝이며 들어오는 햇살이 포근하게 감싸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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