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이야기

시간마저 머무는 비밀정원 사천 서택사랑테마공원

에나이야기꾼 해찬솔 2018. 11. 10.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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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랑이는 바람 한 점이 나들이를 부추기는 요즘이다. 더구나 사랑이 알알이 맺힌 아름다운 호수 같은 공원이면 더욱 설레게 한다. 강태공들에게는 월척 붕어 잘 잡히는 곳으로 알려진 사천 용현면 서택저수지가 이름도 아름다운 서택사랑테마공원으로 몇 년 전 변신했다.

 


사천 용현면 서택사랑테마공원

 

오래된 친구처럼 편안하면서도 나들이의 설렘을 안겨주는 나만의 비밀정원, 서택사랑테마공원으로 산책 나섰다.

 


나만의 비밀정원 같은 사천 서택세랑테마공원

 

선진리성으로 가기 전에 왼쪽으로 빠지면 사랑공원 만남의 광장이 나오고 아래쪽으로 좀 더 내려가면 본격적으로 저수지 산책길이 반긴다. 산과 저수지, 논이 어우러지는 풍광에 잠시 넋을 잃고 둘러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햇살이 드리워진 길을 걸었다. 메타세쿼이아 나무들이 양산처럼 햇살을 가려준다.

 


산과 저수지 논이 어우러지는 풍광이 넋을 잃게 한다.

 

진녹색의 연잎들이 지난여름의 무더위에도 굴하지 않고 꽃을 피운 내력을 바람결에 살짝 살짝 들려준다. 바람이 얼굴을 시원하게 어루만져 지나자 물결도 덩달아 잔잔하게 일렁인다. 나무테크가 저수지 가까이 다가오라 손짓한다. 저만치에서 왜가리 한 마리 나무테크 난간에 긴 다리로 이런 나를 구경한다.

 


사천 서택사랑테마공원은 나무테크 등으로 산책로가 잘 꾸며져 걷기 좋다.

 

저수지를 가로지르는 뜬 다리를 건넜다. 내 몸무게보다 훨씬 작게 울렁인다. 진녹색 옷을 벗어 던지고 갈색으로 갈아입은 연잎 사이로 바람이 다시금 지난다. 저수지라 하기에는 넓고 잔잔하다. 어디를 둘러봐도 평화롭다. 왜가리 나와 일정한 거리를 두며 저만치에서 뚜벅뚜벅 걷는다.

 


사천 서택사랑테마공원을 평화롭게 날아오르는 왜가리를 바라보면 덩달아 내 맘도 평화가 깃든다.

 

따악~” 가져간 캔커피를 뚜껑을 따는 소리에 그만 왜가리가 놀랐다. 미안하면서도 한편으로는 힘차게 하늘로 날아오르는 녀석의 날갯짓을 구경했다. 덩달아 내 마음도 하늘을 날았다. 왜가리는 발레리나처럼 우아하다. 살포시 저쪽 사람 없는 곳에 내려앉는다.

햇빛을 품은 저수지는 은빛으로 반짝반짝 장단을 맞춘다.

 


사천 서택사랑테마공원을 가로지르는 부교

 

저수지를 가로질러 팔각정에 앉아 캔커피를 넉넉하게 마셨다. 달곰하다. 달달한 라떼처럼 주위 논들이 황금빛으로 일렁인다. 그 옆으로 메타세쿼이아 나무들이 하늘 향해 보초를 선 듯 줄지어 섰다.

 


사천 서택사랑테마공원 메타세쿼이아 나무들이 하늘 향해 보초 선 듯 줄지어 섰다.

 

바람에 고개를 살짝 돌리자 억새들이 나와 마주쳤다. 곱다. 옅은 보랏빛이 일상에 찌든 나를 촉촉하게 달래준다. 억새 따라 바다로 눈이 향하자 사천대교가 알은체한다. 캔커피를 마시며 주위 풍광에 녹아들 무렵 어디서 날아왔는지 왜가리 한 마리가 물을 스치듯 인사를 건네고 지난다.

 


사천 서택사랑테마공원 주위 보랏빛 억새

 

싱그러운 바람이 가볍게 등 떠미는 대로 걸었다. 산책로 나무 난간에 빨간 잠자리 한 마리 앉아 해바라기 중이다. 녀석의 휴식에 방해되지 않으려 까치발로 돌아서 지났다. 흙과 같은 색으로 변한 사마귀를 하마터면 밟을 뻔했다.

 


사천 서택사랑테마공원에서 만난 나처럼 휴식 중인 잠자리

 

안도의 한숨을 내 쉬자 저수지 너머의 넉넉한 풍광이 슬며시 다가온다. 시간이 머물고 우리는 가을에 물드는 여유로운 공원이다. 숨 멎을 듯 평화로운 풍경은 모든 것이 멈추고 시간마저 머물다 간다.

 


 사천 서택사랑테마공원에는 곳곳에 팔각정을 비롯한 벤치 등이 있어 쉬어가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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