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이야기

그저 떠나고 싶다면 사천 실안해안길이 딱이다

에나이야기꾼 해찬솔 2018. 9. 11.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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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절정을 내달리자 그저 떠나고 싶었다. 떠나는 데 이유는 필요 없다. 불볕더위에 지친 몸과 마음을 푸르게 충전하고 싶었다. 사천에서 국도 3호선을 따라가는 길은 어깨를 짓누르는 일상의 무게를 덜어내는 길이다.

 


삼천포항으로 가는 4차선으로 잘 닦인 직선 길은 지름길이라 좋다. 돌아가는 길은 서둘지 않아 더욱 좋다.

 

4차선으로 잘 닦인 직선 길은 지름길이라 좋다. 돌아가는 길은 서둘지 않아 더욱 좋다. 사천시 삼천포항으로 가는 곧게 뻗은 길을 벗어나 모충공원 쪽으로 들어갔다. 바다가 가깝다.

 


바다와 가까운 사천 실안해안길은 가로수들이 초록터널이 먼저 반긴다.

 

서둘지 않고 돌아가는 길은 가로수들이 초록빛으로 먼저 반긴다. 중국 진시황제의 능에서 나온 듯한 병마용갱들이 길가에서 걸음을 세운다. 길 건너 포도밭에는 포도가 영글어 간다.

 


사천 해안실안길에는 선상카페를 비롯해 여기저기 쉬어가라 유혹하는 카페가 많다.

 

선상 카페는 시원하고 달곰한 커피 한 잔으로 유혹한다. 너머로 사천만과 더불어 사천대교가 싱그럽게 보인다. 실안해안길은 바다와 동무하기 좋아 여기저기 쉬어가라 유혹하는 카페가 많다.

 


사천 삼천포 마리나 요트장

 

좀 더 돌아가면 삼천포 마리나 요트장이 나온다. 바람을 가르며 바다로 나갈 때를 기다리며 배를 드리운 채 누워 있는 요트와 작별하고 진녹색 물이 뚝뚝 떨어지는 초록 터널을 지났다.

 


사천 실안해안길에 있는 산분령소공원

 

산허리를 돌고 도는 길 사방으로 푸른 바다가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영복마을을 지나자 산분령 소공원이 나온다. 공원 한쪽에는 꼬신 내 나는 전어 손질하는 아낙들의 손놀림이 바쁘다. 오늘 저녁에는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올 전어라도 구울 모양이다.

 


사천 실안노을길 산분령공원에서 바라본 바다 풍경은 고깃배도 여유롭다.

 

공원 너머 마도와 저도 사이로 지나다니는 고깃배 풍경이 한가롭다. 실안노을길을 따라 바닷가로 가는 길은 차 속도를 더욱 높일 수 없다. 두 눈 가득 주위 풍광을 담느라 바쁘다.

 


사천 실안노을길은 차 속도를 높일 수 없다. 두 눈 가득 주위 풍광을 담느라 바쁘다.

 

바다가 보이는 영화관이 나오자 더욱 바다는 그립게 다가온다. 근처에 차를 세우고 해안가를 거닐었다. 짭조름한 바다 내음이 밀려온다.

 


사천 실안마을 앞에 있는 죽방렴

 

실안마을 앞바다는 자 모양으로 참나무 말뚝을 박고 대나무로 엮은 죽방렴이 여기저기 보인다. 남해군 지족마을과 더불어 죽방렴으로 유명하다.

 


사천 실안해안 갯벌에 갈매기들이 여유롭게 햇살에 샤워중이다.

 

갯벌 위로 갈매기들이 하얗게 앉았다. 지나가는 배를 구경하는지 햇살에 샤워하는지 갈매기들은 묵언 수행 중인 스님처럼 조용하다.

 


사천 실안해안길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 중 하나로 뽑힌 창선-삼천포대교가 너머로 빛난다. 그 옆으로 쉼 없이 사천케이블카가 사람을 실어나른다.

 

잠시 멈추니 또 다른 길이 보였다. 실안해안길은 내게 또 다른 길의 정겨운 풍경을 선물한다.

 


 사천 실안해안길은 해가 넘어갈 무렵이면 울음이 타는 가을 강으로 변한다.

 

해가 넘어갈 무렵이면 이곳은 울음이 타는 가을 강으로 변한다. ‘~ 제삿날 큰집에 모이는 불빛도 불빛이지만/해질녘 울음이 타는 가을 강을 보겄네.//~’라고 노래한 이 지역 출신 박재삼 시인의 <울음이 타는 가을 강>이 비로소 본 모습을 드러낸다.

 

그저 떠나고 싶을 때는 실안해안길이 좋다. 그럼에도 울음이 타는 가을 강을 보러 다음에는 노을 무렵에 다시오리라.

 


사천 실안해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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