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속 진주

LH토지주택박물관 특별전-한 번쯤은 사랑해본 사람이라면 꼭 봐야 할 사랑이야기

에나이야기꾼 해찬솔 2018. 7. 11. 07:00
728x90



 

누구나 한 번 쯤은 사랑에 울고 누구나 한 번쯤은 사랑에 웃고 그것이 바로 사랑 사랑 사랑이야~”



경남 진주시 충무공동에 있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본사 사옥 앞에는 있는 피어나는 신(). (), ()’라는 조형물.

 

김현식이 부른 사랑 사랑 사랑을 절로 흥얼거리게 하는 사랑 이야기가 있다. 진주 혁신도시 내 LH토지주택박물관이 개관 20년을 맞아 연 특별전시 옛 문서에 담긴 사랑이야기가 바로 주인공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본사 사옥 옆에 있는 토지주택박물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본사에 들어서면 사옥 바로 앞 화단에는 청동과 파이프로 표현한 세 그루 나무 형상의 피어나는 신(). (), ()’라는 조형물이 눈길을 끈다. 바로 왼쪽에 더 넓은 세상으로 나가는 형상의 홍보관- 토지주택박물관이 나온다.

 

1LH 홍보전시실을 지나 계단을 타고 올라가면 중간에 진주성도가 나온다. 조선 후기의 진주 모습을 보여주는 까닭에 지날 때면 걸음을 멈추고 지도를 들여다보며 오늘날 진주시가지와 비교한다.

 


토지주택박물관 1층에서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 있는 조선 후기 진주성도

 

특별전이 열리는 전시실로 바로 향하려다 걸음은 1전시실 삶의 공간부터 차근차근 둘러보기로 했다. 황해남도 안악군에 위치한 고구려 고분 벽화에 나오는 건물 등을 비롯해 주거문화의 역사적 흐름을 드러내는 다섯 채의 집이 재현되어 있다.

 


토지주택박물관에는 황해남도 안악군에 위치한 고구려 고분 벽화에 나오는 건물 등을 비롯해 주거문화의 역사적 흐름을 드러내는 다섯 채의 집이 재현되어 있다.

 

잠시 함양에 있는 일두 정여창 선생의 고택을 예를 든 사대부 가옥에 대청마루에 앉아 지난봄의 흔적 매화를 바라보았다.

 


토지주택박물관 내 재현한 일두 정여창 고택

 

마치 일제 강점기로 돌아간 듯 인력거를 비롯해 문화주택을 재현한 공간에 들어서면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연어가 된다. 우리나라 최초의 단지형 아파트인 마포아파트에 들어서면 사람은 터전을 만들고 터전은 삶을 만듭니다라는 문구가 예사로 보이지 않는다.

 


토지주택박물관 내 재현한 우리나라 최초의 단지형 아파트인 마포아파트거실 내부.

 

1전시실을 나오면 풍요로운 터전을 가꾸기 위한 기술의 변천이 2전시실에 펼쳐진다. 각종 건축 양식을 알려준다. 나무 이음과 맞춤을 체험하는 옆에는 공포(栱包)가 재현되어 목재를 이용한 가구식 목재 연결방법을 자세히 들여다보는 등 주거 공간의 재료를 어떻게 활용하는지 살펴보는 기회다.

 


토지주택박물관 내에 전시중인 건축재료의 혁명이 된 시멘트

 

건축재료의 혁명이 된 시멘트앞에 서면 건강을 생각해 천연재료를 선호하는 요즘의 흐름이 상반되게 겹쳐 보인다. 변소의 발달을 끝으로 2전시실을 나오면 사량이야기가 흘러나오는 특별전시실이 반긴다.

 


토지주택박물관 특별전시 중인 옛문서에 담긴 사랑이야기

 

전시된 고문서 대부분은 한문이나 한글 고어로 작성되었다. 전시물은 단순히 번역하고 전시하는 수준이 아니라 삽화를 곁들여 스토리텔링으로 재현해 고문서가 살아 숨 쉬는 듯 우리에게 지난 이야기를 들려준다.

 


토지주택박물관 특별전시 옛문서에 담긴 사랑이야기법순과 푼수의 수표

 

19107, 경북 청도에 사는 김법순이 사랑하는 여인 김푼수를 데리고 가기 위해 300냥을 지불하고 쓴 각서가 나온다. 당시 여자 노비의 가격이 50냥이었는데 법순의 사랑을 악용한 주인집에서 억지를 부려 300냥을 받은 것이다. 각서에는 법순과 푼수가 자신들의 손바닥을 그려 서명(手標)을 대신했다. 살포시 전시물 앞에 손을 포개고 싶어졌다. 두 사람의 아름다운 첫사랑이 내게 전해지는 기분이다.

 


토지주택박물관 특별전시 옛문서에 담긴 사랑이야기혼인비용 먹튀 사건

 

조선 후기 김인여가 제 아들을 결혼시키는 과정에서 쌀과 보리 각 한 섬과 엽전 열냥을 혼인비용으로 신부 측에 제공했는데 신부 측이 야반도주를 했다. 이른바 신부측의 혼인비용 먹튀 사건은 쓴웃음을 짓게 한다.

 


토지주택박물관 특별전시 옛문서에 담긴 사랑이야기17세기 중반, 곽주라는 사람이 아내 하씨 부인에게 보낸 딸을 낳아도 나는 괜찮네~”같이 살기 싫으면 나가 삽시다라는 한글 편지 두 통이 눈에 들어온다.

 

17세기 중반, 곽주라는 사람이 아내 하씨 부인에게 보낸 한글 편지 두 통이 눈에 들어온다. 재혼한 곽주에게는 전처인 광주 이씨 사이에서 난 아들이 있었다. 재혼한 하씨 부인과 갈등이 생기자 전처소생 아들보다 아내 편을 들며 같이 살기 싫으면 따로 나가 삽시다라고 글을 쓴다. “딸을 낳아도 나는 괜찮네~”라는 곽주가 아내 하씨 부인에게 보낸 한글편지는 시대의 사회적 통념을 뛰어넘을 정도로 아내를 사랑했던 한 남자의 아름다운 심성을 우리에게 전해준다.

 


토지주택박물관 특별전시 옛문서에 담긴 사랑이야기1807년 전남 강진에 유배 중이던 다산 정약용이 아내의 치마를 잘라서 책을 만들어(하피첩) 남편과 아버지로서 애잔한 소회를 적었다.

 

1807년 전남 강진에 유배 중이던 다산 정약용에게 고향의 아내가 보낸 비단 치마가 도착한다. 아내가 혼인 때 입고 온 다홍치마는 30년 세월 동안 빛이 바랬다. 정약용은 아내의 치마를 잘라서 책을 만들어(하피첩) 남편과 아버지로서 애잔한 소회를 적었다.

 

병든 아내, 오래되어 헤진 제 치마를 부쳤는데/ 애잔한 그 마음 천리길 함께 이 곳에 왔네// 긴 세월 흘러, 붉었던 그 빛깔 색이 바래니/ 쇠잔하게 저무는 시간 슬픔 또한 짙어만 가네// 아내 옛 치마 잘 잘라붙여 작은 책자 만들어/ 자식들 깨우치는 글귀 적어본다// 아비 어미의 속마음 찬찬히 헤아리며/ 오랜 시간 가슴 깊이 간직하며 살아가길//”

 


토지주택박물관 특별전시 옛문서에 담긴 사랑이야기중 노모를 봉양하기 위해 자신을 종으로 판 매매계약서

 

노모를 봉양하기 위해 자신을 종으로 판 매매계약서 앞에서는 효도의 의미를 되새긴다.

 

건륭 7년 임술년 1229(1742) 임가산댁 사내종 세충에게 주는 계약서~엽전 10냥을 수대로 정확히 받고 영구히 스스로를 팔아 넘기오니, 나중에라도 만약 제 주인이 되신 분을 배반하는 악행을 저지르거나 여타 다른 잡담을 한다면, 이 문서를 가지고 관청에 신고하여 바름을 가릴 일입니다.”

 


토지주택박물관 특별전시 옛문서에 담긴 사랑이야기전시 중 단연 눈길을 끄는 것은 1998년 경북 안동 정상동에서 발굴된 400여 년 전 원이 엄마의 사랑편지이다.

 

전시 중 단연 눈길을 끄는 것은 1998년 경북 안동 정상동에서 발굴된 400여 년 전 원이 엄마의 사랑편지이다. 고성 이씨 문중묘를 이장하는 과정에서 이응태의 미이라와 함께 부장유물이 나왔는데 이응태의 머리맡에는 한글편지와 아내가 머리카락을 섞어서 삼은 미투리가 있었다.

 


토지주택박물관 특별전시 옛문서에 담긴 사랑이야기중 일찍 사별한 남편을 그리며 쓴 원이 엄마의 사랑편지.

 

원이 아버님께

당신이 늘 나에게 말하기를 둘이 머리가 새도록 살다가 함께 죽자고 하셨지요. 그런데 어찌 나를 두고 먼저 가셨나요? 나와 자식은 어떻게 살라고 당신 먼저 가셨나요? 당신이 나에게 향한 마음은 어떻게 하고 또 나는 당신에게 어떻게 마음을 가져왔나요?

~함께 누우면 언제나 나는 당신에게 말하곤 했지요. “여보, 다른 사람들도 우리처럼 서로 어여삐 여기고 사랑할까요? 남들도 정말 우리와 같을까요?” 어찌 그런 일들을 생각하지도 않고 나를 버리고 먼저 가시는 건가요?

~이 편지 자세히 보시고 내 꿈에 와서 당신 모습 자세히 보여주시고 또 말해 주세요. 나는 꿈에서 당신을 볼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몰래 와서 보여주세요. 하고 싶은 말 끝이 없지만 이만 적습니다. 병술년 유월 초하룻날 집에서(아내가)"

 


토지주택박물관 특별전시 옛문서에 담긴 사랑이야기중 일찍 사별한 남편을 그리며 아내가 머리카락을 섞어서 삼은 미투리.

 

일찍 사별한 남편을 그리워하며 작성한 한 장의 한글 편지와 원이 엄마 자신의 머리칼을 잘라 만들어 남편의 관에 함께 넣어준 미투리(삼실로 짠 신)는 괜시레 눈시울을 붉게 한다.

 

사진17.

토지주택박물관 특별전시 옛문서에 담긴 사랑이야기전시 중 단연 눈길을 끄는 것은 1998년 경북 안동 정상동에서 발굴된 400여 년 러브스토리다.

 

400년 전 러브스토리가 쓰나미처럼 몰려온다. 삶이 곧 사랑이라는 것을 느끼게 하는 이번 전시는 지난해 1213일부터 시작해 올해 1231일까지 열린다.

 

안내

- 개관시간 월~10:00 ~ 17:00

- 휴관일 : 매주 일요일, 공휴일, 101(창사기념일), 51(근로자의 날)

- 관람료 : 무료 (20인 이상 단체관람은 사전 예약)

- 문의 전화 : 055)922-5432~3 팩스 : 055)922-5439 이메일 : lhmuseum@lh.or.kr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