짭조름한 내음이 은빛으로 일렁이는 남해 죽방렴

물빛이 하늘빛을 닮아가는 계절입니다. 여름이 열리는 요즘입니다. 탐스럽게 익어가는 열매를 바라보는 기쁨을 누리듯 행복을 누려보려고 떠났습니다. 창선-삼천포대교를 건너 보물섬 남해로 가는 길은 쉽게 가지 못합니다.

해안 도로 모퉁이를 돌아설 때마다 마주하는 아담한 해변은 감동의 파노라마입니다. 차에서 내려 풍경 한번 보고 캔커피 한 모금 마시며 시간 사치를 누립니다.

창선에 이르면 색다른 풍광들이 먼저 반깁니다. 바다에 ‘V’자형으로 대나무들이 촘촘히 박혀 있는 죽방렴(竹防簾)이 색다른 풍경을 선사합니다. 죽방렴은 물살이 드나드는 좁은 바다 물목에 그물처럼 대나무 발을 세워 물고기를 잡는 전통 어로도구라고 합니다.

물고기들이 물살 따라 V자 끝에 설치된 불룩한 임통(불통)으로 들어오면 갇혀서 빠져나가지 못합니다. 뜰채로 건져내는데 일반 그물로 잡은 고기보다 신선도가 높아 최고 값을 받습니다. 멸치도 껍질이 온전히 보전되어 은빛으로 빛납니다.

창선교를 건너 삼동면 지족리로 가는 바다는 좁습니다. 지족해협입니다. 다리를 건너자 오른편으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해안도로를 따라 불어오는 바람을 한껏 빨아들였습니다. 짭조름한 갯내음이 싱그럽습니다.

해안도로는 자전거 라이딩 코스이기도합니다. 바람을 가르며 달리는 재미가 쏠쏠할겁니다. 자전거타기 애호가라면 “따르릉” 남해를 달리면 좋겠습니다.

지족항에서 잠시 멈췄습니다. 해안도로를 따라 죽방로를 따라 올라갑니다. 지족갯마을이 나옵니다. 마을을 돌아가면 죽방렴을 관람할 수 있는 체험 공간이 나옵니다.

▣ 남해 지족해협 죽방렴

종 목 명승 제71호

면 적 5,370,785㎡

지 정 일 2010.08.18

소 재 지 경상남도 남해군 창선면 지족해협 일원

죽방렴 안내판이 먼저 반깁니다. 구름다리를 하나하나 밟고 지납니다. 붉은 철제빔 사이로 네모난 하늘이 들어옵니다. 걸음을 옮길 때마다 사진 찍기 바빴습니다. 바라보는 푸른 바다 풍경은 그대로 한 편의 영화이고 한 폭의 그림입니다.

바다 위 걷는 짜릿함이 함께합니다. 그림 같은 풍경은 덤입니다. 푸른 바다에 바다를 호위하는 구름이 붙들려 있습니다.

시선을 낚아채는 것이 또 있습니다. 사륜오토바이를 몰고 들어온 채로 낚싯대를 드리운 강태공이 부럽습니다. 푸른 하늘이 휘익~하고 바다로 던지는 낚싯바늘에 걸립니다.

죽방렴에 관한 설명이 붙은 안내판을 따라 체험 공간을 관람합니다. 괜스레 침이 고입니다. 멸치 쌈밥이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인근 식당의 멸치 쌈밥은 죽방멸치로 신선하고 맛나기로 유명합니다.

다리 끝에는 개인이 카페를 운영하는 작고 예쁜 섬인 사유지가 나옵니다. 입장료 3000원을 내면 차와 음료는 무료라고 합니다. 마치 비자를 발급받고 외국 나들이하는 기분입니다.

탐방 길을 돌아 나옵니다. 찬란한 남해의 여름은 농익어갑니다. 파도를 벗 삼아 걷다 보면 푸른 바다에 풍덩, 푹 빠질 수밖에 없습니다. 남해의 여름이 쪽빛으로 다가옵니다.

윗글은 남해군청 블로그와 함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