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이야기

목화 한 톨이 가져다준 혁신을 배우는 시간-산청 목화시배지 기념관

에나이야기꾼 해찬솔 2018. 5. 15.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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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래는 2018년 2월 12일 다녀온 내용입니다."



 

춥다. 그래서 소중함을 다시금 느낀다. 삼우당 문익점 선생이 중국에서 목화 씨앗을 가져오지 않았다면 추운 겨울 얼어 죽는 이들로 해마다 봄이면 인구는 줄었을지 모른다.

 



 

산청군 단성면 소재지를 지나 지리산 천왕봉으로 가는 길에 있는 목화시배지 기념관. 문익점 선생이 고려말 원나라에 사신으로 갔다 돌아오면서 목화씨를 가져와 처음으로 심은 곳이다.

 



 

기념관을 들어서면 먼저 선생의 업적을 기리는 유허비가 반긴다. 유허비를 지나 전시실에 들렀다. ‘작은 목화씨 한 톨이 커가는 과정이 일목요연하게 재현되어 있다.

 



 

하얀 목화솜이 따스하다.

 



 

홀로그램 영상이 목화 이야기를 들려준다.

 



 

더 안으로 들어가면 무명베 짜기를 재현한 전시 공간이 나온다. 무명베 짜기는 수확한 목화에서 씨를 빼내는 씨 아기 작업을 시작으로 활 타기, 고치 말기, 실 뽑기(실 잣기, 물레질), 무명 날기, 무명 매기, 베 짜기로 이루어져 있다.

 



 

단성면에서 전해지는 <물레 소리>라는 노래가 힘든 노동의 시간을 잠시나마 달랬을지 모르겠다.

 



 

물레야 빼뺑뺑 네 잘 돌아라/대밭에 김도령 밤이슬 맞네/밤이실 맞는 거 둘째나 두 고/깔따구 등쌀에 내 못 살것네/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로 넘어간다




 

전시관을 나와 부민각으로 향했다. 부민각은 조선 세종대왕께서 선생을 부민후로 추봉(追封)한 것을 기리기 위해 세운 7칸 집이다. 대청마루에는 선생 영정이 걸려있다. 부민각 기둥에는 점필재 김종직 선생의 시를 찬찬히 읽었다.

 



 

우리나라 생겨난 지 몇 천 년이나 되었을까/ 백성에게 옷 입게 한 처음 목화심은 밭 이곳이라/ 사랑스럽다 문공 주머니의 목화씨 몇 알/ 귀중한 옷감 되고 재화 되어 크게 빛나 무궁하여라/ 왜적을 감복시킨 충신 효자는 과연 어떤 분이던가/ 선생은 뵙지 못하고 임께서 가져오신 목화꽃만 보네/ 조선이 나 억만년까지 모든 백성 옷감 풍부하리라

 



 

부민각 옆에는 효자비각이 있다. 선생이 청도군수로 보임하던 중 어머니 상을 당해 여막을 지키던 중 왜구에게 잡혔으나 부모의 무덤 앞에서 3년간 시묘살이하는 고려의 아름다운 풍속에 감동한 왜장은 <효자를 헤치지 마라> 는 팻말을 세우고 철수했다고 한다. 고려 우왕은 본보기로 삼고자 선생이 태어난 동네를 효자리라 명명하고 효자비까지 내렸다.

 

소중함을 곧잘 잊고 산다. 오늘은 춥기에 더욱 따뜻한 목화의 소중함도 배우고 덩달아 목화 한 톨이 가져다준 혁신을 배우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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