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5일은 퇴근하고도 집으로 곧장 가지 못했다. 직장 내에서 샤워하고 옷을 갈아입었다. 새옷은 금새 축축했다.
‘칼 찬 선비, 남명 조식 선생의 자취를 찾아서’를 제목으로 아래와 같이 자료도 프린트 출력했다.
1. 부모가 함께 용꿈을 꾸고 태어난 아이.
2. 걱정하는 어머니를 위로한 9세 소년.
3. 뜨거운 물과 끓는 물의 차이는 1도.
4. 처가살이로 학문의 깊이를 더한 중년.
5. 죽은 듯 있다가도 용처럼 나타나라.
6. 왜 창자를 가르겠다고 했을까.
7. 1000번이라도 읽어 깨쳤던 선비.
8. 임금으로서 원칙을 세우십시오!
9. 그 남편에 그 부인
10. 폭우 속 600리 길을 달려온 친구
11. 굳세고 독실한 마음으로 공부하여 날로 덕을 새롭게 한다.
12. 스승 찾아 가족 이끌고 천릿길을 내려온 제자.
13. 동북아국제전쟁 승리의 주역 -의병
14. “창문을 열어라. 아침 해가 너무나 청명하구나.”
15. 남명 정신을 만나다 -덕천서원
16. 칼 찬 선비를 기리다.
삼장면 지리산권복지관에서 열리는 <꿈꾸는 청소년 사랑방 프로그램 No.4> 이야기꾼으로 초대받았기 때문이다. 전날 쉬는 날은 저녁 내내 자료를 정리하고 파워포인트를 만들었다. 삼장면으로 가는 길에 지는 노을 사이로 노랗게 물들어가는 산천재에 잠시 들러기도 했다.
저녁 7시 30분보다 30여 분 일찍 도착했다. 사랑방에는 아무도 없었다. 잠시 뒤 중학생 한 명이 커다란 꼬깔콘을 가져와 먹는다. 이번이 4번째 시간인데 앞선 시간은 어떠했는지 물었다. “처음 시작한 모래를 이용한 그림그리기 시간을 제외하고는 재미없었어욧!” 그러면서 이야기가 재미없으면 나갈거라고 한다. 시간이 다가오기 전까지 아이는 내내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한다. 시각이 다가오자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청소년 상대로 하는 시간인 줄 알았더니 어른들이 더 많다.
개그맨 김구라 씨와 닮아 은근슬적 구라를 칠지 모른다는 말과 함께, “왜 남명 조식 선생의 발자취를 따라 길을 나섰느냐면, 2016년 12월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 받던날 ‘슬프다! 탄핵을 막지 못했다! 진주정신, 논개정신 외치며 호소했는데~’라고 페이스북에 쓴 박대출 국회의원 덕분이다.”고 말문을 열었다.
내가 아는 ‘진주정신’이 아니다. 동북아국제전쟁(임진왜란) 때 보여준 민관군이 하나 되어 일본군과 맞선 진주성 1,2차 전투와 의를 실천한 여인 논개, 동학농민항쟁보다 2년 앞서 일어난 진주농민항쟁, 우리나라 최초의 인권운동인 형평운동 그리고 남명 조식 선생의 가르침이 진주정신이다. ‘불의’가 아닌 ‘의’를 실천하는 정신이 바로 내가 생각하는 ‘진주정신’이라고 단언했다.
남명 조식 선생은 단순히 학자로만 볼 것이 아니다. 선생은 성리학자였고 교육자였으며 언론인이었다. 산림처사였으나 결코 정치와 무관한 삶을 살아오지 않으셨다. 선생이 '을묘사직소(단성사직소)'와 '무진봉사' 등에서 알 수 있다.
“~백성이 물과 같다는 말은, 예로부터 있어 왔으니, 백성은 임금을 받들기도 하지만, 백성은 나라를 엎어버리기도 한다.~”(경상대학교 남명학연구소 옮긴 <남명집> ‘민암부’ 중에서)
“~엎드려 원하옵건대, 전하께서는 반드시 마음을 바로하는 것으로써 백성을 새롭게 하는 요점으로 삼으시고, 몸을 수양하는 것으로써 사람을 쓰는 근본으로 삼으셔서, 왕도(王道)의 법을 세우십시오. 왕도의 법이 왕도의 법답지 않으면 나라가 나라답게 되지 못합니다. ~”(경상대학교 남명학연구소 옮긴 <남명집> ‘을묘사직소(단성사직소) 중에서)
1시간 30분의 이야기 시간에 앞선 중학생은 시작하자 나가고 다른 분들은 꿋꿋하게 부족한 나를 위해 귀를 열어주었다. 고맙다. 이번 시간을 위해 자료 정리하면서 남명 조식 선생의 자취를 찾아 나선 초심을 떠올리는 기회가 되었다.
아래는 이은화 샘이 페북에 올린 글이다.
삼장면새마을문고
<꿈꾸는 청소년 사랑방 프로그램 No.4>
남명 조식 선생의 자취를 따라서
강사 : 김종신 기자님
김기자님 왈, 이제부터 제가 구라 좀 치겠습니다.^^
말씀은 그렇게 하셔도
페북에 올라온 글이나 신문기사나 개인 블로그인 <해찬솔일기>에 실린 내용들을 보면 얼마나 성실하게 또 열정적으로 공부를 하시는지 알 수 있으니 진지하게 강의에 집중했다.
페북에서 '진주정신'을 이야기하며 남명 선생님을 언급할 때 어떤 의도인지 감을 잡기쉽지 않았는데
이번 강의를 통해 '진주 정신'에 대해 알게 되며
내안의 물음표들이 느낌표로 바뀌게 되었다.
아는 것은 실천하니만 못하다는 말씀에 공감하며
선생님의 가르침을 가슴에 한편에 깊이 새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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