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찬솔일기

흔적! 경상대학교에 다닌 보람을, 열정을 일깨운 하루다.

에나이야기꾼 해찬솔 2016. 5. 31.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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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물''끓는 물'의 차이는 더도 덜도 말고 딱 1도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당장 눈앞에 성과가 보이지 않아 이쯤하고 그냥 만족하고 주저앉고 싶은 유혹이 많다.

그러나 마르지 않는 열정이 있다.

나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힘, 열정.

 

흔적!

경상대학교에 다닌 보람을, 열정을 다시금 일깨웠다.

 

5월 18일부터 20일까지 경상대학교 중앙도서관 1층에서 '경상사진마을 흔적' 주제사진전과 신입회원전이 열렸다.

주제사진전의 주제는 '설렘'

주제처럼 나 역시 설렘 안고 20일 평가회와 뒤풀이에 함께했다.

 

지금도 필름카메라로 찍고 인화하는 고집스러운 후배들. 저 뭉툭하면서도 우직한 곰 발바닥 같은 녀석들이 있기에 전시회를 찾은 나를 설레게 한다. 흔적의 상징인 발바닥처럼 좋아하는 사진을 위해 무던히 한 발, 한 발 내딛길 기원한다.

 

정사각으로 뽑은 사진. 모꼬지 때 찍은 모양이다.평안해 좋았다. 정사각의 틀에 모래사장과 바다, 섬으로 이어지는 3등분의 선이 마치 일도, 휴식도 열심히 하라는 모양새다. 맑은 바닷물에 발이라도 담그고 싶었다.

 

극단적인 대비로 찍은 사진들이 여럿 보였다. 여럿의 사진을 한사람이 찍었다는 것에 만족했다. 나름의 눈으로 세상을 보았다는 뜻이겠지. 더구나 사진 촬영을 위해 재료인 꽃을 몇 만 원 주고 샀다는 후배의 말에 놀랍다.

 

이제 아이를 키우는 처지에서 한 번 더 눈길을 간다. 지나온 시간 속에서 나는 아버지와 어머니께 잘했는지, 아이들에게 잘하고 있는지 되묻는 시간이다.

 

전시된 사진 중에서 '도'라는 제목의 사진을 뒤풀이에서 좋은 사진으로 뽑아 100피트 흑백필름을 상으로 주었다. 사진은 단순하다. 피아노 치는 아이 뒤에서 양산으로 받친 어머니의 사랑이 잔잔히 전해온다. 사진의 구도와 섬세한 표현 못지 않게 이야기가 있는 사진이 더 좋았다. 내가 부모이기 때문일까.

 

학창시절 누구보다 열심히 사진을 즐긴 도재형. 졸업 후에도 변함없는 열정으로 후배들과 호흡을 맞추는 모습이 보기 좋다.

 

나도 1기라는 선배의 처지에서 몇가지 당부를 했다.

 

1. 사진이 너무 급하다. 우리 때나 지금이나 너무 급하게 찍고 전시한 느낌이다.

2. 흔적 주제사진전처럼 나만의 주제를 정해라. 내 주제는 뭐였지. 카메라는 늘 자연풍경보다는 사람을 향한다.

3. 내 멘토를 정해 전시회도 관람하고 책도 보며 공부하라. 직접 만난 적은 없지만 이젠 고인이 된 최민식 선생이 사진의 멘토다.

 

너무 긴장한 자세로 들으려는 후배들에게 과연 나는 제대로 소통하려고 노력했는지 모르겠다.

 

재형이가 사진 하나하나를 평가했다.

 

초점과 구도라는 형식을 벗어던지고 더불어 사진을 즐겼으면 좋겠다.

 

드디어 뒤풀이. "원하는 만큼~원썃~!"

정말 원하는 만큼, 자신의 주량만큼 마셨으며 좋겠다.

 

1시간 정도 함께하다 이른바 선배(?) 4명은 빠져나와 따로 뒤풀이를 했다. 집에 들어가 아이 봐야 한다는 동권을 꼬드겼다.

"우리 언제 또 보것노~~~"

 

오래간만에 만난 흔적인. 빽다방에서 해장 커피 하며 자정까지 즐겼다. 덕분에 흔적과 함께했던 딱 1도의 열정을 얻었다. 이제 다시 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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