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찬솔일기

여행스케치에 실린 독자여행기 가족과 함께 즐긴 하동 꽃 양귀비 축제

에나이야기꾼 해찬솔 2016. 6. 17.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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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전문 잡지 <여행스케치> 20167월호 독자여행기에 지난 515일 경남 하동 꽃 양귀비 축제 현장에 다녀온 글이 실렸다.

 

끝없이 펼쳐지는 붉은 양귀비 꽃의 향연

가족과 함께 즐긴 하동 꽃 양귀비 축제

 

515일은 아내의 생일이다. 내 눈에는 경국지색인 아내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여행을 E떠나기로 했다. 나라의 운명을 좌지우지할 정도의 미인을 뜻하는 경국지색 중에서도 특히 서시, 왕소군, 초선과 함께 중국의 4대 미인 중 한 사람이 양귀비다. 본명이 양옥환인 양귀비는 원래 당 현종의 18번째 아들 수왕 이모의 비였다. 그러나 현종의 눈에 띄어 귀비가 되었는데, 정작 안녹산이 일으킨 안사의 난때 도망가면서 양귀비를 환관 고력사에게 내주고 죽도록 내버려두었단다.

 

그러나 최고의 미인인 양귀비에 비길 만큼 아름다워 양귀비라는 이름이 붙은 꽃은 내내 그 아름다움으로 사랑을 받고 있다. 5월이면 흐드러지게 붉은 꽃들이 하동 북천면 직전마을에 물결을 이룬다. 5만평(17)의 너른 들판에 하동 꽃 양귀비 축제가 한창이다. 아내와 아이들은 예상보다 훨씬 더 큰 규모와 화려함에 정작 도착해서는 수만 평의 붉은 양귀비 꽃밭에 마음이 홀리기라도 한 듯 말을 잊지 못하는 눈치였다.

 

북천초등학교 앞에 이르기 전 둑방길에서부터 진홍빛의 양귀비꽃들이 우리를 반갑게 맞는다. 양귀비 축제가 열린 하동에서는 가을에는 코스모스 축제도 열린다. 이른바 축제의 이모작인 셈이다. 수수한 코스모스와 화려한 양귀비라. 서로 다른 아름다움을 동시에 품고 있는 하동이다.

 

걷는 동안 눈이 호강이었다. 사랑스러움은 물론 고혹적으로 보이는 양귀비의 매력에 특히 아내는 마음을 빼앗긴 표정이었다. 그런 아내를 보고 있자니 연애 시절이 생각나 입가에 미소가 끊이지 않았다. 양귀비 축제 한 편에는 민속놀이 체험장도 마련되어 있었다. 내내 걷기만 한 것이 지루했는지 아이는 제가 먼저 체험장으로 달려가 줄달리기 하는 곳에 일찌감치 서 있었다. 잡는 시늉만 했더니 제대로 힘을 써보라며 나를 채근하는 아이의 힘이 제법 세다. 어느 새 이렇게 훌쩍 컸는지, 줄을 당기는 내내 놀랍고 흐뭇했다.

 

연못을 둘러싼 풍경도 좋다. 걷는 즐거움이 함께하는 기쁜 산책길이다. 이 아름다운 풍광에 카메라 셔터를 연신 누르게 된다. 양귀비의 붉은 물결 속에서 벌써 가을 메밀꽃·코스모스 축제가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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