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읽지도 않고 빌린 책 5권을 엊그제 반납했다.
나는 필요한 부분만 쏙 챙겨 읽는다.
<공자는 가난하지 않았다>를 읽으면서 공자와 맹자 두 편의 글만 읽었다. 공자는 위나라의 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대가로 90톤의 좁쌀을 연봉으로 받았는데, 이것은 280명이 1년 동안 먹을 수 있는 양이자 한 사람이 280년간 먹을 수 있는 양이라고 한다.
‘돈이 많았던 까닭에 맹자가 하고 싶은 일만 하고, 하고 싶은 말만 할 수 있었던 것’ 기본 토대가 아닐까 고민했다. 물론 공자도 떠오르는 이미지처럼 가난하지 않았음을 책에서는 이야기한다. 인격의 독립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경제적 독립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독사, 역사 인문학을 위한 시선 훈련>은 우리 역사에 관한 오류를 잡는 기회였다. 율곡 이이가 임진왜란(동북아 국제전쟁) 발발하기 전에 건의했다는 '십만양병설'은 조작이란다. 율곡 당대의 사료인 '율곡전서'나 '서애집'에는 나오지 않다가 후대인 이정구의 율곡시장', 송시열의 '율곡연보' 등에서 소개하고 있다. 더구나 집권 노론의 영수인 송시열은 ‘율곡연보’에서 ‘콕’ 집어 율곡 선생이 어느 날 양병설을 건의했는지까지 소개하고 있다. 임진왜란 극복의 주역인 유성룡을 깎아내리기 위해 율곡 선생을 띄운 것이란다.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는 인식 속에 다시금 우리 역사를 돌아보는 시간이었다.
<나무사전>을 읽을 때는 최근 산 <한국식물생태보감>과 비교해가면서 나무 이름 속에 깃든 이름의 유래와 역사를 다시금 살폈다.
반납한 책을 다시 빌려 읽을 기회가 있을지 장담하지는 못한다. 그렇지만 시간이 지나도 책 제목에서 드라마처럼 주요 장면이 떠오를 것이다.
새로 5권을 빌렸다.
이 중에서도 <교과서가 말하지 않은 임진왜란 이야기>는 정독 중이다. 도서관에서도 짬짬이 읽었던 책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빌려서 처음부터 차근차근 읽는다. ‘진주성’ 1,2차 전투에 관한 불편했던 진실을 저자를 새로운 시선으로 내게 들려주기 때문이다.
이외의 책들은 잡지처럼 읽을 것이다. 정독은 잘 하지 않는다. 잡지처럼 필요한 부분만 읽는 내 독서법이다.
지금은 겨울. 추워서 밖에서 활동하기보다는 안에 머물기 좋은 때다. 책에 빠져들기 딱 좋은 나이는 없지만 읽기는 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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