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 년 전 고등학생 때는 교련복을 입고 단체로 시내버스를 타고 학교소풍을 가기도 했다. 지금은 대중교통도 편하다. 진주의 신도시로 금산일대가 개발되어 예전에 많았던 비닐하우스 대신 콘크리트로 지은 하우스, 아파트단지들이 가득하다. 경남 진주시 금산면사무소에서 400m 정도 떨어진 곳에 자리 한 곳이 금호저수지다.
언제 만들어졌는지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신라 때 형성된 자연 못이라고 전해지고 있다. 한 눈에 못 전체를 다 보지 못할 만큼 크다. 평균 수심 5.5m로 수심도 깊어 어종이 풍부해 낚시터로도 잘 알려져 있다. 사람들은 금호못이 워낙 깊어 명주실구리 3개가 들어갔다는 전설도 있을 정도다. 금호저수지를 진주사람들은 '금산못'이라고 더 부른다.
금호저수지는 전제면적 20만 4937㎡은 물론 둘레만 5km로 굴곡이 많아 한눈에 못의 전부를 볼 수 없다. 걸어서 40분~1시간 걸리는 큰 저수지다.
이렇게 깊고 오랜 저수지에 어찌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오는 전설 하나 없으랴. 전설에 따르면 사람이 죽어 저승에 가면 염라대왕이 “금호못을 둘러봤느냐?”고 묻는다고 한다. “안 둘러봤다”고 하면 게으른 놈이라고 벌을 내린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이름이 난 못이다.
이 금호못에서 월아산 두 봉우리가 비친 모양은 한폭의 그림과 같다. 여기에 또하나의 전설이 묻어 있다.
아주 오랜 옛날 하늘에서 착한 청룡과 나쁜 황룡이 한데 엉켜 치열한 싸움을 벌리고 있었다. 그때 우연히 그 싸움을 본 한 장사가 용들을 향해 고함을 질렀다.
“싸움하지 마라!”
고함소리에 깜짝 놀란 청룡이 장사를 내려다보는 순간, 홍룡이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청룡의 목에 비수를 찔렀다. 칼에 찔린 청룡이 땅에 떨어지면서 꼬리를 치니, 용의 꼬리를 맞은 자리는 크게 쓸려나가 그 자리에 큰 못이 생겼다.
그 못이 금호못이다. 금호못은 청룡에 의해 생긴 못이라 물이 항상 맑고 푸르다고 한다.
이름난 명소답게 수시로 들락거리는 차량들. 결국 월아묘포장 입구에서 못가 용심마을 북측 끝까지 농사용과 긴급상황을 제외하고는 차량통제를 하고 있다.
덕분에 더욱 오고가는 차량 걱정 없이 마음 놓고 산책할 수 있는 산책로가 개설되어 있어 누구나 마음껏 산책을 즐길 수 있다.
공군교육사령부 후문에 인접해서 요즘은 면회온 연인과 그 가족들의 쉼터로 더욱 각광받고 있다.
울창한 송림 사이로 운동기구 등이 설치되어 있어 지역민들의 체력증진에도 한몫을 하고 있다.
사시사철 찾는 이들을 위해 저수지 한켠에 주차장과 족구장, 매점 등이 갖춰진 작은 공원이 있다. 이곳에는 ‘날개잃은 천사’가 있다. 궁금하면 500원 대신 직접 한 번 찾아보시기 바란다.
둥근 향나무 밑에는 ‘변함없는 우정’을 기억하는 추억이 돌판에 아로새겨져 오고가는 이들에게 잠시 내 동무를 생각하게 한다.
근처 우연빌라로 가는 언덕 위에 잘 빠진 소나무 한 그루의 푸른 기상도 그만이다. 빼어난 자태에 잠시 걸음을 멈추고 바라보고 바라보니 벌써 저수지가 한 바퀴 다 돌았다. 저수지 주변에 청곡사·월아산·경남수목원 등 관광지가 많다.
윗글은 경상남도 인터넷신문 경남이야기와 함께 합니다.
http://news.gsnd.net/news2011/asp/news.asp?code=0100&key=20130218.9900111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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