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해의 공기는 늘 맑습니다. 하늘은 유난히 높고, 나무의 가지는 비워낸 몸으로 햇살을 받아냅니다. 이 계절이 되면 진주에서는 가장 먼저 발걸음이 향하는 곳이 있습니다. 진주성 임진대첩 계사순의단과 진양호공원 충혼탑입니다. 호국충절의 도시라는 진주의 새해의 첫 방향을 확인하는 자리입니다.
진주시장과 진주시의회 의장 등이 2026년 시무식에 앞서 의원들과 간부 공무원들과 함께 두 곳을 차례로 참배했습니다. 반복되는 일정처럼 보일 수 있지만, 이 장소들이 품은 의미를 따라가 보면 신년 참배는 행정의 출발점을 어디에 두는가를 분명히 보여주는 장면으로 읽힙니다.
돌계단 위에 내려앉은 새해, 임진대첩 계사순의단

진주성 안쪽으로 들어서 계단을 오르면 계사순의단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겨울 햇살이 회색 석계단 위로 길게 내려앉고, 소나무 가지 사이로 파란 하늘이 열립니다. 이곳은 임진왜란 당시 진주성 전투에서 목숨을 바친 의병과 민·관·군의 넋을 기리는 제단입니다.

이곳은 말이 없습니다. 진주가 공동체를 지키기 위해 어떤 선택을 했는지를 묵묵히 전하고 있습니다. 새해 첫날 이곳에 서는 행정의 발걸음은 오늘의 시정과 시의회 역시 시민의 생명과 안전에서 출발해야 함을 확인하는 행위로 다가옵니다.
일상의 길 위에 세워진 기억, 진양호공원 충혼탑

진양호공원 충혼탑은 전혀 다른 풍경을 품고 있습니다. 넓은 광장과 산책로 사이, 일상의 동선 위에 세워진 현충시설입니다. 바람이 지나가고, 나무들은 가지를 비워 하늘을 더 크게 열어줍니다. 하얀 탑은 겨울 햇살을 받아 더욱 또렷해지고, 탑 아래 조각상들은 각자의 자세로 시간을 견디고 있습니다.

이곳에 서면 평범한 하루가 수많은 희생 위에 놓여 있음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됩니다. 새해를 앞둔 공직자들이 이 자리에 서는 것은 성과보다 먼저 공공의 책임을 되새기는 의미를 지닙니다.

새해 참배는 이미 다녀온 장소를 다시 찾는 일정입니다. 이런 반복은 확인이며, 다짐입니다. 진주시와 진주시의회는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책임은 어디에서 시작되는가라는 질문을 해마다 다시 꺼내 놓습니다.

이 질문은 공직자에게만 해당하지 않습니다. 임진대첩계사순의단과 충혼탑은 시민 누구에게나 열려 있습니다. 새해의 출발선은 멀리 있지 않습니다. 진주성의 돌계단 위, 진양호공원의 바람 속에 이미 놓여 있습니다. 조용히 한 번 걸어보시길 권합니다. 도시가 지켜온 가치와 오늘의 삶이 어디에서 이어지는지 찾을 수 있습니다.
#진주새해참배 #진주성 #임진대첩계사순의단 #진양호공원 #충혼탑 #진주기록 #도시의기억 #공공의책임 #에나이야기꾼해찬솔 #진주역사
'진주 속 진주'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빛이 머무는 밤, 진주빛마루 (4) | 2026.01.26 |
|---|---|
| 진주 촉석루에서 바람맞고, 진양호에서 마음을 말리다 (0) | 2026.01.25 |
| 진주시장 업무추진비로 본 진주 맛집 4곳 (4) | 2026.01.21 |
| 진주 남강을 가르는 시원한 페달- 공영자전거 하모타고 (0) | 2026.01.20 |
| 진주시장 업무추진비 1년, 숫자 너머에서 만난 시장의 얼굴 (5) | 2026.01.19 |